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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돼지비계, 겨울엔 버터가 녹아 나오는 문어 에기 미끼

여름엔 돼지비계, 겨울엔 버터가 녹아 나오는 문어 에기 미끼

문어 에기에 미끼를 달 때
계절과 상관없이 같은 미끼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수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돼지비계 기름이 잘 녹아 나오지 않아
미끼를 단 효과가 크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미끼는 녹는 온도와 단단함을 기준으로 골라야 합니다.

돼지고기와 생선 살은
잘 먹히는 수온도, 에기에 다는 방법도 서로 다릅니다.
여기에 에기 움직임을 해치지 않는 양까지 맞춰야
미끼를 단 만큼 조과로 돌아옵니다.

이 글은 문어 에기 미끼의 종류별 특성과
철사 고정법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문어가 기름진 미끼에
반응하는 이유


문어 에기에 돼지 삼겹살이나 꽁치 살을 감아 주면
그냥 쓸 때보다 문어가 잘 올라옵니다.
손줄로 하는 문어 텐야에서도
꽃게를 주 미끼로 쓰면서
돼지 등지방을 게 위에 얹어 감는 방법이 예전부터 통했습니다.
에기에 비계나 삼겹살을 감는 것도 같은 흐름입니다.

문어 다리 빨판은 닿은 물체가 먹이인지 가려내는
맛 센서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문어는 다리로 맛을 보는 셈입니다.
이 센서는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에 반응하는데,
돼지비계나 상어 껍질이 미끼로 먹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에 녹는 성분은 멀리까지 퍼져서
멀리서 냄새를 맡는 생물에게 쓸모가 있습니다.
반면 닿은 것을 바로 맛볼 수 있는 문어에게는
녹지 않고 그 자리에 남는 성분이 더 확실한 신호가 됩니다.

반대로 물고기의 냄새와 맛 감각은
물에 녹는 성분에 반응합니다.
그러니 물고기 미끼낚시에는
돼지비계나 상어 껍질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오징어 슷테낚시에서 입질이 약할 때
상어 껍질을 감아 효과를 보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2. 녹는 온도가 낮은 기름일수록
바닷물에 잘 풀립니다


기름이 바닷물에 잘 녹아 나올수록
문어를 불러 모으는 힘이 커집니다.
얼마나 쉽게 녹아 나오는지는
기름이 녹는 온도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소기름과 닭기름은 54도,
마가린은 45도쯤에서 녹습니다.
돼지기름은 33도, 버터는 28~38도로 훨씬 낮습니다.
생선 기름은 이보다 더 낮아서
바닷물에 가장 잘 풀려 나옵니다.
녹는 온도만 보면 소기름보다 돼지기름,
돼지기름보다 생선 기름이 문어를 부르기에 유리합니다.

수온이 높은 한여름에는 돼지기름도 잘 녹습니다.
하지만 수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녹아 나오는 양이 줄어듭니다.
버터는 기름 덩어리 그대로라서
에기끼리 스칠 때마다 조금씩 떨어져 나가며 퍼집니다.
그러니 겨울에는 버터나 생선 살이 유리하고,
버터가 금방 없어지는 여름에는
돼지 등지방이나 삼겹살, 생선 살이 맞습니다.


3. 생선 살은 단단한
가다랑어 뱃살이 다루기 편합니다


생선 살 미끼로는 꽁치나 가다랑어,
연어 뱃살을 많이 씁니다.
꽁치와 가다랑어는 붉은 살 생선이라 피가 많아서
문어를 끌어들이는 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어 뱃살은 기름이 많아 효과가 있습니다.

이 중 가다랑어 뱃살이 가장 쓰기 편합니다.
살이 단단해 오래 버티고,
깊은 곳용 미끼로 낚시점에서 구하기도 쉽습니다.
꽁치처럼 무른 살은 에기에서 잘 빠지니
바느질하듯 꿰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돼지 삼겹살은 구하기 쉽고 끈적해서
성분이 바닷물에 잘 녹아 나옵니다.
실제로 한 사람은 삼겹살,
다른 한 사람은 가다랑어 뱃살을 달고
같은 횟수로 흘려 보면 조과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손에 넣기 쉬운 쪽으로 고르셔도 됩니다.


4. 큰 미끼는 에기 한쪽에만,
버터는 등에 얇게


미끼를 감으면 에기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에기 두 개를 다는 채비라면
큰 미끼는 한쪽 에기에만 달아 주세요.
한쪽에는 등지방 같은 미끼를 달고,
다른 쪽은 미끼 없이 두는 식입니다.

