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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수심 선상 낚시에서 물색이 맑은 날
익숙한 자리에 그대로 닻을 내리는 실수가 잦습니다.
복어류와 미끼 도둑에게 밑밥만 내주고
참돔도 방어류도 얼굴을 못 보기 쉽습니다.
복어류가 모인 자리는 한번 걸리면 채비가 남아나지 않습니다.
물이 맑고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올 때는
얕은 자리를 어떻게 읽느냐가 하루 조과를 가릅니다.
이 글은 얕은 수심 참돔·방어류 선상 낚시의 포인트 판단과 채비 쓰는 법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물이 맑아 바닥이 훤히 보이는 날에는
얕은 자리의 입질이 눈에 띄게 무뎌집니다.
남풍이 며칠 이어진 뒤라면 더 그렇습니다.
이런 날은 물이 유난히 맑게 가라앉고, 얕은 곳 조과도 같이 내려갑니다.
얕은 수심 선상 낚시는 쉽게 말해
닻으로 배를 고정하고 연안 바닥에 밑밥을 뿌려
참돔과 방어류를 노리는 낚시를 말합니다.
막상 나가 보면 이런 날은 첫 자리부터 반응이 시원치 않습니다.
자리를 하나만 믿지 말고 옮길 곳을 두세 군데 정해 두고 출조해 보세요.
로드 두 대에 서로 다른 채비를 답니다.
한쪽은 바늘 1개짜리 긴 목줄 카고 채비입니다.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목줄을 3m 쓰고, 카고에 밑밥을 채워 바닥까지 내립니다.
다른 한쪽은 전장 3m, 바늘 5개가 달린 카드채비입니다.
카고는 밑밥을 담아 바닥에서 흩어 주는 바구니를 말합니다.
두 채비 모두 착저하면 줄 처짐을 걷고 로드를 세워 밑밥을 뿌린 뒤,
그대로 두고 입질을 기다립니다.
라인은 배가 흔들려도 봉돌이 튀어 오르지 않을 만큼만 팽팽하게 조정합니다.
쥐치처럼 미끼를 잘 뜯는 고기가 많은 자리에서는
카드채비 쪽 로드를 평소와 다르게 씁니다.
부드럽게 휘는 연질 대신 끝이 단단한 경질 로드를 꺼냅니다.
입질이 도통 없을 때를 위해 텐야 채비 하나와 웜도 챙겨 두세요.
지그 같은 루어로 바닥을 훑거나, 손으로 줄을 잡고 입질을 보는 용도입니다.
로드를 하나쯤 다른 방식으로 쓸 수 있게 두면 입질 없는 시간이 덜 길어집니다.
첫 자리에서 30분이 지나자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카드채비에 입질은 오는데 올라오는 건 전부 복어류였습니다.
쥐치인 줄 알고 감았다가 복어류인 걸 알고 허탈해지는 일이 이어집니다.
채비가 잘려 나가고 미끼도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복어류가 몰린 자리에서는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채비만 줄어듭니다.
이럴 때는 더 연안 쪽 얕은 자리로 옮겨 쥐치가 섞이는 곳을 찾는 쪽이 낫습니다.
옮긴 자리에서는 복어류 대신 쥐치로 보이는 미끼 도둑이 붙었습니다.
복어류에 채비가 잘리는 일은 줄었지만, 입질이 시원치 않은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간조를 지나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
채비 두 개 모두에서 미끼가 눈에 띄게 빨리 뜯깁니다.
이때 텐야에 웜을 달아 내려 보면 자리의 성격이 읽힙니다.
웜이 멀쩡하게 올라오면 복어류가 거의 없는 자리라고 보고,
웜이 너덜너덜해지면 복어류가 이미 와 있는 자리라고 판단합니다.
웜은 새우보다 덜 뜯겨서 이런 구분에 쓸 만합니다.
세 번째로 옮긴 곳은 바위 사이에 낀 모래 지대였습니다.
바람이 막히는 안쪽이라 닻이 잘 서지 않았고,
배가 안정된 뒤에야 낚시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닻이 서지 않은 채 낚시를 하면 채비가 제자리에 놓이지 않습니다.
시작하고 5시간 반이 지나도 참돔이나 방어류의 반응은 없었습니다.
카드채비 미끼는 그대로 남아 올라오는데,
카고 채비 미끼는 계속 뜯겼습니다.
만조까지 한 시간 남짓 남은 때, 긴 목줄 카고 채비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입질이 왔습니다.
올라온 건 31cm 쥐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두 채비의 위치를 맞바꿔 보았지만 카드채비 미끼는 여전히 남았습니다.
남풍이 분 뒤 맑아진 물에서는 얕은 자리가 이렇게 조용합니다.
참돔도, 방어류도 끝내 입질이 없었습니다.
얕은 자리가 막히는 날에는 옮기는 순서부터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먼저 복어류가 많은 모래 바닥을 접고,
바위 사이에 모래가 낀 지대로 닻을 옮겨 보세요.
바람이 막히는 안쪽이라면 닻이 서는지부터 확인합니다.
복어류가 심한 날에는 더 연안 쪽 얕은 자리로 붙어
쥐치가 섞이는 지형을 찾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한 자리를 오래 파는 낚시가 아니라 자리를 읽어 가는 낚시입니다.
막혔다 싶으면 두세 군데를 돌아본다는 계획으로 나가 보세요.
참돔은 24cm 이하, 방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