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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안타레스 DC 부품표에서 53번을 찾아보면
베어링이 아니라 웜샤프트 부싱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플래그십이니 전부 베어링이겠거니 넘기기 쉽지만,
이 한 자리가 감는 느낌을 한 단계 붙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베어링으로 바꿀지,
바꾼다면 무엇을 넣을지 판단할 기준부터 세워 둬야 합니다.
부싱을 남긴 이유, 교체 베어링과 윤활,
분해하면서 조심할 곳까지 차례로 짚어 봅니다.
이 글은 21 안타레스 DC의
웜샤프트 부싱 교체와 베어링 윤활 판단에 집중합니다.
21 안타레스 DC(Antares DC)는
시마노(Shimano)의 플래그십 DC 릴입니다.
이 급이면 자동차 옵션처럼
쓸 만한 기능은 다 들어 있을 거라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동봉된 부품표에서 53번을 찾아
부품 이름을 맞춰 보면 웜샤프트 부싱으로 나옵니다.
풀베어링은 회전하는 축을 받치는 자리마다
부싱 없이 전부 베어링을 넣은 구성을 말합니다.
53번 한 자리가 부싱이니
이 릴은 엄밀히 말해 풀베어링이 아닙니다.
웜샤프트는 쉽게 말해 레벨 와인더를
좌우로 움직이게 하는 나사 모양의 축입니다.
이 축을 받치는 부품이 베어링이 아니면
감는 동안 매끄러움이 한 단계 덜 나옵니다.
부싱을 남긴 이유는 두 갈래로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원가입니다.
베어링 자리를 부싱으로 바꾸기만 해도
만드는 비용이 줄어듭니다.
다른 하나는 녹입니다.
21 안타레스 DC는 바닷물에서도 쓸 수 있게 바뀌었는데,
웜샤프트 주변은 물이 튀어 닿기 쉬운 자리입니다.
바닷물이 닿으면 녹이 잘 슬고,
바로 옆 베어링이 그 영향을 먼저 받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부싱을 넣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설명만으로는 앞뒤가 다 맞지 않습니다.
민물 전용인 19 안타레스도 같은 자리가 부싱입니다.
원가로 보면 이해가 됩니다.
녹으로 보면 설명이 모자랍니다.
베이트릴 베어링 추가에서
가장 많이 손대는 곳은 핸들 노브와 웜샤프트입니다.
핸들 노브에 베어링을 넣으면
감기 시작하는 첫 순간이 가벼워집니다.
그런데 한 번 감기 시작한 뒤의 매끄러움은
웜샤프트 쪽에서 훨씬 크게 갈립니다.
베어링을 한 곳만 더 넣을 수 있다면
핸들 노브보다 웜샤프트가
감는 느낌을 더 크게 바꿉니다.
첫 순간이 가벼운 것도 반갑지만,
낚시하는 내내 대부분은 감고 있는 중이라
이쪽 차이가 손에 더 오래 남습니다.
실제로 웜샤프트까지 베어링을 넣고 돌려 보면
손을 떼도 핸들이 한참 더 돕니다.
부싱 자리에 넣는 베어링은
740 사이즈 실드 타입입니다.
여기서 갈리는 건 베어링 안에 무엇을 채우느냐입니다.
오일을 넣으면 회전수가 잘 나오고 부드럽습니다.
반대로 그리스를 넣으면 회전과 부드러움은
조금 떨어지지만 오래 버팁니다.
이 릴로 바다 농어 루어까지 겸할 생각이라면
그리스를 미리 압입해 둔 베어링이 편합니다.
바닷물이 튀는 자리라서
부드러움보다 버티는 힘을 먼저 챙기는 쪽이 낫습니다.
바다까지 쓸 릴이라면 베어링 안은
오일보다 그리스로 채워 두는 편이 오래 갑니다.
분해는 드랙을 가장 느슨하게 풀어 두는 데서 시작합니다.
핸들 캡을 떼어 보면
너트가 밖으로 드러난 오픈형입니다.
16년형은 움푹 들어간 자리에 너트가 숨어 있어서
박스 렌치 같은 공구로만 풀렸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풀립니다.
스풀을 빼려면 먼저 DC 유닛을 떼야 합니다.
예전처럼 나사 3개가 아니라
2개로 고정돼 있어서 손이 덜 갑니다.
이어서 안쪽 작은 나사 4개를 풀면
기어 쪽 사이드컵이 열립니다.
막상 열어 보면 부품 구성은
16년형과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드라이브 기어와 그 위 부품들, 카본 와셔,
스토퍼 기어, 피니언 기어 순서로 위에서부터 걷어 냅니다.
다만 세세한 곳이 조금씩 바뀌어 있어서,
뺀 순서대로 늘어놓아 두지 않으면
조립할 때 헷갈리기 쉽습니다.
기어류를 걷어 내면 E링이 보입니다.
이 E링을 빼고 위에 얹힌 플라스틱 기어를 들어내면
그 밑에 하얀 웜샤프트 부싱이 들어 있습니다.
막상 E링을 빼 보면
작업 전체에서 이 순간이 가장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원래대로라면 앞쪽 웜샤프트 유닛까지
분해해야 부싱이 빠집니다.
그런데 클립 같은 가는 철사를 곧게 펴서 쓰면
지금 상태 그대로 뺄 수 있습니다.
웜샤프트 안쪽에서 나사산이 없는 면을 골라
철사 끝으로 밀어 주면 부싱이 위로 튀어나옵니다.
튀어나온 부싱은 핀셋으로 집어 빼고,
그 자리에 준비한 베어링을 넣습니다.
조립은 뺀 순서를 거꾸로 되짚으면 끝납니다.
21 안타레스 DC는 바닷물에서도 쓸 수 있게 바뀐 릴이라
저수지나 댐 민물 루어에 쓰다가
서해·남해 하구 농어 루어로 넘어가는
겸용이 됩니다.
이렇게 한 대로 오갈 생각이라면
웜샤프트 베어링은 처음부터
그리스를 채운 것으로 넣어 두세요.
민물에서 조금 덜 부드러운 대신
바다에 들고 나갈 때마다 다시 손볼 일이 줄어듭니다.
바다에서 쓴 날은 웜샤프트 주변에
바닷물이 남기 쉬우니 한 번 더 살펴보세요.
순정 구성을 바꾸는 작업이 부담스럽다면
부품표 53번을 확인해 두는 데까지만 해도
이 릴을 이해하는 데는 충분합니다.
민물만 다닌다면 이 판단을 반대로 두고
오일 쪽 베어링으로 감는 맛을 챙기면 됩니다.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