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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깅을 처음 배우면
샤크리 때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나는지부터
신경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리가 안 나면 내 동작이 틀렸다고 여기고,
정작 샤크리 뒤에 라인을 놓쳐
입질도 못 보고 지나갑니다.
샤크리는 소리가 아니라
샤크리 뒤 라인 상태와 에기 움직임으로
잘잘못을 따져야 합니다.
입문용 에깅 로드와 릴로도
소리는 나고, 조과도 충분히 납니다.
이 글은 입문용 장비로 하는 샤크리와
샤크리 뒤 폴링 판단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비싼 장비가 아니면
샤크리 소리가 안 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해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시마노 솔티 어드밴스(Shimano Salty Advance)는
부담 없는 입문 가격대 에깅 로드로 분류됩니다.
여기에 미라벨(Miravel) 릴을 붙이면
릴이 로드보다 조금 비싼 정도의 조합이 나옵니다.
이 급의 장비로도
바람 가르는 샤크리 소리는 그대로 납니다.
한 가지 팁은 바로 올리지 않는 겁니다.
에기를 조금 가라앉힌 뒤에 샤크리하면
로드에 무게가 실려 훨씬 올리기 편합니다.
샤크리 소리는 쉽게 말해
로드가 빠르게 공기를 가르면서 나는 바람 소리입니다.
그러니 소리는 장비 값이 아니라
로드가 움직이는 속도에서 갈립니다.
팔 전체로 크게 들어 올리면
로드가 생각보다 느리게 움직입니다.
반대로 손목 스냅을 짧게 쓰면
로드 끝이 순간적으로 빨라지고,
그때 날카로운 바람 소리가 납니다.
많이 쓰는 방식 가운데
엔드탭 저크(End Tap Jerk)가 있습니다.
엔드탭 저크는 로드 버트 끝을 손으로 쳐서
팁의 초속을 끌어올리는 샤크리를 말합니다.
버트를 치는 순간 팁이 튕겨 나가니
힘을 많이 쓰지 않아도 소리가 쉽게 나옵니다.
손목이든 엔드탭이든
원리는 하나, 초속을 올리는 겁니다.
옆자리 낚시인이 샤크리할 때마다
바람 소리가 또렷하게 나면
그 모습이 꽤 멋있어 보입니다.
처음엔 다들 여기서 흔들립니다.
내 샤크리가 이상한 건 아닌지,
저렇게 해야 잡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시작됩니다.
이 고민이 깊어지면
소리 내는 연습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소리가 안 나니 못 잡을 거라 여기고
에깅 자체에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샤크리 소리는 조과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로드 속도에서 따라 나오는 결과입니다.
소리 나는 샤크리로도 무늬오징어는 올라옵니다.
소리 없는 샤크리로도 똑같이 올라옵니다.
같은 샤크리를 두 번 해 보면 차이가 보입니다.
한 번은 올린 뒤 라인을 대충 둔 채 내버려 두고,
한 번은 라인을 곧게 정리한 다음
에기를 차분히 떨어뜨립니다.
무늬오징어가 붙는 쪽은 뒤쪽입니다.
샤크리 동작 자체는 둘 다 문제가 없습니다.
차이는 샤크리 뒤에서 납니다.
라인이 늘어진 채 방치되면
에기를 안는 입질이 와도 손에 오지 않습니다.
라인 상태를 안 보고 있으니
작은 변화도 알아챌 방법이 없습니다.
문제는 에기 쪽에서도 생깁니다.
라인이 제멋대로 끌리면 에기 자세가 흔들리고,
무늬오징어가 에기를 안기 어려워집니다.
흔들리는 에기는 경계심까지 키웁니다.
에깅 조과는 샤크리 모양보다
샤크리 뒤 에기를 얼마나 차분히
떨어뜨리느냐에서 갈립니다.
샤크리를 마친 뒤 에기를 내리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라인을 곧게 잡아 두고 차분히 떨어뜨리는 방식,
그리고 라인을 풀어 에기를 프리로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어느 쪽을 고르든 공통점이 있습니다.
라인을 의식하면서 에기를 내린다는 점입니다.
라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속 보고 있어야
입질이 들어오는 순간도 잡아낼 수 있습니다.
라인을 보고 내리면 입질이 손에 들어옵니다.
라인을 놓고 내리면 입질이 지나가 버립니다.
샤크리의 목적은
에기를 움직여 무늬오징어 눈에 띄게 하는 데 있습니다.
어떤 자세로, 어떤 모양으로 올리느냐보다
에기가 물속에서 어떻게 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에기를 순간적으로 확 튕기고 싶을 때는
초속을 올린 날카로운 샤크리를 씁니다.
움직임을 짧게 누르고 싶을 때는
힘을 덜어 낸 샤크리로 바꿉니다.
이렇게 목적을 먼저 정하면
소리는 나기도 하고 안 나기도 합니다.
소리 없는 샤크리라도
뒤에 차분한 폴링이 따라붙으면 충분히 잡힙니다.
노리는 움직임을 분명히 정하고
그대로 에기를 보내는 사람이 결국 무늬오징어를 만납니다.
다음 출조에서는 소리 대신
에기가 어떻게 튀었는지를 떠올려 보세요.
남해와 제주, 동해 남부의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면
자리마다 바람과 물 흐름이 다릅니다.
그런데 자리가 바뀌어도
가장 먼저 손볼 곳은 샤크리 소리가 아닙니다.
새 자리에 서면 우선 에기를 조금 가라앉히고
샤크리 한 번에 라인 정리 한 번을 짝지어 보세요.
라인이 곧게 서는지, 에기가 차분히 내려가는지
그것만 확인해도 입질을 놓치는 일이 줄어듭니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무늬오징어 가을 시즌입니다.
이 시기에 입문용 로드 한 대로 시작하더라도
소리 걱정은 접어 두고
폴링 하나에 집중하는 편이 조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