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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 루어를 하다 고기가 바위틈에 박히면
로드를 세워 억지로 끌어내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고기는 지느러미를 더 넓게 펴고 깊이 파고들고,
그사이 리더는 바위에 쓸려 계속 약해집니다.
박힌 뒤의 대처는 힘이 아니라
기다리는 자세와 당기는 각도로 정해야 합니다.
갯바위처럼 바닥 굴곡이 심한 곳에서는
아무리 조심해도 박히는 일이 생깁니다.
박히는 걸 실패로만 보지 말고
박힌 뒤의 순서를 미리 정해 두는 게 낫습니다.
이 글은 바위틈에 박힌 우럭류를 빼내는
기다림, 각도, 피해야 할 동작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바위틈에 박힌 우럭류는
머리를 틈에 밀어 넣고
가슴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를 모두 세웁니다.
아가미 덮개까지 주변 바위에 버티면서
몸 전체를 그 자리에 잠가 버립니다.
잡은 고기를 물웅덩이에 풀어 보면
손바닥만 한 물웅덩이 안에서도
틈을 찾아 머리를 넣고 그대로 꼼짝하지 않습니다.
쏨뱅이나 바리류처럼 바닥에 붙어 사는 어종일수록
바위에 붙는 습성이 강합니다.
이렇게 잠긴 고기는
로드로 아무리 당겨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힘으로 끌어낸다는 생각부터 내려놓는 게 좋습니다.
우럭류는 근처에 바위가 있을수록 세게 당깁니다.
그래서 당기는 힘과 방향이 바뀌는 걸 보면
물속 어디에 바위가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위를 찾는 고기는 먼바다 쪽으로 차고 나가기보다
발 앞쪽으로 달려오거나 아래로 파고듭니다.
캐스팅한 자리 앞에 경사면이 있고
큰 수중여가 있다는 걸 미리 그려 두면,
갑자기 힘이 세지는 순간이 곧
그 브레이크라인 어깨로 들어가려는 순간이라는 게 보입니다.
다만 이렇게 읽어도 박히는 일은 생깁니다.
4000~5000번 릴로 아무리 빨리 감아도
40~45cm를 넘는 고기는 파고드는 속도가 빨라서,
얕은 곳이나 바닥 굴곡이 심한 자리에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박혔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기다리는 것입니다.
바리류처럼 바닥에 붙는 고기는
기다려 주면 생각보다 자주 스스로 나옵니다.
여기서 라인 텐션이 중요합니다.
로드로 팽팽하게 당기지 않고,
로드를 비스듬히 든 채 라인이 살짝 휘어 물속으로 들어가게 둡니다.
고기가 움직이면 손에 미세한 느낌이 올 정도면 됩니다.
조류가 라인을 끌고 가면 조금 감고,
너무 당겨지면 조금 내주면서 텐션을 일정하게 지키세요.
대개 1~2분쯤 기다리면
고기가 살아 있다는 움직임이 손에 옵니다.
박혔다고 서두르면 동작이 거칠어지고,
거친 동작은 고기를 더 깊이 밀어 넣습니다.
고기를 편하게 해 준다고 라인을 계속 풀어 주면
조류가 옆으로 흐르는 갯바위에서는 오히려 일이 커집니다.
느슨한 라인이 물살에 밀리다가
물속 바위에 감겨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고기가 아니라 라인이 새로 걸린 상태가 됩니다.
합사가 거친 바위 표면에 직접 감기거나,
고기가 있는 곳보다 앞쪽의 바위 턱 모서리에
모르는 사이에 걸리기도 합니다.
감을수록 점점 무거워지다 완전히 멈춘다면
대부분 라인이 어딘가에 감긴 경우입니다.
라인을 완전히 풀어도 되는 자리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조류가 있고 바닥 높낮이가 큰 곳이라면
너무 풀지 않는 쪽을 고르세요.
기다리다 보면 처음 입질 때와 비슷한
짧은 신호가 손에 옵니다.
이 신호가 오면 늘어진 라인을 감아 들이고
바로 들어 올리세요.
들어 올릴 때는 로드 끝이 아니라
버트와 허리 쪽, 로드에서 가장 힘센 부분을 씁니다.
고기가 나오지 않고 몸만 움직였을 때도 신호가 오니,
로드를 뒤로 너무 젖힌 자세에서 갑자기 당기면 위험합니다.
드랙을 꽉 잠근 상태라면 로드가 버티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떠오르면 그때부터가 기회입니다.
짧게 펌핑하든 그대로 강하게 감든
한 바퀴라도 더 감아 거리를 줄이는 데만 집중하세요.
기다려도 들어 올려도 꿈쩍하지 않는데
고기는 붙어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선 자리를 바꿔 보세요.
물가로 한두 걸음 크게 다가가도 되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옮겨도 됩니다.
박힌 고기가 늘 좁은 틈에 쏙 들어가 있는 건 아닙니다.
위가 열린 비스듬한 바위면에 몸을 붙이고 있을 때도 많은데,
이때 안 빠지는 건 라인이 바위 위에 걸쳐 있거나
리더가 낚시인 쪽에 불리한 각도로 꺾여 있어서입니다.
자리를 옮겨 당기는 각도만 확보되면
기다린 시간이 무색할 만큼 쉽게 빠지기도 합니다.
2~3분 기다려도 안 나오면 각도를 바꿀 차례입니다.
로드 끝이 너무 휘지 않게 크게 내밀었다가
위쪽으로 천천히 끌어 올리는 식으로
여러 방향에서 힘을 걸어 보세요.
안 나온다고 리더가 쓸리는 걸 느끼면서도
계속 움직이는 건 가장 나쁜 동작입니다.
한 번 쓸릴 때마다 꺼낼 확률이 조금씩 깎인다고 보면 됩니다.
플루오로카본이든 나일론이든 쓸리면 강도가 떨어지니,
박힌 뒤의 리더는 이미 처음보다 약해져 있습니다.
툭툭 건드리거나 로드 힘만으로 당기는 것도 피하세요.
고기는 싫어할수록 지느러미를 더 펴고 더 깊이 들어갑니다.
드랙을 잠근 채 로드로만 떼어내려 하면
바위를 건 것과 다르지 않아서, 로드 끝만 부러지기도 합니다.
의외인 점은 작은 고기일수록 잘 안 나온다는 것입니다.
15~30분을 버티다 겨우 나온 고기가
손바닥만 한 쏨뱅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힘이 센 큰 고기는 기다리면 나올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남해나 서해의 얕은 갯바위처럼 바닥 높낮이가 큰 곳에서는
박히는 걸 아예 막기보다
박힌 뒤 순서를 정해 두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조류가 옆으로 흐르는 자리라면 라인을 덜 풀고,
조류가 약하고 바닥이 단순한 자리라면
조금 더 여유 있게 풀어 줘도 됩니다.
발밑이 높고 앞이 급하게 깊어지는 자리라면
한 자리에서만 버티지 말고
양옆으로 움직일 공간이 있는지 미리 봐 두세요.
각도를 바꿀 수 있는 자리인지에 따라
박힌 뒤 꺼내는 확률이 크게 달라집니다.
가을은 산란을 마친 락피쉬를 노리기 좋은 시기입니다.
박혔다고 포기하거나 거칠게 당기기보다
고기가 라인 끝에 붙어 있는 동안은 끝까지 차분하게 다뤄 보세요.
우럭은 23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