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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에서 대물을 올린 뒤
스트링거에 걸어 발밑 물에 담가 두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70cm 후반급 능성어도
클립에서 그대로 빠져 사라지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힘에 클립이 열리는지,
어떤 자리에서 무엇으로 보관해야 하는지
숫자와 지형을 기준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튼튼해 보이는 제품도
새것일 때부터 버티는 힘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 글은 스트링거가 빠지는 힘의 한계와
갯바위 지형별 대물 보관법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70cm 후반, 어쩌면 80cm 가까운
대형 능성어를 올린 직후가 문제입니다.
바로 다시 던지고 싶고,
흥분해서 다리까지 떨리다 보니
고기 처리는 잠시 뒤로 미루게 됩니다.
큰 쿨러를 챙겨 가도
몸을 접어야 겨우 들어갈 크기라면 더 그렇습니다.
이때 동행자의 스트링거가 꽤 튼튼해 보이면
그대로 믿고 걸어 두기 쉽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물속을 들여다보면
고기는 클립에서 빠져 이미 사라진 뒤입니다.
이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한 낚시인은 처음 혼자 나선 출조에서도
두 마리 가운데 한 마리를 이렇게 놓쳤습니다.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겪은 낚시인도 적지 않아서,
스트링거 빠짐은 우연이 아니라
되풀이되는 사고로 봐야 합니다.
스트링거는 쉽게 말해
쇠줄에 달린 클립을 고기 아가미나 입에 꿰어
물속에 살려 두는 보관 도구입니다.
클립은 스프링 힘으로 닫히고,
끝이 걸쇠에 걸리면서 잠기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걸쇠 끝이
거의 곧게 뻗어 있다는 점입니다.
고기가 걸리는 자리에 손가락을 걸고
아래로 그냥 당겨만 봐도
클립이 벌어지면서 빠져 버립니다.
실제로 몇 번 당겨 보면
생각보다 훨씬 적은 힘에 풀리는 게
손에 그대로 느껴집니다.
시마노(Shimano) 스트링거 중
크고 강한 쪽으로 보이는 제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제품은 스프링 클립식 보관 도구로 분류되며,
걸쇠 모양이 버티는 힘을 정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특정 회사 제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양이 다른 스트링거에서도 대물이 빠진 일이 있습니다.
특히 고기가 배를 뒤집고 힘없이 떠 있으면
클립에서 쉽게 벗겨져 그대로 흘러갑니다.
무게계에 걸고 당겨 보면
클립이 어디까지 버티는지 숫자로 나옵니다.
처음 당겼을 때는 11kg 안팎에서 빠졌고,
다시 해 보니 9kg쯤에서 풀렸습니다.
천천히 힘을 올리면
10kg 언저리에서 빠지기 직전까지 가고,
10~12kg을 천천히 걸면 그대로 벗겨집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고기가 거는 힘은
천천히 오는 힘이 아닙니다.
파도에 끌리거나 고기가 몸을 틀 때처럼
한 번에 갑자기 걸리는 힘입니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당기면
8kg도 못 버티고
7~8kg 선에서 클립이 열립니다.
같은 스트링거라도
힘이 걸리는 방식에 따라 한계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천천히 당기면 10kg 가까이 버팁니다.
순간 힘에는 7kg대에서 빠집니다.
물에 담가 둔 고기를
스트링거째 들어 올리는 순간도 위험합니다.
고기 무게가 7~8kg만 되어도
들어 올리는 힘에 클립이 열려
그대로 물속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클립이 한 번 벌어졌다면 더 약해집니다.
걸쇠 뿌리에 걸려 있으면 7~8kg은 버티지만,
이미 뿌리 쪽 쇠줄이 늘어나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그러면 10kg이 안 되는 고기도
들어 올리는 순간 쇠줄 전체가 늘어나며 빠집니다.
파도가 들이치는 갯바위 발밑은
이런 힘이 저절로 걸리는 자리입니다.
고기가 바위 턱 같은 곳에 걸린 채
물속에서 느슨하게 떠 있다가,
파도가 끌어당기는 순간 힘이 한꺼번에 몰립니다.
이때 클립이 빠지면 고기는 파도에 흘러가거나
스스로 깊이 들어가 버립니다.
10kg이 안 되는 힘은
갯바위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걸릴 수 있는 힘입니다.
제주 외해권처럼 너울이 자주 드는 갯바위라면
이 위험부터 계산에 넣어 두세요.
클립이 곧은 상태에서 빠진다면
걸쇠 끝을 구부려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스프링이 걸리는 부분을 버너로 달군 뒤
펜치로 뿌리를 잡고 그 끝만 꺾어 줍니다.
클립 전부를 이렇게 손봐 두면
그 뒤로는 고기가 빠지는 일이 사라집니다.
똑같이 손가락을 걸고 당겨 봐도
손힘으로는 빼내기 어려울 만큼 단단해집니다.
스트링거 튜닝은
빠짐을 줄이는 데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새 제품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쇠가 지치거나 낡지 않은 새것이라도
어느 정도 힘이 걸리면 빠집니다.
돌돔이나 대형 바리류를 노리는 낚시인들은
쇠줄에 튜브를 씌워 직접 만들거나
로프를 아가미로 꿰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클립식보다 구조가 단순해서
그만큼 단단하게 붙잡아 둡니다.
살림망은 고기를 넣어
물에 담가 두는 그물 주머니를 말합니다.
물이 잔잔한 자리라면 충분히 쓸 만합니다.
반대로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자리에서는
살림망이 물을 받아 돛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로프는 팽팽하게 당겨지고,
그 상태로 살림망이 조금씩 흔들리면
로프가 갯바위에 쓸리다가 끊어집니다.
이렇게 끊어져 고기를 놓칠 뻔하거나,
고기가 든 작은 살림망을 통째로 흘려보내는 일도 생깁니다.
살려 두는 것 자체가 위험할 때도 있습니다.
갯바위 주변에는 상어가 흔히 돌아다니는데,
상어가 걸어 둔 고기를 물고 끌고 가면
스트링거를 묶어 둔 태클박스까지
물속으로 딸려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발판 위에 깔린 로프가
갑자기 당겨지는 것도 사람에게 위험합니다.
조류가 빠른 외해권 갯바위라면
살려 두지 않는 보관 방법부터 떠올려 보세요.
갯바위 자리마다
대물을 두는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물이 잔잔한 내만권 갯바위라면
살림망이나 손본 스트링거로도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울이 들이치는 자리나
조류가 빠르게 지나가는 외해권 갯바위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런 곳에서는 발밑 물 대신
가까운 타이드풀부터 찾아보세요.
타이드풀이 없다면
다시 던지고 싶은 마음을 잠깐 누르고
그 자리에서 처리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쿨러에 안 들어갈 만큼 큰 고기를 노린다면
출조 전에 보관 방법부터 정해 두는 게 좋습니다.
제주 외해권처럼 대형 어종이 나오는 갯바위일수록
클립 하나에 고기를 맡기는 시간을 줄여야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