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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크는 메우고 EVA는 깎는다, 오래 쓴 루어 로드 그립에서 갈리는 손질

코르크는 메우고 EVA는 깎는다, 오래 쓴 루어 로드 그립에서 갈리는 손질

루어 로드를 고를 때
그립은 보기 좋은 쪽으로 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코르크와 EVA는 상하는 모양이 달라서,
손질법을 모르고 쓰면 그립이 금방 낡아 보입니다.
그립 소재는 물을 맞는 자리와
손질 습관을 기준으로 고르면 실패가 줄어듭니다.

요즘 루어 로드 그립은
크게 코르크와 EVA 두 갈래로 나뉩니다.
코르크의 표면 구멍과 뜯김,
EVA의 번들거림과 무게까지
현장에서 바로 따질 수 있게 나눠 두었습니다.

이 글은 코르크와 EVA 그립의 표면 변화와
손질 방향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코르크 표면의 작은 구멍이
빠져나오는 과정


코르크 그립은 쉽게 말해
코르크참나무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
둥글게 뚫어 낸 천연 소재 손잡이입니다.
껍질은 긴 주기로 다시 자라서
같은 나무에서 되풀이해 거둘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천연 껍질 곳곳에
작은 구멍이 박혀 있다는 점입니다.
새 로드를 받아 보면
이 구멍들이 퍼티로 매끈하게 메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쥐고 다니다 보면 퍼티가 조금씩 줄어듭니다.
퍼티가 줄면 구멍 테두리가 넓어지고,
결국 구멍이 통째로 빠져나옵니다.

코르크 그립의 구멍 빠짐은
EVA에는 없는 코르크만의 숙명 같은 손상입니다.
그대로 두면 그립 전체가 낡아 보이니,
구멍이 넓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메워 주세요.
보수 비용 자체는 크게 들지 않습니다.


2. 물이 튀는 자리에서
갈리는 그립 흡수 차이


물보라가 손까지 튀는 자리라면
그립이 물을 얼마나 머금는지가 먼저 보입니다.
코르크는 마찰이 커서 손에 잘 붙고,
물이 튀어도 거의 빨아들이지 않고 금방 마릅니다.
그러니 젖은 손으로 오래 쥐고 있어도
쥐는 힘이 크게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EVA는 물을 어느 정도 머금습니다.
대신 손에 닿는 감촉은 EVA도 좋습니다.
매끈하지도 거칠지도 않은 결에
적당히 말랑하고 너무 단단하지 않아서,
많은 로드가 EVA를 그립으로 씁니다.

코르크는 열에도 강한 편이라
햇볕이나 날씨 탓에 상하는 정도가 덜합니다.
남해 갯바위나 동해 방파제처럼
물을 자주 맞는 곳에서는
흡수가 적은 코르크 쪽이 손에 덜 미끄럽습니다.


3. 작은 걸림에 뜯기는 코르크,
홈만 남는 EVA


코르크는 부드럽고 탄력도 있지만
섬유 결이 독특합니다.
어딘가에 살짝 걸린 채 비틀린 힘을 받으면
세모 모양으로 떨어져 나갈 때가 있습니다.

EVA 그립은 질기고 끈끈한 성질이라
같은 걸림에도 쉽게 깨지지 않습니다.
로드를 바닥에 자주 내려놓는 자리일수록
이 차이가 손상 모양으로 드러납니다.

코르크는 작은 걸림에도 한 조각이 뜯겨 나갑니다.
EVA는 가는 홈 하나만 남고 껍질처럼 벗겨지지 않습니다.


4. EVA 그립이
번들거리는 이유


손이 늘 닿는 쪽 절반만 반질반질하고,
나머지 절반은 처음처럼 광이 없는
EVA 그립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EVA 표면은 스펀지처럼 잔 요철이 있어서
새것일 때는 광이 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손이 계속 쓸리면 요철이 먼저 닳아 매끈해집니다.

매끈해진 자리에 손때와 피지가 스며들면
끈적하고 번들거리는 EVA 번들거림이 올라옵니다.
몇 년을 쓰면 가지 껍질처럼 보일 정도가 되고,
이 모습이 싫어서 EVA를 아예 피하는 낚시인도 있습니다.

다행히 손질은 간단합니다.
순한 세제로 가볍게 씻어도 때가 꽤 빠집니다.
표면 결을 되살리고 싶다면
사포로 겉을 고르게 갈아 낸 뒤
라이터 불로 살짝 그을려 보세요.
새것에 가까운 결로 돌아옵니다.
검은색 EVA는 거뭇한 때가 잘 안 보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5. 메워서 더하는 코르크,
깎아서 덜어 내는 EVA


두 그립은 상처가 났을 때 고치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코르크는 전용 퍼티가 따로 팔려서,
빠진 구멍을 메우고 다듬어 가며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손질을 거듭할수록 가죽 지갑처럼 멋이 붙습니다.
낚시인들이 에이징이라고 부르는 건
이렇게 오래 쓰며 색과 결이 손에 익어 가는 변화입니다.

EVA는 깎아서 모양을 바꾸기가 아주 쉽습니다.
그립을 손에 맞게 깎아 내도
깎은 자리부터 부스러지는 일이 드뭅니다.
다만 살을 덧붙이는 보수는 어렵습니다.
크게 패이거나 긁혀 나가면
주변을 깎아 고르게 맞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EVA는 고칠수록 덜어 내는 쪽으로만 갑니다.
그래서 해가 갈수록 낡은 티가 눈에 띄게 납니다.
코르크의 거뭇한 손때는 멋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
취향에 맞춰 판단해 보세요.


6. 같은 코르크라도
등급에 따라 느낌이 다릅니다


코르크는 같은 이름이라도
나쁜 것부터 좋은 것까지 등급이 촘촘하게 나뉩니다.
문제는 한눈에 보고
좋은 코르크인지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코르크니까 고급이겠지 싶어 샀다가,
막상 써 보면 생각만큼 고급스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EVA는 공장에서 찍어 내는 소재라
품질이 고르고 등급 차이도 크지 않습니다.
EVA는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으로,
화학적으로 합성한 스펀지 소재를 말합니다.
고무 느낌 소재나 카본 파이프, 나무를 그대로 쓴 그립도 있지만
루어 로드에서는 흔하지 않습니다.

가격은 코르크 그립을 단 로드가 대체로 비싸고,
EVA 쪽이 싼 편입니다.
대신 코르크는 가볍고 감도를 덜 깎아 먹어서
손에 오는 느낌이 또렷합니다.
같은 부피라면 EVA가 꽤 무겁다는 점도 함께 따져 두세요.



물 튀는 자리와 거친 자리,
그립 소재가 달라집니다

물보라가 자주 튀는 남해 갯바위나
파도가 넘치는 방파제 끝이라면
코르크 그립이 손에 덜 미끄럽습니다.
대신 구멍이 넓어진 곳은
출조 전에 퍼티로 메워 두는 게 편합니다.

발판이 거칠고 로드를 자주 내려놓는 자리라면
걸림에 덜 상하는 EVA 쪽이 마음 편합니다.
번들거림이 올라오면
사포와 라이터로 한 번씩 결을 되살려 두세요.

어느 쪽이든 그립 때문에
낚시가 안 될 만큼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자주 서는 자리의 물기와 발판 상태를 먼저 보고,
그 자리에 맞는 손질을 감당할 수 있는 쪽을 고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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