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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늬오징어를 노린다며
길고 강한 에깅로드부터 고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막상 들고 나가 보면 바람 부는 방파제에서
로드가 바람을 타고 저킹은 둔해집니다.
그러면 팔만 먼저 지치고 에기는 제대로 못 움직입니다.
처음 장비를 맞추는 시기에 특히 많이 겪는 일입니다.
로드 길이와 파워는
서는 자리의 지형을 보고 정하는 게 맞습니다.
뒤가 막힌 자리, 트인 갯바위, 해조밭 앞, 높은 방파제마다
고르는 쪽이 달라집니다.
이 글은 자리 조건과
에깅로드 길이·파워의 관계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짧은 로드와 긴 로드를 나란히 놓으면
버트 굵기부터 달라서 완전히 다른 물건처럼 보입니다.
에메랄다스(Emeraldas) 계열만 봐도
7피트 8인치(약 2.3m)와 8피트 9인치(약 2.6m)는
설계와 파워가 서로 다른 로드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두 로드의 엔드를 맞춰 세워 보면
끝 차이는 1피트 남짓, 30cm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손에 들었을 때 느낌보다 길이 차이가 훨씬 작습니다.
문제는 이 작은 차이가 쓰는 느낌을 크게 바꾼다는 점입니다.
3인치(약 7.5cm) 단위로만 길어져도
휘두를 때 무게감과 저킹 감각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숫자 몇 인치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내가 서는 자리에서 어떻게 쓸지부터 그려 보는 게 좋습니다.
스트로크 폭은 로드를 한 번 휘둘렀을 때
팁이 움직이는 거리를 말합니다.
로드가 길수록 이 폭이 넓어지고,
같은 무게의 에기를 달아도 끝이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등 뒤에 벽이나 구조물이 있어
크게 휘두르기 어려운 자리라면 짧은 로드가 편합니다.
로드가 짧으면 무게를 가볍게 만들기 쉬워서
요즘은 80g대, 90g이 안 되는 모델도 있습니다.
스윙 폭이 좁으니 뒤 공간이 좁아도 휘두르기 쉽고
에기를 움직일 때 팔 부담도 덜합니다.
하루 종일 저킹을 반복해도 손목이 덜 지치고,
에기를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조작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다만 같은 힘으로 휘둘러도 폭이 짧아서
훅셋 힘은 긴 로드보다 조금 약합니다.
L이나 ML 파워의 짧은 로드는
3호 에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습니다.
3.5호 에기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은 모델도 있으니
스펙표의 에기 호수부터 확인해 보세요.
팁이 단단한 편이라 에기 무게를 싣기 어렵다고 느끼는데,
반발력은 좋아서 끝까지 휘두르면 의외로 멀리 날아갑니다.
저킹을 세게 하고 싶어서
길고 강한 로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라인 늘어짐만 잘 정리해 두면
짧고 조금 강한 로드로도 강한 저킹이 충분히 들어갑니다.
로드 파워도 같은 흐름으로 보면 됩니다.
파워가 강할수록 에기에 가는 힘은 커지지만
한 번 칠 때마다 팔에 오는 부담도 같이 커집니다.
짧은 로드는 가볍게 휘둘러지니
힘껏 여러 번 치게 되는 경향이 있고,
긴 로드는 폭이 넓어 같은 힘을 덜 움직여서 냅니다.
반대로 부드러운 로드는 팔이 편한 대신
물속 에기에 가는 힘이 약해집니다.
결국 길이와 파워는
얼마나 덜 지치고 얼마나 잘 치느냐의 균형입니다.
짧은 로드는 세게 여러 번 칩니다.
긴 로드는 절반 폭으로 덜 쳐도 비슷한 힘이 갑니다.
뒤가 탁 트여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자리라면
긴 로드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납니다.
막상 써 보면 같은 M 표기라도
긴 로드 쪽이 한결 부드럽게 휘어집니다.
그래서 에기 무게가 로드에 쉽게 실리고,
깔끔하게 휘었다가 펴지면서 비거리가 편하게 나옵니다.
또 하나는 뽑아올리기입니다.
뽑아올리기는 뜰채 없이
로드 힘으로 무늬오징어를 그대로 들어 올리는 랜딩을 말합니다.
긴 로드가 훨씬 수월하지만,
걸린 상태가 좋아도 700~800g 정도까지가 한계입니다.
그보다 크면 다리가 찢어질 수 있으니 뜰채를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갯바위에서 뜰채 없이 끌어올려 랜딩하려는 분에게도
긴 로드 쪽이 조금 더 여유가 있습니다.
에깅로드는 길어도 9피트 초반 모델이 대부분이고,
8피트 후반이면서 100g이 안 되는 모델도 나와 있습니다.
큰 무늬오징어를 걸면
ML 로드로는 힘에서 밀릴 거라고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름 있는 제조사의 ML 이상 에깅로드라면
2kg급이 걸려도 힘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3~4kg급이 걸려도 로드가 부러질 일은 거의 없습니다.
무늬오징어 파이팅은 로드를 비스듬히 세운 채
분사하듯 당기는 힘을 버티며 드랙을 내주는 방식입니다.
로드를 수직으로 세워 끝만 꺾지 않고
휨새를 지킨 채 감아 오면 부러질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ML처럼 부드러운 로드가
휨새를 오래 지켜 줘서 놓치는 일이 적습니다.
파워를 올려야 하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해조밭 너머로 에기를 보내거나
해조 사이에서 무늬오징어를 끌어내야 하는 자리입니다.
이때는 8피트 6인치 M급처럼
조금 길고 강한 로드가 각도를 세우기 편합니다.
발밑까지 몇 m 높이가 있는 방파제라면
로드가 30cm 길어져도 바람 대책으로는 거의 소용이 없습니다.
라인이 수면에 가까워지는 정도가 너무 작아서
비슷비슷한 수준에 그칩니다.
흔히 긴 로드가 수면에 라인을 더 가깝게 붙여 준다고 하지만,
발판이 높으면 그 차이를 손으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길수록 로드 자체가 바람을 받습니다.
뒤로 휘두르기 어려워지고,
저킹할 때 로드가 출렁여서 빠른 동작이 잘 안 나옵니다.
긴 로드가 바람에 강하다고 믿고 쓰다가
저킹이 둔해지는 걸 느끼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수면이 가까운 낮은 갯바위라면
길이 차이가 도움이 되는 때도 있습니다.
바람이 가장 걱정이라면 길이보다
라인이 로드 속으로 지나가는 인터라인 로드가
구조상 바람과 더 잘 맞습니다.
가을 무늬오징어 시즌인 9~11월에는
항구 안쪽 좁은 자리부터 트인 갯바위까지
하루에도 여러 곳을 옮겨 다니게 됩니다.
이럴 때는 가장 자주 서는 자리를 기준으로
로드 한 대를 먼저 정해 두는 게 편합니다.
등 뒤가 막힌 방파제나 항구 안이 많다면
짧은 로드로 가볍게 치는 쪽이 하루가 덜 고됩니다.
트인 갯바위에서 멀리 던질 일이 많다면
긴 로드로 절반 폭만 쳐도 충분합니다.
해조밭이 넓게 깔린 자리를 자주 간다면
그때만 M급으로 한 단계 올려 보세요.
높은 방파제에서 바람이 걱정될 때는
로드를 바꾸기보다 바람이 덜한 방향으로
자리를 옮기는 쪽이 먼저입니다.
로드는 자리에 맞춰 고르고,
무늬오징어의 힘은 각도와 드랙으로 받아 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