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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평평해 보인다고
갯벌 한가운데로 그냥 걸어 들어가는
낚시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갯벌 바닥에는
모래 물결 사이로 깊은 골이 파여 있어서
밀물이 시작되면 돌아오는 길이 먼저 막힙니다.
여기에 가오리와 뻘까지 겹치면
낚시보다 안전을 먼저 봐야 하는 곳입니다.
갯골과 해초, 물 흐름으로 자리를 읽는 기준을
순서대로 짚어 보겠습니다.
이 기준을 알면 넓은 갯벌 안에서
농어가 모이는 자리를 훨씬 빨리 좁힐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서해 갯벌권 농어 낚시의
자리 읽기와 안전 수칙에 집중합니다.
갯벌은 쉽게 말해
강이 실어 온 모래와 진흙이 오래 쌓여서
넓게 드러난 얕은 땅입니다.
사람이 만든 인공 갯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강물이 쌓아 올린 땅입니다.
강 하구 끝에서 물이 퍼지는 자리와
큰 강이 휘는 안쪽에 생깁니다.
흐름이 센 가운데 줄기 양옆에도 모래가 쌓입니다.
수문 옆 오목한 자리는 아주 얕아서
간조에 바닥이 드러나 갯벌처럼 변합니다.
이런 곳에는 영양분이 많은 강물이 들어오고,
그 물을 따라 플랑크톤이 모입니다.
플랑크톤을 먹으러 작은 물고기가 오고,
작은 물고기를 먹으러 농어가 들어옵니다.
갯벌에 농어가 모이는 건
물이 빠졌다 들어오는 사이에
먹이가 계속 새로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물이 빠지면 바닥이 공기에 닿아 산소가 돌고,
그래서 한여름 고수온에도 물이 잘 상하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물이 조금 탁해도 가을에서 겨울로 갈수록
맑은 물이 들어와 점점 투명해집니다.
겨울 갯벌에 생물이 유난히 많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물이 들어올 때마다 새 농어가 갯벌로 들어옵니다.
먹이를 따라 막 들어온 농어라서
의욕이 좋은 편입니다.
수심도 한몫합니다.
깊은 곳에서는 농어가 먹이를 쫓아다니느라 힘이 듭니다.
얕은 곳에서는 먹이가 코앞에 몰려 있어서
농어가 쉽게 먹습니다.
낚시인도 층을 표층, 중층, 바닥 정도로만 나눠도 윤곽이 잡힙니다.
던지는 자리도 까다롭지 않습니다.
교각 명암을 핀으로 노리는 낚시와 달리
갯벌은 사방이 물입니다.
저쪽 방향 정도로 넓게 던져도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센티미터 단위로 맞출 필요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막상 걸어 보면 갯벌은 평평하지 않습니다.
모래 물결 때문에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이어지는데,
그중 깊게 파인 도랑을 갯골이라고 부릅니다.
갯골은 갯벌 바닥에 길게 패인 물길을 말합니다.
갯골은 강 본류가 지나가는 줄기에 가장 크게 생깁니다.
여기가 첫 번째 노릴 자리입니다.
그런데 한쪽에 항구처럼 깊은 곳이 붙어 있으면
본류 말고 옆에서도 물이 밀고 들어와 다른 골이 생깁니다.
찾는 법은 지도 앱의 위성사진이 가장 빠릅니다.
위에서 보면 깊은 골이 검은 선으로 보입니다.
가로로 난 잔물결 모양 골은 높이 차가 10~30cm쯤이라
눈에 덜 띄지만 이것도 노릴 만한 자리입니다.
다만 태풍이 지나가면 물이 한꺼번에 빠져서 골 위치가 바뀝니다.
위성사진으로 대강 짚어 두고
낮에 물이 크게 빠지는 날 직접 확인해 보세요.
여름에는 낮에도 물이 크게 빠져서 걸어 보기 좋습니다.
갯벌 끝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깊은 곳은
퇴적이 멈추는 자리라서 갑자기 깊어집니다.
물이 빠지면 얕은 곳에 있던 고기가 한곳으로 몰렸다가
막바지에 이 깊은 곳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간조 직전이 노릴 때입니다.
다만 멀리 걸어 나가야 해서
돌아올 길을 알아 둔 뒤에 가야 합니다.
강 유입구는 사정이 다릅니다.
물이 아직 높아 멀리 못 나가는 시간에도
앞쪽 유입구는 웨이딩으로 닿습니다.
큰 강 말고 작은 개울이 흘러드는 곳에서도
같은 흐름이 들어오니 눈여겨보세요.
배 길은 항구와 이어진 인공 수로입니다.
