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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그늘이나 물 흘러드는 곳을 보며
내가 배스라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평소에는 잘 통하는 방법이지만
겨울에는 이 생각이 자리를 크게 빗나가게 만들고,
그런 날은 하루 종일 엉뚱한 곳만 두드리게 됩니다.
사람은 체온을 조절하는데 배스는 그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수온이 8도면 배스에게는 그냥 8도일 뿐이어서
몸의 사정부터 알고 시작해야 자리를 좁힐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겨울 배스의 자리 판단과
그 자리에서 쓰게 될 루어 선택, 라인 고르기에 집중합니다.
겨울이 가까워지면 물이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집니다.
그럴 때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사람과 배스의 몸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항온동물이라 체온을 어느 정도 스스로 맞춥니다.
배스는 변온동물입니다.
변온동물은 쉽게 말해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는 동물을 말합니다.
주변 수온이 그대로 몸 온도가 됩니다.
사람은 같은 기온이어도 바람이 불면 더 춥게 느낍니다.
차 안에서는 날씨가 좋아 보이다가
막상 밖에 나서면 바람에 놀라는 일이 있습니다.
배스에게는 그런 체감이 없습니다.
수온이 8도면 그냥 8도입니다.
겨울 배스는 수온이 곧 체온이라서
사람의 체감이 아니라 수온으로 자리를 골라야 합니다.
동면은 겨울 먹이가 없을 때
에너지를 줄이고 거의 가사 상태로 버티는 행동입니다.
곰이 동면한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알지만
동물원의 곰은 겨울에도 동면하지 않습니다.
바깥에 내놓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에도 먹이를 받아먹기 때문입니다.
배스도 같은 흐름으로 보면 됩니다.
수온이 내려가면 신진대사가 떨어져서
먹이가 그만큼 많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눈앞에 먹이가 있으면 먹습니다.
그러면 잡기 쉬운 먹이부터 먹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가재류가 먹이가 되기 쉬운 때입니다.
저수온기에 가재 계열 컬러의 루어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배스는 달력을 보고 겨울 준비를 하지 않습니다.
수온이 변하는 걸 보고 행동을 바꿉니다.
그러니 수온이 조금이라도 높은 곳이 있으면
먹이 활동도 그쪽으로 몰리기 쉽습니다.
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때는
수온이 계속 내려가는 것이 크게 와닿습니다.
수온이 1도 내려가는 것은
사람 기준으로 기온이 6도쯤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수온이 2도 내려가면
전날보다 기온이 10도 넘게 뚝 떨어진 날과 같습니다.
그런 날 몸이 굳는 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낚인다고 보기 전에
이 사정부터 알고 보면 자리를 좁히기가 쉬워집니다.
수온이 높은 곳을 좋아하는 점은 같습니다.
다만 방법이 둘로 갈립니다.
물이 많고 안정된 깊은 쪽으로 옮겨 가는 고기가 있고,
얕은 쪽으로 올라와 열을 받기 쉬운 자리를 찾는 고기가 있습니다.
열을 받기 쉬운 얕은 자리는
바닥이 검고 투명도가 높은 곳입니다.
검은 바닥은 열 흡수가 좋아서
열이 쌓이고 그 위 물까지 데웁니다.
하얀 암반 쪽보다 검은 바닥 쪽이
압도적으로 수온이 오릅니다.
투명도가 높으면 햇빛이 바닥까지 잘 닿습니다.
추운 날 햇볕을 쬐러 나갈 때 머리 위가 막혀 있으면
열을 못 받는 것과 같습니다.
머리 위를 가리는 게 없는 곳이 유리하니
겨울 얕은 자리는 투명도가 좋은 쪽에서 고기를 찾기 쉽습니다.
연못이 항아리 모양으로 쭉 깊어지고
눈에 띄는 지형 변화가 없다면
노릴 범위가 넓습니다.
이럴 때는 웜이 쓰기 쉬운 루어입니다.
1/4온스(약 7g) 안팎의 웨이트로 캐롤라이나 리그를 꾸리고,
웜은 아무거나 좋지만
움직임이 적은 쪽이 기본입니다.
