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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움직여 안 쓰던 I자 루어, 목 관절이 멈출 때 무는 배스

안 움직여 안 쓰던 I자 루어, 목 관절이 멈출 때 무는 배스

I자 루어를 다른 루어처럼
빠르게 감아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루어가 옆으로 돌거나 비틀거리면서
I자 액션 특유의 곧은 움직임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속도와 노리는 층을 기준으로
언제 어떻게 쓸지부터 가려 두는 게 좋습니다.

처음 던져 보면 아무 움직임도 없어 보여서
몇 번 쓰다가 태클박스 구석에 넣어 두기 쉽습니다.
재미없는 루어라는 인상만 남는 셈입니다.
그런데 배스를 불러 모으는 힘은
빅베이트 못지않게 강한 루어입니다.

이 글은 배스 I자 루어의 감는 속도와
표층·방치 패턴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움직이지 않는 게
I자 루어의 핵심입니다


루어라고 하면 보통 몸통을 크게 흔들거나
꼬리를 떨거나 휘청거리는 움직임을 떠올립니다.
그 움직임으로 배스를 홀려
입질까지 끌어내는 게 일반적인 루어입니다.

I자 루어는 쉽게 말해
던지고 감으면 알파벳 I자처럼
일직선으로만 끌려오는 루어를 말합니다.
막대기를 끌어오는 것처럼 보여서
감는 손에도 루어가 움직이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써 보면
이게 과연 물까 싶은 생각부터 듭니다.
이럴 거면 나뭇가지를 끌어도 되지 않나
하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유행할 때 사서 몇 번 던져 보고
그대로 안 쓰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움직이지 않는 점이
배스를 부르는 이유입니다.


2. 먹이고기는
몸통을 흔들며 헤엄치지 않습니다


물속 먹이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몸을 좌우로 크게 흔들며 가는 녀석은 드뭅니다.
대부분은 가슴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
꼬리지느러미만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몸통 자체는 거의 가만히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I자 액션이
오히려 먹이고기의 실제 움직임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흔드는 루어에 익숙해진 배스일수록
이 조용한 움직임에 다르게 반응합니다.

I자 루어의 시작도 우연에 가깝다고 전해집니다.
립이 부러진 미노우를 버리기 아까워
그냥 던져서 끌어왔더니
물고기가 몰려와 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립이 없으니 흔들리지 않았고,
흔들리지 않으니 물었던 셈입니다.

스푼 루어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식사용 숟가락을 호수에 떨어뜨렸는데
물고기가 우르르 몰려든 데서 나왔다는 겁니다.
루어는 이런 우연이 겹치며 자리를 잡아 왔고,
I자 루어도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3. 감는 속도가
I자 루어 조과를 가르는 이유


I자 루어는 던지고 감기만 하면 됩니다.
대신 감는 속도를 일정하게 지키는 게
거의 전부라고 해도 됩니다.

크랭크베이트나 스피너베이트를 감듯
릴 핸들을 빠르게 돌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루어가 물을 이기지 못해 빙글 돌거나,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이상한 움직임이 나옵니다.
그 순간 I자 액션은 사라지고
배스는 금방 눈치채고 돌아섭니다.

천천히 일정하게 감으면 곧게 끌려옵니다.
빨리 감으면 곧은 선이 무너집니다.


4. 입이 벌어진 원조 I자,
물을 받아 곧게 끌려옵니다


I자 루어는 원래 감을 때
물의 저항이 거의 없는 루어로 통합니다.
저항이 너무 없으면 오히려
곧은 선을 지키며 끌어오기가 어렵습니다.

원조 격인 세이라 미노우(Seira Minnow)는
이 문제를 입 모양으로 풀었습니다.
주둥이 부분이 벌어져 있어서
감을 때 그 안으로 물을 받아 줍니다.
그 저항 덕분에 일직선으로
끌어오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I자 액션을 처음 퍼뜨린 루어답게
던지고 감기만 해도 배스가 나온다는
평가를 받아 온 제품입니다.

출시 당시에 사서 몇 번 던지고
결국 안 쓰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루어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새 제품을 구하기 어렵지만
중고로 보이면 한 번 챙겨 볼 만합니다.