위성사진에서도 선이 뚜렷하고
현장에서는 말뚝이 한 줄로 늘어서 있습니다.
배가 지나다니는 만큼 깊고,
먹잇감과 농어가 같이 지나는 통로가 됩니다.
위성사진에서 주변과 색이 다른 둥근 자리가 보이면 해초밭입니다.
현장에서는 부채꼴로 던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각도에서만 해초가 걸리고 저쪽에서는 안 걸리는 것이
손에 그대로 옵니다.
해초는 작은 새우와 물고기가 숨는 구조물입니다.
농어도 해초 옆에 붙어서
지나가는 먹이를 노립니다.
그런데 걸린다고 같은 루어로 그 자리만 계속 치면
해초만 걸려 올라오고 입질은 없습니다.
걸리지 않는 좌우 라인을 노려야
해초 옆을 지나는 루어에 입질이 나옵니다.
해초 바로 위를 노릴 때는 얕게 잠기는 루어를 씁니다.
표층 0cm부터 10cm, 20cm 순서로 카운트다운해 보세요.
30cm 잠기는 루어에서 걸린다면
해초가 30cm 위까지 자란 곳이고,
그 위로 지나가면 걸리지 않습니다.
갯골도 해초도 결국 물 흐름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갯골은 흐름이 빠르게 달리고,
해초에는 흐름이 부딪혀 좌우로 갈라지거나 휘돕니다.
갯벌은 이상하게도 강이 한쪽으로 흐른다고
모든 물이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습니다.
가운데 줄기에 끌려가 반전되면서 반대로 흐르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낮에는 물색이 갈리는 경계부터 찾습니다.
위성사진은 한순간의 모습이라 흐름은 담지 못합니다.
오른쪽으로 던지면 왼쪽으로 흐르고,
왼쪽으로 던지면 오른쪽으로 흐르는지 확인해 보세요.
감는 저항이 무거운 곳과 가벼운 곳을 머릿속에 지도로 그리면
경계가 보입니다.
경계를 찾은 뒤에는 던지는 자리를 바꿉니다.
물이 높을 때는 상류 쪽에 서서 하류로 던지세요.
물이 빠져 멀리 나갈 수 있다면
하류 쪽에 서서 상류로 던지면 됩니다.
두 경우 모두 루어가 경계를 오래 지나갑니다.
찾는 캐스팅과 노리는 캐스팅은 서 있는 자리가 다릅니다.
경계는 벽 구실을 합니다.
흐름이 빠른 쪽으로는 작은 물고기가 가지 못해서
농어가 몰아붙이기 쉽습니다.
경계를 따라 흐름이 거의 없는 자리를
작은 물고기가 오가기도 하니 농어가 그곳을 노립니다.
물때가 첫째입니다.
내림물에 들어가 간조까지 낚시하고
밀물이 시작되면 나오는 것이 원칙입니다.
낚시에 빠지면 시간을 잊으니 휴대폰으로 간조 시각 알람을 맞춰 두세요.
갯골은 두 번째 위험입니다.
갑자기 깊어지는 골에 빠지면 웨이더에 물이 차 발이 뜹니다.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높이 30cm짜리 가로 골도
물이 찬 뒤에는 무섭습니다.
가오리에게 찔리면 병원비도 들고 통원도 길어집니다.
가오리 가드를 꼭 착용하고
발밑을 라이트로 비추면서 발을 끌듯이 걸으세요.
옆에서 발이 닿으면 가오리가 도망가지만
위에서 밟으면 찔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등에 다는 점멸등은 두 가지 일을 합니다.
하나는 뒤에 들어온 낚시인이 어둠 속에서
사람을 못 보고 캐스팅하다 걸리는 일을 막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배 길을 지나는 배에게 내 위치를 알리는 것입니다.
배가 다가오면 라이트를 비춰 알리세요.
모래 갯벌이 단단해도 뻘이 쌓인 곳은 있습니다.
발목까지 들어가면 거기서 멈추세요.
한두 걸음 더 가면 무릎까지 빠져 못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처음 가는 갯벌이라면 위성사진으로 갯골과 해초 위치를 미리 짚어 두세요.
낮에 물이 크게 빠지는 날 한 번 걸어 보며
흐름이 갈리는 경계까지 눈으로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같은 갯벌이라도 하구 끝과 큰 강 안쪽,
수문 옆 오목한 자리는 흐름이 다르게 움직입니다.
한 곳에서 맞았던 자리를 그대로 옮겨 오지 말고
그곳의 갯골과 경계부터 다시 찾아보세요.
가을 이후에는 밤에 물이 크게 빠지니
위험한 갯골을 낮에 알아 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