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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풀 축에 합사를 단단히 묶어 두면
그걸로 끝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기온이 떨어지는 늦가을부터는
그 매듭이 헐거워지면서
합사 뭉치가 스풀 위에서 통째로 미끄러집니다.
이렇게 되면 드랙이 힘을 쓰지 못해서
큰 방어가 걸려도 감아 들이지 못합니다.
왜 추울 때 유독 잦은지,
어떤 줄을 얼마나 깔아야 막는지
그 기준을 차례로 짚어 두었습니다.
굵은 합사로 방어·부시리를 노린다면
출조 전에 한 번 살펴볼 만한 내용입니다.
이 글은 합사 스풀 미끄러짐의 원인과
나일론 밑줄 세팅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아침에 채비를 묶고 자리에 서서
몇 번 던지고 감다 보면
어딘가 감기는 느낌이 어색할 때가 있습니다.
라인을 손으로 잡고 당겨 보면
드랙 소리도 없이 줄이 스르르 빠져나옵니다.
이게 스풀 미끄러짐입니다.
쉽게 말해 드랙이 아니라
스풀 위에 감긴 합사 전체가
스풀 표면을 따라 헛도는 현상을 말합니다.
맨 아래 스풀 축에 묶은 매듭이 조금만 밀려도
위에 감긴 줄이 한꺼번에 따라 돕니다.
이때 라인롤러 쪽에서 줄이 비벼지듯 돌면서
드랙이 미끄러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처음 겪으면 릴이 고장 난 줄 아는 분도 많습니다.
현장에서 보면 꼼꼼히 감아 둔 릴도
열 대에 한 대꼴로는 이 일이 생깁니다.
수중여가 깔린 갯바위에서는
걸고 나서 첫 몇 초가 승부입니다.
그런데 스풀 위에서 라인이 미끄러지면
아주 약한 힘에도 줄이 풀려 나가서
드랙이 버텨 줄 틈이 없습니다.
스풀 위에서 라인이 헛돌면
드랙 세팅은 아무 의미가 없어집니다.
여 속으로 파고드는 고기라면
그대로 일직선으로 들어가 쓸려 끊깁니다.
힘이 센 방어·부시리류라면
줄은 계속 풀리는데 거둬들이지 못하고
하염없이 핸들만 돌리게 됩니다.
바닥이 거친 자리일수록
이 한 번의 헛돎이 채비 손실로 바로 이어집니다.
여밭 갯바위에 들어가기 전에는
스풀 쪽부터 먼저 의심해 보세요.
여름에 스풀 축을 꽉 묶어 두었는데
겨울 들어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스풀은 금속이라 열이 잘 전해지다 보니,
기온이 내려갈수록 줄어듭니다.
축이 줄면 그 위에 감아 둔 매듭도
함께 느슨해집니다.
문제는 합사가 거의 늘어나지 않는 줄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세게 조여도
축이 줄어든 만큼 따라 줄어들지 못하니
붙잡는 힘에 한계가 있습니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계속 스르르 빠집니다.
특히 추운 날 아침에 잘 생기고,
멀쩡하다가 두세 번 던진 뒤
갑자기 미끄러지기도 합니다.
합사 3호 이상, 3.5호·4호·5호·6호처럼
굵은 줄일수록 이 증상이 잘 나옵니다.
밑줄이라고 하면 보통
원줄이 모자랄 때 높이를 채우는 줄을 떠올립니다.
여기서 말하는 밑줄은 쓰임이 다릅니다.
나일론 밑줄은 스풀 축을 붙잡는 일만 맡는
아주 짧은 바탕 줄을 말합니다.
스풀 맨 아래에만 50cm에서 1m 정도
나일론 줄을 먼저 감아 두면 됩니다.
나일론은 조금씩 늘어나는 줄이라
스풀이 추위에 줄어들어도 따라 줄어듭니다.
매듭이 꽉 묶인 그대로 남으니
겨울에도 붙잡는 힘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플로로카본으로 대신해도 되지만,
나일론이나 카본나일론처럼
늘어나는 성질이 있는 줄이 더 잘 맞습니다.
실제로 보면 이 한 단계를
귀찮아서 건너뛴 릴에서 꼭 탈이 납니다.
밑줄을 너무 굵게 쓰면
스풀 맨 아래에 혹처럼 턱이 생깁니다.
그러면 위로 감기는 합사 모양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고르지 않게 됩니다.
원줄이 합사 5~6호처럼 굵더라도
밑줄은 8호 정도를 위쪽 한계로 잡으세요.
보통의 쇼어 낚시라면
나일론 3~4호 정도면 무리가 없습니다.
묶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줄을 두 겹으로 접어 고리를 만들고,
끝을 그 고리에 1~3회 통과시킵니다.
스풀 축에 걸어 단단히 조인 뒤
끝 실은 바짝 잘라 냅니다.
50cm쯤 감고 끊은 다음
더블 유니 노트로 합사를 이어 감으면
스풀 위 라인 모양도 깔끔하게 잡힙니다.
어떻게든 미끄러짐을 막고 싶다면
스풀 축 매듭 위에 테이프를 한 장 붙여 보세요.
스피닝릴은 이 방법으로
붙잡는 힘을 가장 크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베이트릴 스풀에는
테이프나 스티커를 붙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라이트게임용 릴에 굵은 나일론으로
밑줄을 묶었다면 끝 실도 살펴야 합니다.
잘라 낸 끝 실이 뾰족하게 서 있으면
원줄이 거기에 끼거나 걸립니다.
그러면 아직 30m쯤 남아 있는데도
던지는 도중 줄이 턱 하고 멈춥니다.
그 충격에 라인이 중간에서 끊기거나
비거리가 부드럽게 나오지 않습니다.
끝 실을 테이프로 덮으면 줄이 매끄럽게 풀립니다.
그대로 두면 남은 줄 30m 앞에서 걸립니다.
발 앞에 수중여가 깔린 남해 외해권 갯바위라면
걸고 나서 첫 질주를 드랙으로 세워야 합니다.
이런 자리에 굵은 합사를 감아 들어간다면
나일론 밑줄에 매듭 테이프까지
한 세트로 해 두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바닥이 비교적 깨끗한 방파제에서
가는 줄로 라이트게임을 한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이때는 밑줄 굵기를 낮추고
끝 실이 서 있지 않은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자리를 옮기기 전에, 그리고 첫 몇 번 던진 뒤에
라인을 손으로 한 번 당겨 보세요.
스풀 위로 줄이 밀리는지 미리 알 수 있습니다.
방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씨알도 함께 확인하고 들어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