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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쓴 로드를
릴을 끼운 채 물만 뿌리고 세워 두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몇 달 지나면 릴 시트 너트가 소금으로 굳어
릴이 안 빠지고, 가이드 뿌리에는 녹이 파고듭니다.
로드 어디에 소금이 고이는지,
어디를 먼저 씻고 어디에 훅을 걸어야 하는지 기준을 세워 두었습니다.
처음 낚시를 시작하면 이런 관리 요령은
대부분 망가진 뒤에야 알게 됩니다.
릴을 바꾸려다 너트가 안 돌아 당황한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이 글은 로드에서 소금이 고이는 자리와
그 자리를 지키는 관리 순서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로드와 릴을 통틀어
바닷물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은 가이드입니다.
그다음이 라인이 지나가는 릴 주변입니다.
캐스팅할 때 라인은 릴에서 빠르게 풀려 나갑니다.
이때 라인에 묻어 있던 바닷물이
잔 물방울이 되어 릴 시트 주변으로 튑니다.
그러면 시트의 잔 홈과 안쪽,
릴 발을 고정하는 후드 안쪽에 소금물이 스며듭니다.
릴 시트는 로드에 릴을 고정하는 부위를 말하는데,
구조상 홈이 많아 소금물이 들어가기 쉽고
한 번 들어가면 잘 빠지지 않습니다.
겉만 헹궈서는 이 안쪽까지 닿지 않으니
릴을 빼고 시트 안쪽까지 물을 흘려 보세요.
차에서 로드를 내려
릴을 단 채로 드랙을 잠그고 물을 뿌린 뒤,
물기만 털고 그대로 세워 두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로 헹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릴을 끼운 채 보관하는 게 문제입니다.
릴을 빼지 않으면 릴 발 주변에 소금이 계속 쌓이고,
시트 너트 안쪽으로도 소금이 파고들어 굳어 버립니다.
그러다 어느 날 릴을 바꾸려고 돌려 보면
너트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릴 바디가 수지나 알루미늄으로 튼튼해도
겉면 코팅과 도장은 소금에 조금씩 삭습니다.
실제로 세르테이트(Certate)처럼 단단한 릴도
차에 싣고 다니며 릴을 자주 빼지 않다 보면
릴 발 도장이 벗겨져 거칠어집니다.
회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아도
중고로 내놓을 때 값이 크게 깎이는 흠이 됩니다.
같은 관리라도 베이트릴을 쓰면
시트 주변 소금은 훨씬 빨리 쌓입니다.
베이트릴은 구조상 스피닝보다
바닷물을 더 많이 끌어 올리기 때문입니다.
캐스팅할 때 튀는 물도 양이 다릅니다.
힘껏 던지면 안개 같은 물보라가
바람을 타고 눈앞을 가로질러 갈 정도로 흩날립니다.
그만큼 시트와 릴 발에 소금이 빨리 들러붙습니다.
베이트 장비로 바다에 다닌다면
출조 뒤 릴을 빼는 습관부터 먼저 들여 두세요.
로드를 이은 채 루어를 달고 걸어서 옮길 때,
훅을 가이드 발에 걸어 두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이드 발은 링을 받치고 로드에 붙어 있는 금속 다리를 말합니다.
여기에 거는 건 좋지 않습니다.
훅도 금속이고 가이드 발도 티타늄이나 스테인리스 같은 금속이라,
둘이 서로 쓸리면 흠집이 납니다.
잔 흠집은 빛을 받을 때 눈에 확 띕니다.
더 나쁜 건 릴 베일에 거는 것입니다.
베일은 흠집이 나면 곤란한 부품이라
여기만큼은 꼭 피하셔야 합니다.
가이드 발에 걸면 흠집이 남습니다.
링 안쪽에 걸면 흠집이 남지 않습니다.
라인이 지나가는 링 안쪽에 훅을 걸면
오히려 더 상하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링에 쓰는 소재는 훅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단단합니다.
링 소재로는 알코나이트(Alconite), SiC,
토르자이트(Torzite)가 흔하고,
코발트 합금 같은 특수 소재를 쓰는 로드도 있습니다.
SiC나 토르자이트 같은 세라믹 계열은
긁히는 데 대한 버티는 힘이 아주 큽니다.
알코나이트는 비교적 값이 낮은 로드에 많이 쓰이지만,
이 소재도 훅보다는 훨씬 단단합니다.
그래서 링 안쪽에 금속이 닿아도
아무리 긁어도 흠집이 생기지 않습니다.
흠이 날 수 있는 자리보다 단단한 자리에 거는 것,
이 정도 감각만 가져도 충분합니다.
티타늄 가이드가 아니라면
스테인리스 가이드는 결국 녹이 습니다.
한 번에 녹스는 게 아니라 조금씩 번져 갑니다.
잘 녹스는 곳은 링 뒤쪽 테두리,
큰 가이드라면 링 위쪽 테두리입니다.
특히 조심할 곳은 가이드 뿌리입니다.
가이드 발은 실로 감고 에폭시로 코팅해 로드에 붙이는데,
이 실을 스레드라고 부릅니다.
출조 뒤 소금을 제대로 씻어 내지 않으면
코팅 안쪽으로 녹이 들어갑니다.
가이드 발의 축은 스레드 안쪽까지 들어가 있어서,
녹이 그 축을 타고 안으로 계속 번집니다.
조금쯤 괜찮겠지 하고 두면
겉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녹이 자랍니다.
안에서 자란 녹은 부피가 커지면서
겉의 에폭시를 밀어내 갈라 놓습니다.
에폭시가 깨지면 가이드를 붙잡는 힘이 떨어집니다.
가장 나쁜 경우에는 부푼 축이 휘면서
로드 본체인 블랭크를 눌러 파고들고,
그 자리에 금이 가서 결국 부러지기도 합니다.
축 속까지 다 녹슬면 에폭시가 옆으로 쩍 갈라지고
갈색 녹이 드러납니다.
스레드에도 갈색이 번져
누가 봐도 녹슨 로드가 됩니다.
성능 좋은 고급 로드라도 가이드가 스테인리스면
생각보다 쉽게 녹이 습니다.
한 번에 몰아서 씻기보다
자주 조금씩 소금을 빼는 게
가이드 뿌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파도가 부서지는 갯바위나
바람이 센 방파제 끝에 서면
캐스팅 때 튀는 물에 바닷바람까지 더해져
릴 시트와 가이드에 소금이 훨씬 빨리 쌓입니다.
이런 자리에 자주 다닌다면
출조 뒤 릴을 빼고 시트 안쪽까지 헹구는 일을
빠뜨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요즘 장비는 튼튼해서
대충 다뤄도 5년, 10년은 대개 버팁니다.
그래도 너트가 굳어 릴이 안 빠지거나
가이드 뿌리가 갈라지는 일은
작은 관리를 미룬 데서 시작됩니다.
장비를 되팔아 새 모델로 바꿀 생각이 있다면
이 차이는 나중에 그대로 값으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