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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치기에서는 채비가 바닥까지 내려갔다고 믿고
그대로 기다리는 일이 흔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구멍 중간에 걸려 멈춰 있어서
몇 시간을 기다려도 입질이 오지 않는 때가 많습니다.
구멍마다 깊이가 제각각이라 같은 채비도 어떤 구멍에서는 닿고 어떤 구멍에서는 멈춥니다.
구멍 깊이와 채비 무게를 기준으로 점검하면 입질이 달라집니다.
가을이 깊어 바닥 어종이 낚이기 시작하는 때라서
이 기준을 미리 잡아 두면 출발이 훨씬 편합니다.
이 글은 구멍치기 채비의 모양과 미끼, 구멍 깊이를 읽는 법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구멍치기에 쓰는 봉돌 일체형 채비는 쉽게 말해 봉돌과 바늘이 한 몸으로 붙어 있는 채비입니다.
가을이 깊어 수온이 내려가면 쥐놀래미와 우럭류 같은 바닥 어종이 낚이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가장 손쉽게 입질을 받는 채비 가운데 하나입니다.
장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채비가 단순해서 처음 해 보는 사람도 어렵지 않고, 낚이는 확률도 높습니다.
그리고 낚싯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락피쉬 로드가 가장 잘 맞습니다.
에깅 로드, 농어 로드, 광어 로드, 송어 로드, 배스 로드도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무르거나 너무 긴 로드는 다루기 불편하니 그 점만 감안하세요.
로드 길이는 6피트에서 7피트(약 1.8~2.1m) 사이가 다루기 편합니다.
길면 멀리 던지거나 물속 장애물을 탐색하기는 쉽지만
발밑이나 가까운 구멍을 노릴 때 오히려 불편합니다.
반대로 짧으면 가까운 곳은 편해도 먼 곳을 노리기 어렵습니다.
그 중간이 6~7피트입니다.
경도는 미디엄라이트에서 미디엄헤비 사이가 낫습니다.
락피쉬는 힘이 좋아 강하게 끌어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너무 무른 로드는 바닥 감도가 떨어져 구멍 깊은 곳까지 채비를 보내기 어렵습니다.
너무 센 로드는 5g 이하 가벼운 채비를 멀리 던지기 힘듭니다.
릴은 2000번에서 3000번 사이 하이기어 이상이 편합니다.
구멍에 들어간 고기를 바로 끌어올려야 하니 감는 힘이 필요합니다.
원줄은 PE에 플로로카본 리더를 잇는 구성이 감도와 쓸림 모두에 낫습니다.
구멍이나 장애물에 줄이 쓸리는 자리라면 10lb(약 4.5kg) 이상을 쓰세요.
방파제 벽처럼 쓸릴 일이 없는 자리라면 그보다 가는 줄도 괜찮습니다.
채비는 모양에 따라 성격이 다릅니다.
주판알형은 가장 기본이 되는 모양입니다.
가라앉는 속도가 조금 빠르고 바닥에 닿은 뒤 밑걸림이 적습니다.
그래서 던져서 탐색하는 낚시부터 구멍치기까지 두루 쓸 수 있습니다.
둥근형은 모양 그대로 경사에서 굴러 내려갑니다.
구멍 안쪽으로 슬금슬금 파고들어 깊은 곳을 노릴 때 힘을 냅니다.
빨리 가라앉아서 노린 곳에 툭툭 떨어집니다.
바위 틈에 끼어도 의외로 잘 빠지는 모양이라 구멍치기에 맞는 편입니다.
바늘이 두 개 달린 채비는 미끼를 많이 달 때 씁니다.
한 바늘에는 움직임이 좋은 벌레를, 다른 바늘에는 냄새가 나는 생선살을 달아 어필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입이 작은 쥐놀래미와 노래미도 걸기 쉽습니다.
반면 바늘이 둘이라 밑걸림이 잦다는 약점이 있으니 자리를 가려서 쓰세요.
미끼는 크게 벌레와 생선살 두 갈래입니다.
벌레는 청갯지렁이를 주로 씁니다. 낚시점마다 있어서 구하기 쉽습니다.
청갯지렁이는 냄새보다 꿈틀대는 움직임으로 어필하므로 팔팔한 것을 고르는 게 요령입니다.
바위갯지렁이는 값이 더 나가고 파는 곳도 적습니다.
대신 냄새 어필이 강해 밤낚시나 후각이 예민한 고기를 노릴 때 좋습니다.
