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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미끼 낚시를 시작할 때
포장된 기성 채비 하나로
어느 자리든 버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목줄이 짧고 바늘이 하나뿐이면
전갱이가 제자리에서 맴돌다 금방 지칩니다.
그래서 채비는 가격보다
발 앞 지형에 맞춰 고르는 게 먼저입니다.
같은 전갱이를 꿰어도
자리마다 수심과 물살이 달라서
한 가지 채비로는 다 맞출 수 없습니다.
바로 깊어지는 자리, 얕고 물살이 빠른 자리,
바닥이 거친 자리마다 쓰는 채비가 다릅니다.
이 글은 2단 바늘 목줄 만드는 법과
지형별 채비 고르기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시중 기성 채비는 대개
처박기식 구성으로 짜여 있습니다.
세리아(Seria)의 생미끼 채비 세트도
목줄 5호, 기둥줄 6호에 외바늘 구성입니다.
맨 위 도래에 원줄을 묶고,
삼각도래 옆으로 나온 가지에 바늘이 달립니다.
맨 아래 스냅도래에는 봉돌을 겁니다.
문제는 목줄 길이입니다.
가지 목줄이 40cm, 기둥줄이 50cm라서
전갱이가 멀리 헤엄쳐 나가지 못합니다.
생미끼가 자유롭게 돌아다녀야
큰 고기 눈에 띄는데,
이 길이로는 봉돌 주변만 맴돕니다.
외바늘 채비도 아쉬운 점입니다.
바늘이 하나면 전갱이 꿰는 자리와
걸림 자리를 따로 나눌 수가 없습니다.
직접 묶는 채비는
카본 목줄 8호와 이세니 바늘 두 개면 끝납니다.
위쪽은 10호, 아래쪽은 12호를 씁니다.
10호는 검정, 12호는 금색처럼
크기별로 색을 정해 두면
현장에서 어느 바늘에 전갱이를 꿸지 헷갈리지 않습니다.
바늘 귀에 목줄을 넣을 때는
바늘 안쪽이 아니라 뒤쪽에서 통과시킵니다.
처음에는 끝을 넉넉히 빼 두는 편이 묶기 편하고,
유니 노트(Uni Knot)로
고리 안에 세 번 감아 당기면 끝입니다.
두 번째 바늘은 첫 바늘에서
4cm쯤 아래에 같은 방법으로 묶습니다.
매듭을 조인 뒤 남은 끝은
조금 길게 남겨 두세요.
실제로 큰 고기가 걸려 버티면
매듭이 한 번 더 조여지면서
끝부분이 짧게 당겨 들어가는 일이 있습니다.
목줄 길이는 한 발이 기준입니다.
한 발은 양팔을 쭉 벌린 길이를 말하는데,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1.5m 안팎입니다.
집에서 바늘까지 묶은 목줄을
채비 감개에 여러 개 감아 두면
현장에서는 원줄에 잇기만 하면 됩니다.
손이 덜 가니 피딩타임을 놓칠 일도 줄어듭니다.
처음 묶어 보면 바늘 귀에 목줄 넣는 데만
시간이 꽤 걸리니, 출조 전날 해 두는 게 편합니다.
목줄 40cm면 전갱이가 봉돌 옆에서 맴돕니다.
한 발이면 전갱이가 제 갈 길을 찾아 나갑니다.
발 앞부터 수심이 확 떨어지고
물살이 느린 방파제 끝이나 갯바위라면
원줄에 목줄만 바로 이어서 씁니다.
전갱이는 위쪽 10호 바늘에 꿰고
가볍게 던져 넣기만 하면 됩니다.
이 채비에는 공략 수심이라는 개념이 따로 없습니다.
던져 놓으면 전갱이가 알아서 헤엄쳐 나가고,
어디로 가느냐는 전갱이에게 맡깁니다.
막상 던져 보면 전갱이가 발 앞으로
되돌아오는 일이 꽤 잦습니다.
그렇다고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더 먼 곳을 돌게 하고 싶으면
다시 던져 주면 되고,
발 앞에서 헤엄칠 때도 입질은 들어옵니다.
프리 채비는 쉽게 말해
봉돌 없이 살아 있는 전갱이의 헤엄에
채비 전체를 맡기는 방식입니다.
대신 발 앞이 얕은 자리나 물살이 빠른 곳에서는
멀리 보내지도, 한 자리에 두지도 못합니다.
발 앞이 얕거나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자리에서는
프리 채비가 금방 한계에 닿습니다.
물살이 세면 전갱이가 한없이 떠내려가서
노리던 자리에 둘 수가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채비는
10~30호 봉돌을 먼저 던져 바닥에 박아 두고,
원줄을 따라 스냅으로 전갱이를 내려보내는 채비입니다.
무거운 봉돌이 버텨 주니까
조류가 빨라도 같은 자리에 계속 세워 둘 수 있습니다.
다시 던질 일이 없다 보니
전갱이도 덜 지칩니다.
생미끼가 오래 살아 있으면
그만큼 입질 받을 시간도 길어집니다.
엘리베이터 채비의 가장 큰 장점은
재투척 없이 전갱이를 오래 살려 두는 데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채비에도 약점이 있습니다.
여밭처럼 바닥이 거친 자리에서는
봉돌이 바위 틈에 걸려
낚시 자체가 안 되는 날이 생깁니다.
이럴 때는 찌 채비로 바꿔 보세요.
찌 밑 목줄 길이로 전갱이가 헤엄칠 수심을 정해 두니까,
원하는 층에만 집중해서 돌게 할 수 있습니다.
멀리 던지기도 쉽고,
조류를 타고 수십 미터씩 흘려서
넓은 범위를 훑을 수도 있습니다.
봉돌을 바닥에 두면 여밭에서 채비를 잃습니다.
찌에 매달면 바닥에 닿을 일이 없습니다.
남해·동해의 방파제와 갯바위는
한 자리 안에서도 지형이 제각각입니다.
방파제 끝은 발 앞부터 깊은데
안쪽은 얕은 경우가 흔하고,
갯바위는 물살과 여밭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출조 가방에는 한 발 목줄을 감은 감개와
10~30호 봉돌, 찌를 함께 챙겨 두세요.
자리에 서면 먼저 발 앞 수심을 재고,
물살이 세면 엘리베이터 채비,
바닥이 거칠면 찌 채비로 옮겨 가면 됩니다.
채비를 바꾸는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발 앞 지형입니다.
가을이 깊어지는 10월부터는
방어가 연안으로 붙기 시작합니다.
방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