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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이 켜진 어항 선착장에서
바람이 불면 줄이 밀린다고
곧바로 클러치를 닫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줄에 걸린 바람이 루어를 끌고 가서
볼락이 붙은 명암 경계를 금방 지나쳐 버립니다.
그래서 바람을 막을 게 아니라 태우는 쪽으로
판단을 바꾸는 기준을 여기서 잡아 둡니다.
베이트릴은 엄지 하나로 줄을 내주고 멈출 수 있어서
바람을 오히려 루어를 옮기는 힘으로 쓸 수 있습니다.
처음엔 다들 줄이 밀리는 걸 불편해하지만,
몇 번 흘려 보면 금방 손에 익습니다.
이 글은 어항 명암 경계에서 서스펜드 플러그를
바람에 흘려보내는 볼락 베이트피네스에 집중합니다.
바깥 물이 흘러드는 어항 입구를 먼저 봅니다.
그 옆에 밤이면 환하게 불이 켜지는 선착장이 있으면
볼락이 붙기 좋은 자리가 됩니다.
이런 곳은 볼락뿐 아니라
농어나 전갱이도 함께 나오는 포인트입니다.
시즌 초에는 보통 탑플러그부터 던집니다.
그런데 썰물로 물이 빠지면
발판이 수면에서 꽤 높아집니다.
발판이 높으면 줄이 위에서 당기는 각도가 되어
수면 위 루어를 다루기가 까다로워집니다.
이럴 때는 서스펜드 플러그를 꺼냅니다.
잉크스 레이블 제이드 SP(INX.label Jade SP)가
이 성향의 대표적인 루어입니다.
물속에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고 머무는 성질이라
발판이 높아도 표층 바로 아래를 지킬 수 있습니다.
윈드 드리프트는 쉽게 말해
바람에 줄과 루어를 태워 원하는 자리로
흘려보내는 방법을 말합니다.
베이트릴로 할 때는 착수한 뒤
클러치를 바로 닫지 않는 게 출발점입니다.
클러치를 닫아 줄을 멈춰 두면
바람이 줄을 잡아당기면서 루어도 빠르게 끌려갑니다.
반대로 바람에 밀리는 만큼 줄이 같이 나가 주면
루어는 제자리에 가깝게 머물며 천천히 흐릅니다.
이때 엄지로 스풀을 살짝 눌러 주면서
줄이 나가는 속도를 조절해 보세요.
루어가 움직이는 속도를 손끝에서 바로 바꿀 수 있습니다.
베이트릴로 하는 윈드 드리프트의 가장 큰 이점입니다.
충분히 흘렀다 싶으면 거둬들이고
다시 던져서 같은 길을 흘리면 됩니다.
루어를 던지고 조금 가라앉힌 다음
줄을 팽팽하게 잡은 채로 흘리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던졌을 때는 루어 머리가 발 앞을 보고 있다가,
줄이 먼 쪽에서 당기면서 머리가 줄 쪽으로 돌아갑니다.
줄을 풀어 두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머리는 처음 방향을 지킨 채
물결을 타고 자연스럽게 떠내려갑니다.
바람의 영향을 덜 받고 흘리고 싶을 때는
줄을 풀어 두는 쪽이 맞습니다.
정면에서 바람이 세게 들어오는 날도 있습니다.
이런 날은 잔교 가장자리를 따라
루어가 쭉 흘러가도록 두면 됩니다.
줄을 잡으면 루어가 돌아서 빨리 달아납니다.
줄을 풀면 루어가 제 모양대로 천천히 흐릅니다.
해가 지고 선착장 불이 들어오면
불빛 바로 아래와 그림자가 만나는 선이 생깁니다.
이 명암 경계가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바람은 오른쪽 조금 비스듬히 불어오고 있었고,
그 바람에 루어를 태워 경계선 가장자리로 보냅니다.
경계선 바로 옆에 떨어뜨린 뒤
되도록 그 가장자리를 벗어나지 않게 흘립니다.
줄은 풀어 두되, 바람을 받으면 줄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엄지로 살짝 눌러 속도를 맞춰 주면
루어가 경계선 위에 계속 머물러 줍니다.
볼락이 흘러오는 먹이를 기다리는 곳에
루어를 오래 두는 것, 이게 전부입니다.
명암 경계를 따라 흘리는 시간이 길수록
입질 기회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표층에서 조금 가라앉힌 뒤
줄을 계속 정리해 가며 바람에 흘리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살짝 건드려 준 순간
고등어가 물고 나왔습니다.
노리던 볼락은 아니었지만
흘리는 동안 루어가 제 수심을 지키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어항 안쪽에는 쓰레기나 부유물이
수면에 떠 있는 날이 많습니다.
이런 날 탑플러그를 던지면
부유물에 걸려 낚시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서스펜드 플러그는 부유물 바로 아래를 스치듯
바람에 실려 흘러갑니다.
부유물 아래 표층은 탑워터로 못 노리는 자리라
이런 상황에서 서스펜드가 특히 쓸모 있습니다.
수면이 볼락 라이즈로 들끓는 날이라면
탑플러그를 쓰면 됩니다.
문제는 수면을 노리는 듯한데
끝까지 튀어 오르지 않는 날입니다.
볼락이 표층 바로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을 때입니다.
이럴 때 서스펜드 플러그를
로드로 가볍게 한 번 쳐 주면 살짝 잠깁니다.
그리고 그 잠긴 수심 그대로 흘러가 줍니다.
탑플러그가 닿지 않는 수면 밑 한 뼘을
오래 지나가게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서스펜드는 이 루어만의 성격입니다.
그 성격을 살리는 게 쓰는 법의 핵심입니다.
밤이 깊어 바람이 잦아들면
이번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조류를 탑니다.
어항 입구 쪽 교각 주변에도
불빛이 만든 명암 경계가 있습니다.
그 경계 안에서 루어를 흘리자
작은 볼락이 앞바늘을 물고 나왔습니다.
실제로 해 보면 이 루어는
앞바늘에 걸려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앞바늘 쪽에 입질이 몰린다는 점은
바늘을 손볼 때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바람이 불든 조류가 흐르든
결국 줄을 내줄지 멈출지를 손끝으로 정하는 낚시입니다.
클러치 하나로 줄을 풀고 멈추는 것이
스피닝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입니다.
바람에 줄이 나가는 걸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바람이 있으니 루어를 멀리 있는 경계선까지
옮겨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어항이나 선착장에 가서도
먼저 불빛이 만드는 명암 경계를 찾아 두세요.
그다음 바람이 그 경계를 따라 흐르도록
서는 자리를 옮겨 보세요.
바람이 없으면 조류 방향을 보고 같은 방식으로 맞추면 됩니다.
부유물이 많거나 발판이 높은 날은
탑플러그보다 서스펜드 쪽이 편합니다.
볼락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가 시즌이니
지금부터 명암 경계 흘리기를 손에 익혀 두시면 좋습니다.
볼락은 15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작은 녀석은 바로 돌려보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