벌레는 락피쉬 전반에 잘 먹히고, 쥐놀래미와 노래미, 볼락에 특히 강합니다.
생선살은 고등어나 전갱이, 꽁치 토막을 많이 씁니다.
오징어 살이나 닭고기도 먹힙니다.
냄새로 어필하는 미끼라서 쏨뱅이와 우럭류, 밤낚시에 잘 맞습니다.
탐색은 멀리 던져 물속 장애물 주변을 훑는 방식입니다.
수면에 바위 머리가 살짝 나온 자리에는 락피쉬가 붙어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 바위를 직접 노리지 말고 겨냥한 곳보다 조금 안쪽에 던지는 게 요령입니다.
바로 위에 떨어뜨리면 착수음에 놀라 도망가기도 하고, 정확하게 던지기도 어렵습니다.
조금 안쪽에 던진 뒤 로드를 움직여 채비를 목표 지점으로 끌어오면 됩니다.
던진 뒤에는 바닥에 닿을 때까지 라인을 풀어 줍니다.
라인이 멈추면 바닥에 닿은 것이니 처진 줄을 감아 팽팽하게 만드세요.
줄이 팽팽해야 입질이 손에 전해집니다.
동작은 로드를 90도쯤 들었다 내리는 리프트&폴입니다.
락피쉬는 바닥에 배를 대고 위를 올려다보는 고기라 위에서 떨어지는 먹이에 반응합니다.
높이 올렸다 떨어뜨리면 위를 보던 고기 눈에 들어옵니다.
밤에도 이 채비로 입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끼는 꽁치 토막 같은 생선살을 씁니다.
생선살은 웜과 달리 몸이 찢어질 수 있어서 있는 힘껏 던지지 않습니다.
동작은 웜을 쓸 때와 같습니다. 바닥까지 가라앉힌 뒤 크게 들어 올리는 동작을 되풀이합니다.
다른 점은 바늘 끝에 달린 게 웜이냐 미끼냐입니다.
아직 날이 밝을 때는 입질이 뜸하다가 어두워져 고기가 돌기 시작하면 낫습니다.
한 곳에서 입질이 없으면 포인트를 바꿔 보세요.
해질녘 입질이 없던 자리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 던진 첫 투에 바로 올라온 날이 있습니다.
테트라포드는 구멍이 많아서 어디에 고기가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시기와 타이밍, 자리에 따라 다 달라집니다.
처음이라면 고기가 있을 법한 구멍보다 채비를 떨어뜨리기 쉬운 큰 구멍부터 시작하세요.
고기가 붙어 있으면 운이 좋은 셈입니다.
안 풀리는 날의 이유는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바닥에 닿았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구멍 맨 아래까지 가지 못한 경우입니다.
구멍은 자리에 따라 끝까지 내려가지 않는 곳도 있어서, 그런 구멍은 포기하고 다른 구멍으로 옮깁니다.
입구가 큰 구멍을 고르면 내리기 쉽고, 둥근 채비로 경사를 따라 굴리면 더 깊이 갑니다.
다른 하나는 채비가 너무 무거운 경우입니다.
채비를 내려 바닥에 닿는 느낌이 손에 오는 범위에서 가장 가벼운 걸 쓰세요.
무거울수록 밑걸림이 늘고 고기도 위화감을 느낍니다.
자리와 수심에 따라 달라지지만 2호나 3호쯤을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방파제에 테트라포드가 깔려 있다면 입구가 큰 구멍을 먼저 찾으세요.
거기에 둥근 채비를 내려 경사를 따라 굴리면 구멍 맨 아래까지 닿기 쉽습니다.
바닥이 느껴지는 가장 가벼운 무게를 고르는 것도 같은 순서에 들어갑니다.
테트라포드가 없는 갯바위나 물속 바위가 있는 자리라면
바위 조금 안쪽에 던져 끌어오는 탐색 쪽으로 바꾸세요.
서해와 남해, 동해 어디서든 시작은 같습니다.
쥐놀래미는 벌레 미끼, 쏨뱅이와 우럭류는 생선살부터 달면 헛걸음이 줄어듭니다.
쥐놀래미는 20cm 이하, 우럭(조피볼락)은 23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합니다.
쥐놀래미는 1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가 금어기입니다.
법령상 특정 해역은 11월 15일부터 12월 14일까지가 적용되니 출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