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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가 부러지면
불량품이나 과한 힘부터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부러진 자리를 따라가
보면 훨씬 전에 부딪힌
흔적이 나올 때가 많습니다.
그 흔적은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시작되는지
기준을 먼저 세워 두면 같은
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불량, 흠집, 한계 하중,
스윙 속도, 챔질 방식은 부러지는
모양도 대처도 서로 다릅니다.
이 차이를 하나씩 풀어 가며 출조
전에 점검할 부분도 짚어 드립니다.
이 글은 로드 부러짐의 원인을
가려내는 기준과 캐스팅·챔질
때의 주의점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로드는 곡선으로 휘는
힘에는 아주 강합니다.
반대로 작은 충격에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모서리에 살짝 부딪히거나 옆면을
가볍게 치는 정도로도 표면 안쪽에
실금이 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흠집이
사람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막상 부러진 로드를 살펴보면 그 자리에서
시작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평소엔 멀쩡하다가 캐스팅이나 챔질로
하중이 걸리는 순간 부러집니다.
블랭크는 쉽게 말해 로드에서
가이드와 그립을 빼고 남는
낚싯대 본체를 말합니다.
이 소재는 유리와 비슷합니다.
유리도 모서리를 살짝 치면 금이 가고,
나중에 작은 힘에 갈라집니다.
이동 중이나 방 안에서 테이블 모서리에
닿은 정도로도 같은 일이 생깁니다.
제조사는 부러진 로드를
받으면 어떻게 부러졌는지부터
살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계까지 휘다가 부러진 것인지,
부딪혀서 부러진 것인지
모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캐스팅 중에 부러졌다면 던질 때 하중을
못 견딘 것인지도 함께 따져 봅니다.
던지다가 부러지는 증상 중에는
이전에 부딪힌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챔질 때 부러진
경우도 먼저 흠집을
의심해 볼 만합니다.
반대로 로드가 감당할
수 없는 하중이 걸려 부러졌다면
그 모양으로 구분이 됩니다.
스피닝 태클은 가이드마다
라인이 통과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파이팅이나 챔질로 로드가
크게 휘면 힘이 가이드로 모입니다.
이때 가이드 발이 블랭크에 파고들어
그 자리에서 부러지는 일이 있습니다.
가이드 발은 가이드를 블랭크에
붙잡아 두는 다리 부분입니다.
한계까지 휘게 한 파이팅이나 챔질에서
의외로 자주 나오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부러진 로드는 흠집이 아니라
한계 하중을 넘었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부러짐의 원인은 크게 네 갈래입니다.
블랭크 자체가 약한 경우와 가이드
세팅이 어긋난 경우가 있습니다.
제대로 만든 로드에 흠집이
숨어 있던 경우와 한계 하중을
넘긴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부러짐이라도 어느 쪽인지에
따라 대처가 달라집니다.
로드에는 쓸 수 있는 라인 호수와
루어 무게, 드랙 한계가 적혀 있습니다.
이 범위 안에서 쓰는 것이 로드를
오래 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범위를 조금 넘겨도 바로
부러지지는 않지만 여유가
끝없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라인과 드랙은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만들어져 있어서
약간의 초과는 견딥니다.
그런데 이 초과가 한두 번이 아니라
계속 쌓이면 로드에 부담이 남습니다.
어느 제조사의 로드든 이 점은 같습니다.
새 로드를 꺼내 첫 캐스팅에
부러지는 일이 드물게 있습니다.
부딪힌 적도 없고 원인을 알 수 없다면
초기 불량일 가능성이 큽니다.
초기 불량은 제조 단계부터
강도가 모자란 상태를 말합니다.
이럴 때는 제조사에 그대로
보내 확인을 받는 편이 낫습니다.
적정 범위의 라인과 루어를
써도 스윙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부러질 수 있습니다.
로드가 겪어 보지 못한 속도로
휘두르면 하중이 규격 밖으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힘이 센 낚시인일수록
이 점을 기억해 두세요.
힘을 빼고 로드 전체에 루어
무게를 실어 던지면 풀스윙을
하지 않아도 잘 날아갑니다.
던지는 폼과 무게를 싣는 요령이
힘보다 먼저입니다.
처음부터 힘을 전부 쏟는 습관은
로드에도 손에도 부담을 줍니다.
로드를 천천히 끝까지 휘게 하면
좀처럼 부러지지 않습니다.
같은 로드를 힘으로
확 당기면 부러집니다.
합사 라인도 순간적인
힘에 약한 성질은
마찬가지입니다.
나일론이나 플로로카본을
쓰는 약한 드랙 낚시에서는
라인을 느슨하게 보냈다가
단번에 챔질하기도 합니다.
웜을 흔들어 텐션을 뺀 뒤 입질을
보내 주고 힘껏 당기는 식입니다.
이 방식을 합사와 바다 낚시에
그대로 쓰면 좋지 않습니다.
합사는 감도가 좋습니다.
릴 드랙까지 높게 걸려 있으면
느슨한 상태에서 당긴 힘이 그대로
로드와 라인에 걸립니다.
느슨하게 감겨 있던 라인이
순간적으로 당겨지면 라인이 끊기거나
로드가 부러지기도 합니다.
물고기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챔질하면
이런 급한 힘이 걸리지 않습니다.
드랙이 느슨하면 챔질을 해도 드랙이
풀리며 힘을 받아 줍니다.
반대로 드랙을 끝까지 조여 단단하게
두면 로드에 급한 힘이 곧바로 걸립니다.
풀 드랙에 가까운 설정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합사는 감도가 좋아서 입질이
오면 조금 보내 준 뒤 천천히
챔질해도 바늘이 잘 박힙니다.
바늘이 안 박히는 것 같아 드랙을
풀어 둔 날에는 스풀을 손으로
잡고 챔질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드러운 로드는 크게 젖히기보다
곧게 당기는 쪽이 빠르기도 합니다.
챔질은 부드럽게 시작해
점점 세게 가는 방식과
한 번에 치는 방식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드랙을 단단히
조이지 않은 상태에서 바늘이
박힐 만큼만 걸어 주면 됩니다.
부러진 뒤에 원인을 돌아보면
대개 짚이는 순간이 나옵니다.
로드를 넘어뜨린 적이 있는지, 어딘가에
부딪힌 적이 있는지 떠올려 보세요.
그러면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게 됩니다.
같은 방식으로 로드를
부러뜨리는 낚시인이 주변에
여럿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낚시와 상관없는 순간에
생기는 충격도 많습니다.
차에 싣고 내릴 때, 집 안에서
로드를 옮기거나 세워 둘
때가 특히 그렇습니다.
출조 전에 로드를
한 대씩 꺼내 표면과
가이드 발 주변을
손으로 훑어 보세요.
현장에서도 흠집 하나가
부러짐으로 이어집니다.
이동 중에는 모서리에 닿지 않게
두는 습관부터 들여 보세요.
그다음 라인과 드랙을
표기 범위 안에 맞추고
힘을 서서히 올리는
챔질로 마무리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