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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에 같은 러버지그를 담아 가도 쓰임은 갈립니다.
카버에 밀어 넣는 지그와 지형 변화를 훑는 지그는
헤드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첫 번째 변수가 헤드 모양입니다.
이 변수를 기준으로 상황에 맞는 지그를 고르는 방법을 짚어 봅니다.
러버지그를 갖고 있어도 실제로 잡아 본 경험이 적다는 낚시인이 많습니다.
무엇에 쓰는 지그인지 모른 채 던지는 일이 잦기 때문입니다.
쓰임을 알고 던지면 같은 지그도 전혀 다르게 움직입니다.
이 글은 러버지그의 헤드 모양, 라인아이 각도,
무게, 소재, 색 선택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러버지그는 쉽게 말해 무게추가 달린 헤드에
고무 스커트를 감아 놓은 단순한 루어입니다.
구조가 단순해서 직접 만들어 보는 낚시인도 많습니다.
그런데 쓰는 사람은 많아도 잡아 본 사람은 적습니다.
상자 속 지그가 어떤 상황용인지 모르고 던지기 때문입니다.
다섯 곳만 보면 대략 감이 옵니다.
헤드 모양, 라인아이 각도, 무게, 스커트 소재, 색입니다.
지금 가진 지그나 사려는 지그에 이 다섯 가지를 대 보세요.
헤드 모양은 크게 풋볼형, 라운드형, 아키 헤드형으로 나뉩니다.
풋볼형은 이름 그대로 럭비공처럼 생겼습니다.
급하게 떨어지는 지형 변화나 바위, 말뚝 같은
단순한 구조물을 노릴 때 씁니다.
빽빽한 카버를 파고드는 용도가 아니어서
가드가 약하거나 아예 없는 제품이 많습니다.
가드가 단단하면 갑자기 움직인 직후의 입질을
가드가 막아서 헛챔질이 되기 때문입니다.
헤드가 구르듯 빠르게 떨어지고
툭툭 튀는 리액션이 강해서
오픈워터의 지형 변화를 훑을 때 힘을 냅니다.
아키 헤드는 끝이 뾰족한 모양입니다.
빠져나가는 성질이 좋아서
가드가 단단히 달린 제품이 많습니다.
카버에 걸리는 자리를 눌러 파고드는 용도입니다.
대신 풋볼형 같은 리액션은 덜합니다.
라운드형은 몸이 둥글어 작게 만들기 쉽고
스커트에 진동이 잘 전해집니다.
예전에는 많았지만 요즘은 수가 줄었습니다.
카버가 어지러운 자리는 아키 헤드로,
지형 변화는 풋볼형으로 갑니다.
먼저 어디를 노릴지부터 정하세요.
풋볼형은 헤드 위쪽에 라인아이가 수직으로 서 있습니다.
그래서 움직이는 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고,
한 자리에서 오래 머물게 하기 좋습니다.
아키 헤드 계열은 제조사마다 각도가 제각각입니다.
대체로 비스듬히 기울어 있어서
지그가 낚시인 쪽으로 끌려옵니다.
손 회수는 빠르지만 한 자리에 붙잡아 두는 힘은 약합니다.
카버에 던져 넣고 바로 회수하는 패턴이면 아키 헤드가 어울립니다.
이동 거리를 줄이고 지형 변화를 끈기 있게 유혹하려면
수직으로 선 라인아이가 낫습니다.
폴 동작도 달라집니다.
아키 헤드는 폴에서 슬라이드하며 떨어지고,
풋볼형은 라인아이 위치 덕에 곧게 떨어집니다.
헤드 무게는 지그에 적힌 그램 수입니다.
11g도 있고 그보다 가벼운 제품도 많습니다.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내고 싶다면 무거운 쪽입니다.
폴로 오래 보여 주거나 바닥을 끌 때,
중층을 스위밍으로 훑을 때는 가벼운 쪽이 어울립니다.
다만 너무 가볍게 가면 바닥 감각이 흐려져서
지그를 쓰는 느낌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지그보다 타클 구성부터 다시 보세요.
로드에 적힌 루어 무게 범위 안의 지그를 쓰면
액션도 주기 쉽고 어떤 상황에서도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거우면 움직임이 빠르고, 가벼우면 폴이 느립니다.
러버 소재는 파인 러버와 실리콘 러버로 나뉩니다.
예전에는 파인 러버가 주류였지만
지금은 대부분 실리콘입니다.
파인 러버는 가닥이 가늘어서
약한 물 흐름에도 스커트가 잘 퍼집니다.
물의 저항이 적어 폴이 매우 빠르고,
리액션 요소가 강한 쪽도 파인 러버입니다.
색은 단색뿐이라 섞거나 라메를 넣는 것은 어렵습니다.
물을 미는 힘은 약한 편입니다.
상자에 웜과 같이 넣어 두면 서로 닿아서
러버가 흐물흐물 뭉개지는 상성 문제도 있습니다.
실리콘 러버는 지브라 무늬나 라메처럼
다양한 컬러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을 미는 힘이 강해서 어필이 크고,
수압을 많이 받아 폴은 느립니다.
웜과 닿아도 거의 상하지 않아서
보관하기도 편합니다.
파인 러버는 빠르게 떨어집니다.
실리콘 러버는 천천히 떨어집니다.
짙은 카버나 탁도가 강한 자리에는
진한 색을 기본으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호수 안의 먹이에 맞춰 포인트 색을 바꿉니다.
가재가 많은 곳이라면 붉은 계열을 섞고,
바닥이 진흙이라면 갈색 계열이 바닥에 잘 묻어납니다.
바닥과 색이 비슷하면 배스가 쉽게 알아채지 못합니다.
빠른 속도로 승부하는 루어는 색의 영향이 작습니다.
그러나 러버지그처럼 천천히 보여 주는 루어는
색 하나가 반응을 가르기도 합니다.
처음 보는 지그의 쓰임은 제조사 설명이나 포장에서 먼저 보세요.
포장에 이런 때 쓰라고 적어 둔 제품이 많습니다.
모델명을 검색해도 대부분의 정보가 나옵니다.
같은 무게라도 슬라이드 폴이 되기 쉽게 끝을 뾰족하게 만든 헤드,
착저할 때 균형이 좋은 헤드,
카버를 잘 빠져나가는 헤드처럼 설계가 조금씩 다릅니다.
러버지그를 한두 개만 들고 간다면
먼저 자주 가는 자리가 카버 쪽인지 지형 변화 쪽인지 정하세요.
국내 저수지나 댐에서는 수초와 쓰러진 나무가 엉킨 자리,
급하게 깊어지는 연안이 대표적인 두 부류입니다.
같은 헤드라도 무게를 한 단계 바꾸면 폴 속도가 달라집니다.
소재를 바꾸면 물을 미는 힘이 달라지고,
색을 바닥에 맞춰 바꾸면 잘 묻어나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갖고 있는 지그를 이 다섯 곳에 하나씩 대 보면
어느 자리까지 소화하는 지그인지 보입니다.
상황에 비해 모자란 부분이 하나 보이면
그 한 곳만 바꿔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