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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0.7노트로 잘 흘러가면
팁런이 될 거라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래층 물이 반대로 흐르는 날에는
배가 흘러도 에기가 따라오지 않고
오히려 배 밑으로 올라옵니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저킹해도 입질을 받기 어렵습니다.
속도 대신 에기의 움직임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아래에 순서대로 적어 두었습니다.
배가 선 뒤에 어떤 식으로 방향을 바꿨는지도 함께 담았습니다.
이 글은 2층 조류의 구조와 팁런 포기 판단,
캐스팅 전환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팁런을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낚시는 배가 조류를 타고 흘러가면서
에기를 옆으로 끌어 주는 낚시입니다.
그래서 배가 흐르는 방향과 에기가 흐르는 방향이
같아야 에기가 안정적으로 섭니다.
2층 조류는 쉽게 말해
위층 물과 아래층 물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상태입니다.
배는 위층 물에 실려 가는데
에기는 아래층 물에 밀려 가니
둘이 서로 반대로 가게 됩니다.
이날 배는 0.7노트쯤으로 흘렀습니다.
속도만 보면 팁런을 하기에 나쁘지 않은 흐름입니다.
조류도 세지 않아서
같은 속도로 흐르고 조류가 약했던 다른 날과
겉으로는 거의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배 속도를 재는 숫자만 믿고 에기를 내리면
한참 지나서야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
2층 조류의 흐름 방식만큼은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에기를 내려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점이
이 조류가 까다로운 이유입니다.
에기를 떨어뜨리면 원래는 배가 흐르는 쪽으로
에기도 같이 따라 흘러야 합니다.
그런데 이날은 회수하려고 감아올리자
에기가 배 바로 밑에서 올라오는 모양이었습니다.
라인만 앞으로 나가 있었습니다.
에기가 반대 방향으로 밀려가는 셈이어서
아무리 저킹하고 정지를 줘도 에기가 흔들리고
자세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오징어는 이렇게 불안정한 에기를 안아 주지 않습니다.
에기가 제 방향으로 서 주지 않으면 저킹 횟수를 늘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라인은 앞으로 갑니다. 에기는 뒤로 갑니다.
팁런으로는 함께 탄 낚시인 한 명과
선수 자리 단골 한 명이 올린 게 전부였습니다.
나머지 낚시인은 한 번도 입질을 받지 못했습니다.
선장과 낚시인들도 이날 상황을 완전히 2층 조류로 보고 있었습니다.
이 조류를 만나면 팁런은 힘들다고 보는 쪽이 맞습니다.
이 정도로 조용한 날을 만나면
오늘은 어려운 날이라고 마음을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야 남은 시간을 다른 방식에 쓸 수 있습니다.
오전에는 팁런을 잠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중간에 바람이 완전히 없어져서
배가 흐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배가 서면 팁런은 더 이어 가기 어려우니
마지못해 캐스팅으로 돌리게 됩니다.
캐스팅으로 바꾸면 노리는 곳도 달라집니다.
수심 10m 전후의 얕은 곳이 대상입니다.
수심이 깊은 자리는 접고
얕은 쪽으로 눈을 돌려 보세요.
팁런너를 단 3호 팁런 에기를 던지는 방식도 있습니다.
퍼플그린 색으로 한동안 던져 봤지만
이날은 오징어가 아닌 다른 고기만 물려 나왔습니다.
그래서 17g 캐스팅 에기로 바꿨습니다.
푸른 마블 계열 색입니다.
이 에기로는 2.7kg급이 올라온 적도 있습니다.
결과는 무늬오징어 두 마리였습니다.
바늘이 엉뚱한 곳에 걸린 개체도 있었지만
끝까지 빠지지 않고 올라왔습니다.
함께 탄 낚시인도 두 마리로 비슷하게 마쳐서
무입질은 면했습니다.
자리를 옮겨도 2층 조류는 얼마든지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속도와 조류 세기가 괜찮다고 안심하지 말고
에기를 내려 움직임부터 확인하세요.
배 밑에서 에기가 올라오는 모양이면
오늘은 어렵다고 마음을 비우는 쪽이 편합니다.
2층 조류는 낚시인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조건이 아닙니다.
그 대신 캐스팅 에기를 미리 꺼내 두면
바람이 죽는 순간 바로 얕은 곳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팁런 낚시에서 이런 날은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캐스팅 채비까지 챙겨 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