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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을 때마다 마찰음이 나면
릴 속 기어부터 망가졌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걱정에 멀쩡한 릴을 분해하거나
수리부터 보내는 경우도 생깁니다.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먼저 가려내는 기준이
있으면 이런 수고가 줄어듭니다.
특히 에깅처럼 계속 감고 던지는 낚시에서
이 소리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은 심각한 불량이 아니라
바닷물이 가장 많이 닿는 한 부품의 문제입니다.
원인을 알고 나면 마음도 한결 편해집니다.
이 글은 라인롤러 소음을 가려내는 방법과
세척·베어링 교체 판단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스피닝릴은 핸들을 돌리면 스풀이 아니라
로터가 돌고, 스풀은 위아래로 오르내립니다.
라인롤러는 쉽게 말해
이 로터 끝에서 라인을 받아
스풀에 고르게 감기도록 이끄는 작은 바퀴를 말합니다.
이 부품은 라인 꼬임을 풀어 주고,
드랙이 풀려나갈 때도 라인이 매끄럽게 나가게 돕습니다.
그런데 바다에서 끌려 올라온 물이
가이드를 지나 이 롤러로 곧장 들어옵니다.
게다가 감을 때마다 라인 장력이 롤러를 누르니,
릴에서 가장 흠뻑 젖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그래서 염분이 말라붙어 생긴 소리나
베어링이 녹슬어 나는 소리가
다른 부품보다 훨씬 잘 생깁니다.
감을 때 마찰음이 신경 쓰인다면
먼저 라인을 건 그대로 핸들을 돌려 봅니다.
라인이 롤러에 걸려 함께 돌기 때문에
롤러에 문제가 있으면 이때 소리가 납니다.
다음은 라인을 스냅째 끊고
남은 라인을 모두 스풀에 감아 넣은 상태로 돌려 봅니다.
이때 조용하다면
바디 속 구동부나 핸들, 노브 쪽 문제가 아닙니다.
이 두 번의 비교만으로도
라인롤러가 범인일 가능성이 꽤 좁혀집니다.
라인을 걸면 소리가 납니다.
라인을 빼면 조용합니다.
라인롤러 소음은 기어 소음과 달리
감는 느낌이 크게 거칠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릴을 쓰다 보면 언젠가 대부분 겪게 되는 소리라서,
심각한 고장과 무시해도 되는 소리의
딱 중간쯤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바닷물을 맞고 전혀 씻지 않은 채 두면
약하게 걸리는 느낌까지 올라옵니다.
여기서 더 심해지면 롤러가 아예 돌지 않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라인 꼬임이 심해지고
드랙이 풀려나가는 데도 영향이 생깁니다.
그 단계까지 가기 전에 손을 써 두세요.
밤에 에기를 던지고 감다 보면
어제는 조용하던 릴이 갑자기 다시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분명히 지난 출조 뒤 꼼꼼히 씻어 두었는데,
던지고 감자마자 그 소리가 되살아나는 식입니다.
라인롤러 소음이 헷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씻지 않으면 잘 생기지만, 씻어도 생깁니다.
그리고 그날 물이 스며든 정도에 따라
소리가 사라졌다 다시 나기를 반복합니다.
날마다 릴 상태가 들쭉날쭉하니
괜찮은 건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 현상은 다이와(Daiwa)든 시마노(Shimano)든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나타납니다.
특정 릴만의 불량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라인롤러 소음에 대한 대책은
결국 씻는 것 하나뿐입니다.
흐르는 물에 릴을 대고 손가락으로 롤러를 굴려 가며
틈 사이까지 물이 닿도록 씻어 주세요.
씻은 뒤에는 물기를 잘 털어 내고
충분히 말려 두는 것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이걸 출조 때마다 빠짐없이 해야
제대로 된 릴 세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리가 나기 시작한 뒤라도
이렇게 공들여 씻으면 조용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리가 들린다 싶을 때 한 번 더 씻어
되살려 놓는 식으로 써도 괜찮습니다.
씻어도 소리가 심하거나
물이 깊이 스며든 상태라면 라인롤러를 분해합니다.
롤러 안쪽에는 녹이나 염분 덩어리뿐 아니라
라인 코팅제가 들러붙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물질을 떼어 내기만 해도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끝내려면
롤러 속 베어링을 새것으로 바꾸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제조사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봐서,
상위 기종은 베어링에 구리스를 채우고
매그실드(MagSealed) 같은 방수 구조를 넣기도 합니다.
시마노는 트윈파워(TWIN POWER) XD에서
라인롤러만 최신 기준 방수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순정 베어링은 개당 값이 꽤 나가는 편입니다.
같은 규격의 범용 베어링도 시중에 있으니
치수를 맞춰 쓰는 방법도 충분히 고를 만합니다.
갯바위든 방파제든 바닷물이 라인을 타고
라인롤러로 올라오는 건 똑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자리에서 낚시했느냐보다
그날 얼마나 오래 던지고 감았느냐가 롤러 상태를 가릅니다.
자리를 옮겨 다니며 밤새 에기를 감은 날이라면
집에 오자마자 롤러부터 굴려 가며 씻으세요.
다음 출조 때 같은 소리가 되살아나는지도
첫 몇 번의 캐스팅에서 귀로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라인을 걸었을 때만 나는 소리라면
기어 걱정은 잠시 내려놓아도 됩니다.
24 루비아스(LUVIAS)처럼 회전이 좋은 릴에서도 나는 소리이니,
그 정도의 소리로 받아들이고 관리 습관으로 다스리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