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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쓰던 리트리브 속도에 입질이 끊기면
루어부터 바꾸는 분들이 많습니다.
처음엔 다들 루어 탓으로 돌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루어 상자만 돌고
정작 속도는 한 번도 건드리지 못한 채 하루가 끝납니다.
평소 속도가 몸에 밴 낚시인일수록 이런 날이 잦습니다.
수온이 갑자기 내려가거나 낚시 압박이 높아진 날이 특히 그렇습니다.
조건이 바뀐 날에는 루어보다
속도의 폭을 넓히는 쪽이 기준이 됩니다.
이 글은 리트리브 속도를 정하는 방법과
수심층을 지키며 속도를 바꾸는 판단에 집중합니다.
루어를 처음 만졌을 때는 기준이 될 속도가 없습니다.
낚시를 하면서 루어에 익숙해지면
그 루어를 가장 편하게 쓰는 속도를 스스로 찾아 갑니다.
스피너베이트는 이 정도, 크랭크베이트는 이 정도 하는 식으로
누구에게나 자기 평소 속도가 생깁니다.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스피너베이트가 가장 잘 먹히는 속도 폭은
프로든 일반 낚시인이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폭 안에서 쓰면 열 번 중 일곱 번쯤은 통합니다.
문제는 어느 단계를 지나서입니다.
이 속도가 제일 잘 먹힌다는 생각에 갇히면
그 속도만 쓰게 됩니다.
평소 폭 밖에는 두 방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경쟁심을 자극하는 아주 빠른 속도입니다.
다른 하나는 방어 본능을 건드리는 아주 느린 속도입니다.
평소 쓰지 않던 속도로 바꾸면
그동안 반응하지 않던 배스가 튀어 나와 물기도 합니다.
하루 조과를 가르는 한 마리가 이렇게 나옵니다.
가장 좋은 속도를 찾는 일은 중급으로 올라가는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위로 가려면 이 폭을 어디서 어떻게 벗어날지 생각해야 합니다.
속도 한 가지에 매달려 거기서 못 빠져나오면
중급에서 상급으로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선배가 후배에게 같이 낚시 가자고 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도구가 없다는 후배에게 선배는 자신 있는 스피너베이트를 빌려 줍니다.
선배는 늘 쓰던 속도로 포인트를 훑는데 반응이 없습니다.
낚시가 처음인 후배는 좋은 속도를 알 리 없으니
그냥 던져서 감습니다.
그 속도가 알려진 폭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끝나 보면 제일 큰 배스는 후배 쪽에서 나옵니다.
다음 주 조건이 되돌아오면 후배는 같은 자리에서 입질을 못 받고
선배가 마릿수를 채웁니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넘기기 쉽지만
루어 낚시에 그런 건 없습니다.
먹이도 아닌 인조물로 배스를 속여야 하는 낚시라서
속이는 요소 중 하나가 후배의 속도였을 뿐입니다.
속도를 바꿀 때 놓치기 쉬운 게 수심층입니다.
수심층(존)은 쉽게 말해 루어를 통과시키려고 정해 둔 물속 층을 말합니다.
이 층을 먼저 정하고 속도를 정하는 순서라서
속도를 바꾸다 수심층까지 달라지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스피너베이트는 빨리 감으면 떠오릅니다.
이 층을 훑으려고 정했는데 속도를 올릴수록 점점 위로 올라옵니다.
스커트 볼륨을 줄이면 저항이 내려가서
떠오르는 힘을 누를 수 있습니다.
블레이드를 조금 작게 바꿔도 저항 차가 커서 같은 효과가 납니다.
볼륨과 블레이드를 바꿔 가며
수심층을 지킨 채 속도를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 두세요.
크랭크베이트는 떠 있다가 속도를 올리면 립에 물이 걸려 잠겨 갑니다.
뉴트럴 리트리브는 부력과 균형이 맞는 곳까지 속도를 늦춰 감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속도까지 늦추면 루어는 훨씬 위쪽 층을 헤엄칩니다.
큰 모델을 멀리 던져 감으면 3m까지 닿는 크랭크베이트가 있습니다.
이 루어도 속도를 극단적으로 늦추면
절반인 1.5m 층만 계속 지납니다.
3m를 지날 때와 1.5m를 지날 때는 루어 움직임도 달라지고,
얕은 층에서는 움직임이 훨씬 느려집니다.
한 치수 작은 모델로 1.5m를 끌려면 속도를 꽤 올려야 합니다.
오늘은 더 느리게 감고 싶다고 그대로 늦추면 얕아집니다.
이때는 한 치수 큰 모델로 바꿔 1.5m를 끌 속도까지 낮추세요.
1.5m 층을 그대로 두고 천천히 헤엄쳐 올라옵니다.
수심층을 바꾸지 않고 속도를 올리거나 내리려면
때로는 루어 튜닝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서 차이를 내는 쪽이 고수라 불리는 낚시인들입니다.
같은 층을 훑는데 루어를 바꿔도 안 먹힌다면
자신 있게 짠 공략의 어디가 문제인지 한 번 따져 보세요.
이 검증을 거치면 그 뒤로 입질 폭이 크게 달라집니다.
색도 아니고 액션도 아닙니다.
속도는 배스가 루어에 달려들게 만드는 착각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얕은 자리든 깊은 자리든 먼저 정할 건 수심층입니다.
속도는 그 층을 지킨 채 바꾸는 겁니다.
자리가 바뀌어도 이 순서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평소 속도의 폭으로 통하는 날에는 그대로 쓰세요.
조건이 바뀌어 반응이 끊기면
폭 밖의 속도를 시험해 볼 차례입니다.
아주 빠르게 감아 경쟁심을 건드려 보고,
아주 느리게 감아 방어 본능을 건드려 보세요.
한 가지 속도에 갇히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이 되풀이됩니다.
자신 있게 쓰는 속도가 있다면
그 바깥으로 한 걸음 내디뎌 보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