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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종 › 무늬오징어

달력만 믿으면 빈 바다, 동해안 월별 어종은 물길 따라 자리를 옮긴다

달력만 믿으면 빈 바다, 동해안 월별 어종은 물길 따라 자리를 옮긴다

월별 어종표만 보고
지난달 잘 나온 자리에 그대로 서는 것이
가장 많이 틀리는 지점입니다.
그러면 어종은 맞게 골랐어도
빈 바다에 채비를 던지는 날이 늘어납니다.
특히 눈 녹은 물이나 멸치 떼처럼
바다 사정을 한 번에 바꾸는 변화가 오면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달마다 먼저 살아나는 지형과
물길이 바뀔 때 옮겨 갈 자리를 기준으로
판단 순서를 짚어 두었습니다.
남북으로 긴 해안은 같은 달이라도
남쪽 끝과 북쪽 끝이 다른 바다처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동해안 월별 낚시 어종을
지형과 자리 이동 순서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한겨울 방어·부시리는
남쪽 급심 자리에 남습니다


한겨울 동해안은 북서풍이 강하고
파도가 높은 날이 길게 이어집니다.
그래도 해안 남쪽 끝,
발 앞부터 수심이 뚝 떨어지는 자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런 급심 자리는 같은 해안 안에서도
남쪽이라 바다가 덜 차갑습니다.
1~2월에도 메탈 지그를 멀리 던지면
방어·부시리류가 나왔다는 소식이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발 앞 방파제에서는 낮은 수온에도 잘 움직이는
볼락이 겨울 대표 어종 자리를 지킵니다.

선상은 한 단계 더 확실합니다.
해안선이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만 지형이면
먼바다의 방어가 안쪽까지 밀려 들어옵니다.
항에서 포인트까지 가까워서
배가 뜨는 날 바로 닿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실제로 다녀 보면 배가 뜰 수 있는 날 자체가 적습니다.
대신 나가기만 하면 열에 여섯은 손맛을 보고,
걸리면 10kg급입니다.
좋은 날에는 한 사람이 10kg급을 열 마리 넘게 올리기도 합니다.
날씨가 풀리는 날을 기다렸다가
만 안쪽 가까운 포인트부터 노려 보세요.


2. 눈 녹은 물이 들어오는 달에
연안 조황이 끊기는 이유


늦겨울에서 초봄으로 넘어갈 때가 문제입니다.
산에 쌓인 눈이 녹으면
차가운 물이 여러 강을 타고 한꺼번에 바다로 들어옵니다.
낚시인들이 눈 녹은 물이라고 부르는 건
이렇게 강을 따라 쏟아지는 차가운 융설수를 말합니다.

이 물이 들어오면 연안 수온이 뚝 떨어집니다.
겨울 내내 나오던 급심 자리 방어류와
방파제 볼락이 함께 조용해지는 것도 이때입니다.
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흐름은 대체로 같습니다.

이럴 때는 연안에서 버티기보다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는 쪽이 낫습니다.
이 무렵부터 참돔 타이라바와 지깅 선상이 뜨고,
참돔과 방어가 같은 배에서 함께 올라옵니다.
봄 초입 참돔은 아직 기름이 올라 있어서
손맛과 먹는 맛을 같이 챙길 수 있습니다.
연안이 완전히 막힌 달이라면
유료 송어터로 눈을 돌려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3. 따뜻한 물이 나오는 방파제가
전갱이 시즌을 먼저 엽니다


전갱이 시즌 초입은 입질이 짭니다.
달 초순까지는 조용하다가
하순으로 갈수록 무리가 제대로 들어옵니다.
이때 먼저 살아나는 곳이
따뜻한 물이 흘러나오는 배수구 주변 방파제입니다.

주변 바다보다 물이 따뜻하니
전갱이가 이 자리부터 먼저 붙습니다.
시즌 초에는 낚시인도 많지 않아서
아징을 여유 있게 즐기기 좋습니다.

그 뒤 멸치 떼가 연안에 붙으면 흐름이 확 바뀝니다.
멸치를 따라 전갱이와 방어·부시리류,
농어가 거의 한꺼번에 시즌을 엽니다.
멸치 떼가 연안에 붙는 시점이
봄·초여름 루어 낚시의 개막 신호입니다.

다만 해안마다 붙는 모습이 다릅니다.
파도에 밀려 해변에 올라올 만큼 붙는 곳이 있고,
눈에 띄게 올라오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해변에 멸치가 보이는 자리부터 먼저 확인해 보세요.