5. 목 관절형 I자 루어는
멈추는 순간에 물립니다


I자 루어는 빅베이트처럼
배스를 불러 모으는 힘이 아주 강합니다.
던져서 감기만 해도 여기저기서 따라붙는데,
막상 입을 여는 배스는 많지 않습니다.

이럴 때 답이 되는 게
시마노 반탐 지지루(Shimano Bantam Jijiru)입니다.
보통 관절 루어는 몸통 가운데나 꼬리 쪽이 꺾이는데,
이 루어는 목 부분이 관절로 되어 있습니다.
일정하게 감다 보면 관성 때문에
목이 한쪽으로 꺾이고
그때 루어가 그 자리에 멈춰 섭니다.

배스가 무는 건 바로 그 멈춤의 순간입니다.
갑자기 멈추는 움직임과 꺾이는 목이
반사적으로 물게 만드는 자극이 됩니다.
플로팅 타입이라 수면에 떠 있으니
뒤로 물결이 서지 않을 만큼 천천히 감으면 됩니다.
움직임이 밋밋해 보여서 눈에 덜 띄는 루어입니다.
그래도 I자 루어에 처음 손을 댄다면
이런 목 관절형부터 써 보시길 권합니다.


6. 빙어가 수면에 뜨면
던져 두는 루어가 강해집니다


겨울을 지나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주 먹이인 빙어가 힘이 빠져
수면에 힘없이 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배스도 추운 시기를 버티고 나와서
산란을 앞두고 체력을 채워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 힘이 없다 보니
쉽게 먹을 수 있는 뜬 빙어를 주로 노립니다.

이런 때는 끌어오기보다 던져 두고
그대로 띄워 놓는 방치 패턴이 먹힙니다.
힘없이 떠 있는 빙어와 모습이 겹치다 보니
가만히 있는 루어가 오히려 강해집니다.

이 용도로 나온 I자 루어 중에는
배 쪽 바늘을 없애고 등에만 바늘을 단 것이 있습니다.
배스는 대부분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바늘이 등에 있으면 어색함을 덜 느낍니다.

꼬리 바늘에 반짝이는 틴셀을 달아
바늘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게 한 구조도
같은 이유에서 나왔습니다.
뜬 빙어가 보이는 날에는
감는 손을 멈추고 기다리는 쪽이 맞습니다.


7. 수면 바로 아래는
슈퍼 슬로 싱킹으로 노립니다


방치 패턴에서 자주 쓰이는
아이웨이버(i-Waver)는
플로팅 타입과 SSS 타입이 따로 있습니다.
SSS는 슈퍼 슬로 싱킹의 줄임말로
정말 천천히 가라앉는 타입을 말합니다.
수면보다 살짝 아래 층을 노리고 싶을 때는
플로팅 대신 이쪽을 고르면 됩니다.

몸통이 두 마디로 이어져 있고
이음 부분에 약간의 여유가 있습니다.
덕분에 감을 때는 곧은 선을 지키기 쉽고,
던져 두면 몸통이 아주 조금씩 흔들립니다.
그러면 꼬리의 틴셀이 따라서 살랑이며
배스를 끌어당깁니다.

다만 방치로만 입질을 받아 내는 건
생각보다 인내가 필요한 낚시입니다.
대신 한 번 맞아떨어지면
다른 루어로는 못 보던 장면을 보게 됩니다.


자리가 바뀌면
I자 루어도 층을 바꿔 씁니다

대형 댐이나 넓은 저수지는 노릴 곳이 넓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플로팅 I자 루어를 멀리 던져
천천히 일정하게 감는 쪽이 먼저입니다.
따라붙는 배스가 보이는데 안 문다면
목 관절형으로 바꿔 멈춤을 넣어 보세요.
따로 액션을 줄 필요 없이
감는 속도만 지키면 루어가 알아서 멈춰 줍니다.

빙어가 수면에 떠 있는 자리라면
감기보다 던져 두는 쪽으로 넘어갑니다.
수면에서 반응이 없으면
슈퍼 슬로 싱킹으로 한 층만 내려 보면 됩니다.

방치는 기다림이 긴 낚시라
처음에는 손이 근질거리기 쉽습니다.
그래도 뜬 빙어가 보이는 자리에서는
끝까지 기다린 쪽이 좋은 결과를 봅니다.

화려한 움직임의 루어로 반응이 끊긴 날일수록
I자 루어 하나를 태클박스에 넣어 두면
쓸 곳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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