테일을 없앤 펜슬 모양처럼
액션이 거의 없는 웜을 바닥으로 그대로 끌어옵니다.
의외로 이게 반응이 옵니다.
가끔 로드를 한 번 크게 들어 주면
웜이 쭉 올라갔다가 다시 흔들리며 가라앉는데
여기에 반응하는 일이 많습니다.
여름과 달리 겨울 배스는 달려들어 덮치기보다
흔들리며 가라앉는 웜에 반응합니다.
반대로 얕은 카바를 노린다면 채비가 바뀝니다.
풋볼 헤드는 밑걸림이 늘고 카바 통과가 나빠서 쓰지 않습니다.
통과가 잘되는 헤드의 지그에 트레일러를 반드시 달고,
가재 계열 웜을 붙여 낙하시킵니다.
이때 쓸데없이 팔랑이는 부분이 낙하 속도에 변화를 줍니다.
아침에 나갔는데 오늘 활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편한 루어가 크랭크베이트입니다.
고르는 쪽은 몸이 납작한 플랫 타입입니다.
일반적인 워블링보다 롤링이 강한 모델이고
저수온에서 반응이 좋습니다.
바닥에 부딪히게 끌어 오는 보텀 범핑이 기본이라
육지에서 던지기에 너무 깊은 곳이면 맞지 않습니다.
호안을 따라 사선으로 던져 쭉 끌고 오는 자리에서는 크랭크가 강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손질이 더 있습니다.
립 폭을 옆으로 조금 깎아 좁히는 방법입니다.
워블링이 너무 크면 이 시기에는 오히려 반응이 나빠져서
롤링 쪽을 키우려고 일부러 깎습니다.
고르는 일도 중요하지만
반응이 극단적으로 나쁜 배스에게는
작은 튜닝이 스트라이크를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멀리 던져 넓게 훑을 때는 바이브레이션이 나옵니다.
바이브레이션은 플라스틱 바디와 메탈 두 종류가 있습니다.
육지에서는 걸리면 회수가 안 되니
메탈은 분실이 늘어납니다.
그만큼 쓰기 편한 건 플라스틱 쪽입니다.
플라스틱 중에는 서스펜딩 타입이 있습니다.
서스펜딩 바이브레이션은 쉽게 말해
훅 무게로 가라앉는 속도를 맞춰
아주 천천히 바닥까지 내려가게 한 바이브레이션입니다.
바닥까지 떨군 뒤 얕은 자리에서 톡톡 건드려 주면
퐁 하고 받거나 라인이 살짝 옆으로 달아납니다.
아주 느린 낚시지만 겨울에는 이게 편합니다.
한 점을 노릴 때는 이쪽이 좋고,
넓게 찾을 때는 일반 싱킹 타입이 낫습니다.
바닥 가까이를 정확히 끌어 오는 요령도 있습니다.
카운트다운은 던진 뒤 착저까지 걸리는 시간을
수를 세어 재 두는 방법을 말합니다.
처음 던져 10초에 닿았다면
다음 캐스팅은 그보다 조금 일찍 감기 시작해서
착저시키지 않고 바닥 가까이를 끌고 옵니다.
막연히 던져 적당히 감으면 겨울 자리는 못 찾습니다.
다만 육지는 밑걸림이 문제라서 바닥에 너무 붙이지는 마세요.
호안이 이어진 자리라면 사선으로 길게 던져
크랭크베이트를 쭉 끌어 오는 코스부터 보세요.
항아리형 연못에서는 지형 변화가 없으니
수온이 오르기 쉬운 얕은 쪽과 바닥 색부터 찾으면 됩니다.
석축이나 테트라처럼 딱딱한 카바가 많은 곳은 사정이 다릅니다.
고기를 걸고 나서 라인이 구조물에 쓸리면 끊어집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나일론이나 플로로로 바꾸는 쪽이 낫습니다.
카바가 거의 없는 곳이라면
라인이 가는 쪽이 바람을 덜 타고
늘어남 없는 PE가 입질을 세세하게 전해 줍니다.
겨울 배스는 쉬운 낚시가 아닙니다.
다만 힘들게 낚은 한 마리가 큰 배스인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