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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규격의 새 베어링과 오래 쓴 베어링을
나란히 놓으면 눈으로는 구분이 안 됩니다.
차이는 체커에 끼워 돌렸을 때 나는 소리와
손끝에 오는 떨림에서 갈립니다.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베이트릴 베어링 점검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원인을 모른 채 기어부터 갈면
멀쩡한 부품에 돈을 쓰고도
거친 릴링감이 그대로 남을 때가 있습니다.
기어를 바꿀지, 베어링만 바꿀지 가려내는 방법과
잘 안 빠지는 베어링을 빼는 요령을 함께 담았습니다.
이 글은 베이트릴 베어링 점검과
교체 판단에 집중합니다.
릴링감이 거칠어졌다는 증상 하나에도
원인은 여러 갈래입니다.
기어가 닳았을 수도 있고,
베어링이 닳았을 수도 있고,
둘 다 닳았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릴마다 증상이 제각각이라
속을 열어 보지 않고는
어디가 탈인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부품을 한꺼번에 다 갈 수는 없습니다.
베어링이 원인이면 베어링만,
기어가 원인이면 기어만 바꾸고 싶은 게
정비하는 사람 마음입니다.
여기서 쓸 수 있는 방법이
베어링만 따로 빼서 상태를 보는 것입니다.
릴링감이 나빠졌을 때 베어링부터 점검하면
기어까지 바꿀지 말지를 먼저 가려낼 수 있습니다.
베어링만 따로 점검하려면
점검 도구가 제대로 잡아내 줘야 합니다.
정밀도가 낮은 체커로 돌려 보고 넘겼는데
실제로는 베어링이 닳아 있었다면,
원인 찾기가 처음부터 틀어집니다.
베어링 체커는 쉽게 말해
베어링만 따로 끼워 돌리면서
소리와 떨림으로 상태를 가려내는 도구입니다.
골드웍스(GOLDWorks)의 베어링 체커는
머리 부분이 나사식 캡으로 되어 있습니다.
베어링을 끼우는 이 캡은 떼어 낼 수 있습니다.
캡을 떼어 보면 안쪽이 이중 파이프 구조이고,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이런 구조라서 베어링이 조금만 떨려도
떨림과 잡소리가 크게 울려 나옵니다.
소리와 진동을 키워서 보여 주는 쪽의
점검 도구로 분류됩니다.
크기와 규격이 똑같은 베어링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하나는 오래 써서 닳은 것이고,
하나는 출고 상태 그대로인 새것입니다.
겉으로는 어느 쪽이 닳았는지 전혀 모르고,
확대해서 속을 들여다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개 모두 오일을 넣지 않은 채로
체커에 끼워 손가락으로 튕겨 봅니다.
막상 돌려 보면 결과가 금방 갈립니다.
새 베어링은 귀를 바짝 대야
옅은 바람 소리가 겨우 들립니다.
닳은 베어링은 돌리자마자
거친 소리가 그대로 들립니다.
체커가 쓸모 있는 이유는 소리만이 아닙니다.
체커를 손에 들고 돌려 보면
닳은 베어링은 떨림이 손바닥까지 올라옵니다.
귀로는 잡소리를 못 느낀 베어링도
손으로는 거친 느낌이 잡힐 때가 있습니다.
이런 베어링을 그대로 릴에 넣으면
그 떨림이 핸들을 타고 손에 옵니다.
감는 느낌이 뻑뻑하다고 느끼는 게
바로 이 떨림 때문입니다.
소리가 나지 않는 베어링이라도
손에 떨림이 오면 릴에 넣었을 때
핸들에 거친 느낌이 남습니다.
새 베어링은 세게 돌려도
손에 떨림이 거의 오지 않습니다.
릴 안에서 가장 빨리 닳는 곳은
스풀 베어링입니다.
릴에서 가장 빠르게 도는 자리라
닳는 게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습니다.
스풀 쪽 베어링과 사이드컵 쪽 베어링을
체커에 걸어 보면
잡소리 원인을 찾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이 두 곳은 릴을 크게 분해하지 않아도
직접 빼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 정비해 보는 낚시인도
손대기 쉬운 자리입니다.
하나 더 볼 곳이 핸들 노브입니다.
손에 가장 가까운 부품이라
여기서 생긴 떨림은 곧장 손에 옵니다.
노브 캡을 벗기고 나사를 풀면
한쪽 노브에 베어링이 한두 개 들어 있습니다.
이걸 체커에 걸었을 때 잡소리가 나면
노브 베어링만 바꿔도 나아질 때가 있으니
한 번 확인해 보세요.
베어링을 갈 때 안쪽 고정 핀까지는 뺐는데
베어링이 안 빠져서 애먹는 일이 많습니다.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두드려 보다가 끝내 못 빼는 경우도 흔합니다.
픽업 캡은 체커 머리의 나사 자리에
바꿔 끼워 쓰는 베어링 빼는 부속을 말합니다.
골드웍스의 타쿠미 베어링(Takumi Bearing)
시리즈에서 나온 부속입니다.
한 덩어리를 통째로 깎아 만든 절삭 가공품입니다.
베어링 안쪽에 넣고 조인 다음
그대로 위로 당기면 쉽게 빠집니다.
시마노(Shimano)의 최근 릴은
베어링 바깥 벽에 미끄럼 방지 O링이 들어 있습니다.
베어링이 헛돌지 않게 잡아 주는 부품인데,
반대로 뺄 때는 이 O링이 발목을 잡습니다.
이런 릴일수록 픽업 캡 같은 부속이 있으면
정비가 훨씬 편해집니다.
베어링 체커는 정비할 때만 쓰는 도구가 아닙니다.
같은 제품으로 산 베어링이라도
잘 도는 것과 덜 도는 것이 섞여 있습니다.
교체용 베어링을 여러 개 들여왔다면
하나씩 체커에 걸어 보세요.
잡소리와 떨림이 가장 적은 것을 골라낼 수 있습니다.
한 번 갖춰 두면 베어링 고르는 일까지
스스로 할 수 있어서 쓰임새가 꽤 넓습니다.
베이트릴을 여러 대 돌려 쓴다면
릴마다 상태를 확인하고
새로 넣을 베어링까지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겉모습으로는 새것과 닳은 것을 못 가리는 만큼,
손과 귀로 한 번 거르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분해 정비를 맡기기 전에
체커로 베어링부터 걸러 보세요.
어느 부품에 돈을 써야 할지가 먼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