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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 좋은 로드를 사면 바닥의 느낌부터 입질까지
다 손에 잡힐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같은 로드에 라인과 싱커만 바꿔도
손에 오는 정보는 전혀 다르게 달라집니다.
감도는 로드 한 대의 성능이 아니라
세팅 전체가 만들어 내는 결과입니다.
많은 분이 이 차이를 현장에 나가서야 겪습니다.
로드를 새로 사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이야기입니다.
값을 더 낼 곳을 고를 때도 이 점을 먼저 알아 두면 헛돈이 줄어듭니다.
이 글은 배스 로드 감도의 정의와
세팅별 차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감도는 쉽게 말해 루어나 라인에서 생긴 반응이
로드 끝을 거쳐 손까지 얼마나 고스란히 오느냐를 말합니다.
바닥을 끌어올 때 톡톡 닿다가 한 번 걸리듯 멈추는 느낌이 있습니다.
루어가 몸을 떨며 헤엄치는 진동도 손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감도로 느끼는 반응입니다.
재질과 테이퍼에 따라 이 정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어서
같은 로드가 어떤 날은 예민하고 어떤 날은 둔하게 느껴집니다.
손에 오기만 하면 감도가 좋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로드 끝만 보고 판단하면 절반만 보는 셈입니다.
감도는 로드와 릴, 라인, 루어가 함께 만드는 결과입니다.
같은 미디엄 헤비 로드에 플로로카본 12파운드(약 5.4kg)를 감습니다.
5g 싱커로 텍사스 리그를 꿰어 같은 자리에서 바닥을 끌어 봅니다.
그다음 라인만 PE 2호로 바꿔 무거운 싱커를 끌어 봅니다.
늘어남이 없는 PE로 무거운 싱커를 끌면
손에 오는 진동이 훨씬 많고 날카롭습니다.
플로로 쪽은 라인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정보를 먹어 버립니다.
로드는 그대로인데 손에 오는 느낌만 달라졌습니다.
그러니 감도가 아쉽다고 느꼈다면 로드를 바꾸기 전에 라인과 싱커부터 돌아보세요.
팁을 손으로 만져 진동이 전해지는 정도를 비교하면
글라스보다 카본이 앞섭니다.
속이 빈 팁이 속이 찬 솔리드 팁보다 진동을 잘 울려 주기도 합니다.
악기가 속이 빈 통으로 소리를 울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글라스가 못 쓸 물건은 아닙니다.
글라스이기 때문에 걸려드는 고기가 있고,
크랭크베이트가 곱게 헤엄치는 데는 오히려 글라스가 낫습니다.
감도만 끝까지 밀어붙인 로드가 곧 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딱딱하게 만들고 블랭크를 얇게 깎는다고 모든 면에서 좋은 로드가 되지는 않습니다.
감는 루어를 던질 때 정말 던지기 편한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예전 릴을 아는 사람이라면 기억할 겁니다.
그 시절 릴은 유격이 있어서
라인이 당겨지면 핸들이 4분의 1 바퀴쯤 거꾸로 돌아갔습니다.
입질이 와서 부하가 걸릴 때마다 핸들이 돌아가니
손으로 오는 정보가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릴에는 이런 유격이 없습니다.
라인도 플로로카본이 나일론보다 늘어남이 적고,
나일론밖에 없던 시절에 비하면 정보가 훨씬 정확히 옵니다.
로드, 릴, 라인이 모두 나아진 만큼 지금의 감도는 예전보다 전반적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손에 오는 정보가 많아졌으니 낚시는 한결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쪽으로 전해지는 만큼 물고기에게도 전해질 수 있다는 점은 예전과 같습니다.
깊은 물에서 밑걸림이 심한 자리라면
무거운 리그든 가벼운 리그든 걸리지 않고 끌고 와야 합니다.
이때는 바닥의 느낌을 알려 주는 감도가 가장 반갑습니다.
감도를 끌어올리면 밑걸림은 줄어드는 대신
입질을 튕겨 내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쪽으로 느껴지는 것은 물고기도 느끼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점에서 균형을 잡을지는 낚시인마다, 자리마다 다릅니다.
같은 낚시인이어도 날씨와 물색이 달라지면
먼저 올려야 할 값이 바뀝니다.
경험이 아직 짧은 분이 로드를 고를 때는 감도부터 따지기 쉽습니다.
세팅에 따라 감도가 크게 바뀐다는 점을 먼저 기억해 두세요.
그리고 감도는 로드를 고르는 요소 중 하나로만 보세요.
감도에 매달리면 다른 장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가벼운 세팅은 손에 걸리는 부하가 줄어 반응을 느끼기 쉽습니다.
유격이 작고 정밀한 릴을 쓰면 라인이 보낸 정보가 덜 새 나갑니다.
로드를 두 배 값으로 올리는 것보다 릴을 한 단계 올리는 쪽이 얻는 게 많은 편입니다.
밑걸림이 잦은 깊은 자리에서는
바닥을 읽는 감각을 먼저 올리고
입질이 튕겨 나가는 정도를 현장에서 보며 맞춥니다.
바닥이 평탄해 걸림이 적은 곳이라면
감도 때문에 다른 장점을 포기할 이유가 약해집니다.
자리마다 먼저 올릴 값이 다르니
감도 하나로 장비를 줄 세우지 않는 쪽이 편합니다.
로드를 새로 고르기 전에 라인과 릴부터 한 번 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