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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치가 안 나오면
같은 구멍 주변에서 한 시간씩 버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얼음 밑 퍼치는 분지 바닥 위를 쉬지 않고 돌아서,
버티는 사이 어군은 이미 다른 쪽으로 지나가 버립니다.
구멍을 뚫는 개수보다 옮기는 거리와 머무는 시간이
조과를 먼저 가르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채비와 미끼는 그다음에 맞추면 늦지 않습니다.
구멍 위에서 가장 아까운 건 어군이 없는 자리에서 보내는 시간입니다.
먼저 어군이 있는 자리까지 가는 길부터 잡아야 합니다.
이 글은 구멍 이동, 바닥 경계, 퍼치용 채비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해외 담수 어종인 퍼치는 쉽게 말해
등지느러미가 짧고 머리가 작으며
배가 불룩하게 나온 물고기입니다.
막상 구멍으로 올려 보면
몸통 두께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다만 이 고기는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물 밖에 올려 둔 사이 아래 어군이 흩어지니
풀어 줄 때는 곧바로 다시 내려 주세요.
분지 위에서는 큰 원을 그리듯 계속 돌고 있어서
한 번 지나간 자리는 금세 비어 버립니다.
수심도 딱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얕은 곳에도, 분지 한가운데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퍼치는 머무는 고기가 아니라
지나가는 고기라서 움직임으로 찾아야 합니다.
구멍을 스무 개쯤 격자 모양으로 뚫어 두고
하나씩 돌며 채비를 내려 보면
어군이 여기저기서 한 번씩 걸립니다.
한 곳에 눌러앉은 무리라기보다
지나가는 무리를 만나는 쪽에 가깝습니다.
날씨가 받쳐 줘서 얼음 위에 서서 낚시할 수 있다면
구멍에서 구멍으로 건너뛰기가 훨씬 편합니다.
전방 탐지 소나를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에 무엇이 보이든 한자리에 눌러앉지 말고
몸을 가볍게 움직여 주세요.
한 구멍 아래에 두세 마리가 모이면 분위기가 바뀝니다.
서로 자극을 받는지 입질이 훨씬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넓은 분지에서 어군을 찾을 때는
구멍을 촘촘히 뚫어 훑는 방식이 잘 맞지 않습니다.
구멍 하나만 뚫고 15~20분,
길게는 30분까지 아래를 지켜보세요.
한두 마리라도 지나가는지부터 봅니다.
큰 이동은 쉽게 말해
한 구멍을 충분히 보고도 어군이 없을 때
훨씬 멀리 떨어진 곳으로 아예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45m쯤 옮기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270m 안팎까지 과감하게 움직이는 쪽이 맞습니다.
어군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면 방식이 달라집니다.
그 일대에 구멍을 촘촘히 뚫고
짧게짧게 옮겨 다니며 노립니다.
퍼치는 큰 이동으로 찾고
작은 이동으로 잡는 고기입니다.
퍼치가 큰다고 알려진 접시 모양 호수는
연안에 단단한 바닥이 깔려 있다가
안쪽으로 들어가면 평평하고 무른 분지 바닥으로 바뀝니다.
겨울 내내 어군이 이 전환선 바로 바깥을 따라 움직이는 듯해서
호수를 한 바퀴 돌며 구멍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어군을 자주 만납니다.
분지 바닥에는 민물새우, 붉은 벌레, 곤충 유충이 많습니다.
퍼치가 이런 작은 먹이를 쫓다 보니
이 바닥 위를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퍼치가 벌레와 새우류를 먹다 보니
채비도 작은 쪽으로 갑니다.
많이 쓰는 조합은 텅스텐 지그에
입구가 넓은 바늘을 단 것입니다.
먹이고기 머리나 퍼치 눈알을 꿰어 쓸 때는
바늘이 큰 쪽이 꿰기도 걸기도 편합니다.
먹이고기는 머리 위쪽을 위에서 아래로 꿰고
살짝 눌러 부레의 공기를 빼 줍니다.
그래야 미끼가 빨리 내려갑니다.
작고 몸이 짧은 스푼도 함께 씁니다.
크기보다 중요한 건 물속에서 얼마나 빨리 가라앉느냐입니다.
이 채비는 쉽게 말해
미끼를 바닥까지 실어 나르는 운반 수단일 뿐입니다.
바닥 가까이에서 흩어져 다니는 퍼치가 많으니
낙하 속도가 곧 입질 기회입니다.
구멍을 옮겨 다니는 낚시에서는
로드를 두세 대 챙겨 두면 손이 덜 갑니다.
소나 케이스에는 여분 로드를 두 대쯤 꽂을 수 있으니
미끼를 미리 달아 두세요.
입질을 놓치거나 미끼를 잃었는데
아래에 어군이 그대로 있다면
이미 준비된 로드를 바로 내려 보냅니다.
채비를 바꿔 다른 모양을 보여 줄 때도 편합니다.
소나 진동자를 넣는 컵에는
먹이고기를 몇 마리 넣어 두면
이동하면서도 미끼 걱정이 없습니다.
입질은 살짝 건드리는 정도로 오는 일이 흔합니다.
바닥 경계가 뚜렷한 호수라면
단단한 연안 바닥이 끝나는 선을 따라
호수를 도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경계가 눈에 띄지 않는 호수에서는
이 방법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구멍 하나를 뚫고
15~30분 동안 지나가는 어군이 있는지 지켜봅니다.
아무것도 안 보이면 근처를 맴돌지 말고
멀리 떨어진 자리로 옮기는 게 편합니다.
국내 결빙 저수지나 댐호에서도
어군이 움직이는 고기라면 판단은 같습니다.
자리를 지키는 시간보다
어군을 만날 때까지 걷는 거리가 조과를 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