버터는 에기 등 위에 얇게 굳혀 붙입니다.
그 정도만 발라도 효과가 있고,
겨울에는 떨어지지 않으며
에기 움직임도 거의 방해하지 않습니다.
다만 문어가 올라오든 안 올라오든 버터는 조금씩 줄어드니
적어졌다 싶으면 새로 발라 주세요.
에기 등을 덮을 만큼 두껍게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

문어는 먹물을 뒤집어쓰면
다리의 맛 감각이 멈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에기나 슷테에 묻은 먹물은 그때그때 씻어 내야 합니다.
깨끗한 에기는 문어가 다리로 맛을 봅니다.
먹물 묻은 에기는 그 맛보기부터 막힙니다.


5. 철사로 감으면
현장에서 바꿔 달기가 빠릅니다


미끼 고정에는 지름 0.3~0.4mm 스테인리스 철사가 편합니다.
녹이 슬지 않고 철물점이나 생활용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합사로 묶어도 되지만,
매듭을 지어야 해서 현장에서 갈아 끼우기엔 불편합니다.

고정 순서는 이렇습니다.
50~60cm 철사를 봉돌 부분에 돌려 감고
끝과 본선을 몇 번 비틀어 고정합니다.
삼겹살은 봉돌 근처에 끝을 대고 에기에 4번쯤 감습니다.
그 위로 철사를 바늘 쪽으로 4번,
다시 머리 쪽으로 4번 감고
머리 쪽 이음 부분에 몇 번 돌려 마무리합니다.
생선 살이나 비계는 에기 등에 얹고 같은 순서로 감습니다.

출조 전에 철사만 감아 두고
낚시를 시작할 때 미끼를 끼우면 손이 덜 갑니다.
철사는 다시 쓸 수 있으니
끝나면 미끼만 빼고 감아서 보관해 두세요.
미끼 고정 핀이 달린 에기라면
핀에 미끼를 꿰어 등에 얹고 핀 끝을 구멍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단단한 가다랑어 뱃살이나 웜을 달 때 특히 편합니다.
무른 생선 살은 핀만으로는 잘 빠지니 바느질하듯 한 번 더 꿰어 주세요.

철사를 쓸 때는 머리 쪽 이음 부분에서 마무리하는 편이 잘 고정되고,
합사를 쓸 때는 봉돌 부분에서 묶는 편이 낫습니다.
길쭉한 생선 살을 달 때도 삼겹살과 같은 방법으로 감으면 됩니다.


6. 잡은 문어를 튀기면
터지는 이유와 막는 법


잡은 문어를 기름에 튀기거나 버터에 볶으면
갑자기 터지면서 주방이 엉망이 되곤 합니다.
원인은 문어 껍질에 있습니다.

생선은 수분이 껍질을 지나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잡은 생선을 키친타월로 싸서 냉장고에 두면
물기가 배어 나오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문어 껍질은 수분과 김이 잘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열을 받으면 속의 수분이 부풀다가 수증기로 바뀌면서
한꺼번에 터집니다.

막는 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껍질을 벗기고 속살만 쓰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버터에 1분 볶아도,
170도 기름에 30초 튀겨도 터지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퍼백에 공기를 빼고 넣어
90~100도에서 1시간쯤 중탕하는 방법입니다.
껍질 조직이 풀려 터지지 않고 살도 부드러워집니다.

1시간이나 걸리는 건 온도를 100도 아래로 두기 때문입니다.
물이 끓어 수증기가 되지 않는 온도에서
천천히 껍질 조직만 풀어 주는 방식이라 시간이 걸립니다.
터지려면 빠르게 부푸는 힘과
그 힘을 가두는 껍질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만 없애도 튀김 요리가 한결 편해집니다.



깊은 자리와 찬 물에서는
미끼 고르는 눈이 달라집니다

서해 남부와 남해의 선상 문어는
가을까지 시즌이 이어집니다.
수심이 깊은 자리로 옮겨 오래 흘릴 때는
단단해서 오래 버티는 가다랑어 뱃살이 믿을 만합니다.
미끼를 자주 갈 수 없는 자리일수록
빨리 풀어지는 무른 살은 손해가 큽니다.

구하기 쉬운 삼겹살로 시작해도
조과가 크게 뒤지지는 않습니다.
수온이 내려가는 늦가을로 갈수록
녹는 온도가 낮은 버터와 생선 살 쪽으로 옮겨 가 보세요.
철사를 미리 감아 두면
자리를 옮길 때마다 미끼를 바꾸는 일도 어렵지 않습니다.

참문어는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가 기본 금어기입니다.
지역이나 해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출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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