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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트릴을 분해하고 나면
세척제로 씻은 부품에 바로 구리스부터 바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세척제가 남은 채로 구리스를 덮으면
새 구리스가 제 역할을 못 하고 금방 묽어집니다.
그래서 세척, 점검, 조립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
판단 기준을 부품별로 나눠 두었습니다.
오염이 몰리는 자리를 먼저 알고 들어가면
같은 시간에 훨씬 깨끗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조립 뒤 핸들이 무거워지는 일도 함께 줄어듭니다.
이 글은 베이트릴 오버홀의 세척과 점검,
구리스 도포와 재조립 순서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베이트릴 안에는 금속 기어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작은 플라스틱 기어와 고무 부품도 섞여 있습니다.
자극이 센 세척제를 쓰면
이런 부품이 상할 수 있습니다.
파츠 클리너는 플라스틱과 고무에 써도 된다고
표시된 제품으로 고르는 게 안전합니다.
세척할 부품은 피니언 기어와
거기에 붙어 있는 클러치 요크,
드라이브 기어 밑의 스토퍼 기어입니다.
드라이브 기어도 씻는데,
위에 올라간 부품은 모두 떼어 낸 상태로 씻습니다.
핸들 축 뿌리의 베어링은 판단이 갈립니다.
여기까지 손댈 정도라면 새 베어링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고,
오래 쓸 생각이라면 씻어서
구리스나 오일을 다시 넣어 주면 됩니다.
부품을 통에 담고 세척제를 뿌린 뒤
가볍게 흔들어 주면 묵은 구리스와 오일이 녹아 나옵니다.
씻고 난 세척제를 보면
거의 검은색으로 변해 있습니다.
그만큼 안쪽에 때가 끼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붓으로 부품을 하나씩 닦을 때는
세게 문지르지 않습니다.
너무 박박 문지르면 부품 표면에 흠이 날 수 있어서
표면을 쓸어 준다는 느낌이면 충분합니다.
웜 샤프트를 씻다 보면
홈에 끼어 있던 먼지와 실 보푸라기도 따라 나옵니다.
다 씻은 부품은 키친타월이나 종이 걸레로 꼼꼼히 닦아 주세요.
닦기 어렵다면 세척제가 다 날아갈 때까지
잠시 두었다가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구리스가 덮여 있을 때는 톱니 상태가 잘 안 보입니다.
세척이 끝난 지금이 마모를 확인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구리스를 바르고 나면 다시 보기 어려우니
조립 전에 꼭 한 번 들여다보세요.
특히 드라이브 기어와 피니언 기어는
맞물려 도는 부품이라 먼저 닳습니다.
톱니 꼭대기가 뾰족하게 살아 있으면 계속 써도 됩니다.
톱니 산이 없어질 만큼 닳았다면
바로 새 부품으로 바꿔 주세요.
멀쩡한 기어는 산이 또렷합니다.
닳은 기어는 산이 뭉툭합니다.
몸통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곳은
레벨 와인더가 드나드는 원통 안쪽입니다.
라인이 오가는 자리라서
먼지가 가장 잘 끼는 곳이 여기입니다.
면봉을 깊숙이 넣어 한 번 긁어내 보면
묵은 구리스에 모래와 찌꺼기가 섞여서 나옵니다.
낚시하는 동안 라인을 타고 들어온 모래가
구리스에 붙어 그대로 쌓인 겁니다.
이 덩어리를 두고 새 구리스를 바르면
레벨 와인더 움직임이 금방 다시 무거워집니다.
나머지 몸통 안쪽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눈에 띄게 더러운 곳만 면봉으로
가볍게 훔쳐 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조립은 웜 샤프트 쪽부터 시작합니다.
웜 샤프트 주변에는 와셔, E링, 핀처럼
자잘한 부품이 많아서
먼저 끝내 두면 잃어버릴 일이 줄어듭니다.
구리스 스프레이를 종이에 조금 뿌리고
면봉으로 찍어 축 전체에 바른 뒤 얇게 폅니다.
축 뿌리의 베어링에도 잊지 말고 발라 주세요.
베어링은 바르고 빠르게 돌리고,
다시 바르고 돌리면서 안쪽까지 스며들게 합니다.
축을 끼울 때는 반대편 끝이
딱 맞게 들어가는 자리를 맞추면서 밀어 넣습니다.
E링은 쉽게 말해 축 홈에 끼워
부품이 빠지지 않게 잡는 작은 고정 링입니다.
끼울 때 튀어 나가기 쉬우니
엄지로 덮은 채 뒤에서 밀어 딸깍 소리가 나게 넣습니다.
레벨 와인더 캡은 플라스틱이라
손으로 더 안 돌아갈 때까지만 조이면 충분합니다.
일자 드라이버를 쓰더라도 조금만 더 돌립니다.
너무 세게 조이면 나사산이 뭉개져 버립니다.
앞쪽 커버까지 끼웠다면
스프레이보다 된 구리스를 몸통 안쪽 전체에 아주 얇게 바릅니다.
바른다기보다 코팅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릴 속에는 어떻게든 물이 들어오는데,
이 기름막이 물을 튕겨 내는 역할을 합니다.
클러치 요크 안쪽 모서리에는 구리스를 발라
피니언 기어가 붙어 있게 만듭니다.
피니언 기어 안쪽 구멍에는 구리스를 넣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 구멍으로 오일을 바른 스풀 축이 들어오는데,
구리스가 있으면 스풀 회전이 무거워지기 때문입니다.
드라이브 기어는 먼저 제자리에 끼우고
위에 올라가는 부품까지 모두 조립한 다음
옆면 톱니에 구리스를 얇게 바릅니다.
처음엔 다들 많이 바르는데,
구리스가 많으면 핸들이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요크 옆 스프링 2개를 다시 올리고
사이드 컵을 천천히 덮습니다.
나사는 손으로 돌려 멈추는 곳까지만 먼저 모두 끼웁니다.
전부 가조임이 끝나면
돌아가며 고르게 조여 마무리합니다.
핸들 쪽은 얇은 와셔, 휜 와셔,
사각 부품, 스프링 와셔 순서로 올리고
스타 드랙을 덮습니다.
휜 와셔는 가운데가 오목해지는 방향으로 넣어 주세요.
모래가 날리는 서해 방파제나
흙먼지가 이는 저수지 연안에서 주로 썼다면
레벨 와인더 원통 안부터 확인하세요.
라인을 타고 들어온 모래가 가장 먼저 쌓이는 자리입니다.
비를 자주 맞았거나 물에 젖는 일이 많았다면
몸통 안쪽 코팅을 빠뜨리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면 됩니다.
조립을 마친 뒤에는 클러치가 끊기는지,
다시 돌아오는지, 핸들이 부드럽게 도는지 봅니다.
마지막으로 드랙이 제대로 풀려 나가는지까지 확인하면
출조 전에 걱정할 부분은 거의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