가을에도 같은 일이 한 번 더 생깁니다.
9~10월 무렵 멸치가 다시 붙고
학꽁치 같은 베이트까지 들어옵니다.
그러면 방어·부시리류가 그 뒤를 따라 다시 연안에 붙습니다.
봄에 멸치가 붙던 자리를 기억해 두면
가을에도 어디부터 볼지 금방 정해집니다.


4. 모래 서프와 암초 지대,
보리멸 씨알이 갈리는 곳


보리멸과 광어를 노린다면
서프 바닥부터 보셔야 합니다.
멀리까지 얕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모래 서프는
보리멸 낚시가 가장 쉬운 곳입니다.
보리멸이 있으면 광어 같은 납작한 바닥 고기도
그걸 먹으러 따라 들어옵니다.
초여름에는 멸치에 보리멸까지 베이트로 섞여서
서프 전체가 한동안 북적입니다.

바닥에 암초가 섞인 해안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굵은 보리멸이 나온다는 말이 많지만
밑걸림 위험이 훨씬 커서 채비 손실을 각오해야 합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보리멸 씨알이 작아지는 것도 알아 두세요.
이때는 루어 로드에 10g 안팎 봉돌을 달고
얕은 곳을 가볍게 던지는 방식이 잘 먹힙니다.

모래 서프에서는 밑걸림 걱정 없이 마릿수를 챙깁니다.
암초 지대에서는 채비를 잃는 대신 씨알을 노립니다.


5. 락피쉬는 수온 따라
남쪽 암초에서 북쪽 테트라로


초여름 수온이 오르면서
쏨뱅이·붉바리 같은 락피쉬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해안 남쪽,
암초가 곳곳에 흩어진 지역에서 먼저 나옵니다.
수온이 덜 오른 북쪽은 아직 조용한 편입니다.

한여름이 가까워지면 북쪽 갯바위까지 범위가 넓어집니다.
이때 가장 노리기 편한 방법이 테트라포드 구멍치기입니다.
구멍치기는 테트라포드 틈 사이로 채비를 내려
그 안에 숨은 락피쉬를 노리는 낚시를 말합니다.

문제는 한여름 고수온입니다.
수온이 지나치게 오르면 락피쉬도 먼바다로 빠져서
조황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이 시기 농어는 차가운 강물을 따라 강 쪽으로 올라가니,
강물이 섞이는 하구 자리가 오히려 낫습니다.
잔잔한 날이 많고 서프는 피서객으로 붐비는 때라
새벽과 해질녘 피딩타임만 짧게 쳐 보시면 됩니다.


6. 가을 무늬오징어는
해안 어디서나 동시에 시작됩니다


초가을 첫 무늬오징어는
고로케만 한 크기로 올라옵니다.
봄에 산란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이
낚일 만한 크기로 자란 것입니다.
멸치처럼 연안에 붙는 흐름이 아니어서
해안 위아래 어디서나 거의 한꺼번에 시작됩니다.

예전에는 한 해 걸러 풍년과 흉년이 오갔습니다.
최근에는 해마다 마릿수와 씨알이 함께 나오는 편입니다.
9월은 크기가 작아도 가장 잘 낚이는 달입니다.
10월이 되면 슬리퍼만 한 큰 녀석이 섞이고,
마릿수는 줄어도 한 마리 씨알이 커집니다.

연안에서는 에깅, 배에서는 팁런이 두 갈래 선택지입니다.
팁런은 배를 흘리면서 에기를 바닥 가까이 내려
로드 끝 변화로 입질을 읽는 무늬오징어 낚시입니다.
10월에는 이 팁런이 전성기를 맞습니다.

이 무렵 꼬치고기가 들어오면
무늬오징어가 안 나온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돕니다.
확인된 이야기는 아니니,
아징 장비를 차에 실어 두었다가 꼬치고기로 바꿔 쳐 보세요.



어종표를 들고 나설 때
자리를 먼저 나눠 두세요

동해안은 발 앞부터 깊어지는 갯바위와 방파제가 많고
조류가 약한 편입니다.
그래서 어종표를 볼 때도
수심이 깊은 자리, 강물이 섞이는 자리,
따뜻한 물이 나오는 자리를 먼저 나눠 두면 편합니다.

늦가을 파도가 거칠어지는 날은
갯바위를 접고 서프와 하구의 농어 자리로 옮겨 보세요.
파도가 거칠수록 농어에게는 좋은 날이고,
남쪽 서프에서는 멸치를 따라 붙은 방어류가 섞이기도 합니다.

한겨울에 도루묵을 따라 농어가 들어오던 흐름은
요즘 보기 드물어졌습니다.
멸치를 따라 노리던 방식 그대로 이어 가도
루어 선택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방어와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계측자를 꼭 챙겨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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