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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박스 나사가 수지에서 알루미늄으로 옮겨간 20 스트라딕 SW

기어 박스 나사가 수지에서 알루미늄으로 옮겨간 20 스트라딕 SW

바다용 스피닝릴을 고를 때
기어비와 무게만 보고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고르면 바닷물이 어디로 스며드는지,
기어 박스가 몇 번의 분해를 버티는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릴 속 구조로 판단하는 기준을
여기서 짚어 두려고 합니다.

20 스트라딕 SW를 이전 모델과 나란히 뜯어 보면
겉모습은 비슷해도 속은 꽤 다릅니다.
나사 자리, 기어 두께, 방수 칼라가 모두 바뀌었습니다.
카탈로그 스펙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 글은 20 스트라딕 SW의
방수 구조와 기어 박스 내구성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로터 너트 밑에 들어간
새 칼라와 불소 구리스


로터 너트를 풀어 보면
이전에 없던 칼라가 하나 끼워져 있습니다.
칼라 둘레에는 방수용 구리스가 발려 있는데,
질감으로 보면 불소 구리스 계열입니다.

시마노(Shimano) 20 스트라딕 SW(Stradic SW)는
해수용 중급 스피닝릴로 분류됩니다.
처음부터 바닷물에 쓰는 것을 전제로 만든 릴입니다.
이 칼라 모양은 같은 회사 트윈파워(Twin Power) 칼라와
거의 똑같이 생겼습니다.

모양이 같다 보니
로터 너트 자리에 베어링을 더하는 튜닝도
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로터 너트 둘레에 틈이 남으면
바닷물이 로터 안쪽으로 번질 길이 생깁니다.
다시 조일 때 구리스부터 채워 두세요.


2. 롤러 클러치 칼라의 계단이
바닷물을 막는 방식


롤러 클러치는
18 스텔라(Stella) 이후 새 구조로 바뀌었고,
이번 모델에도 같은 방식이 들어갔습니다.
칼라를 빼서 뒤집어 보면
안쪽에 계단 같은 턱이 하나 있습니다.

이 턱이 부품 위를 덮개처럼 감싸면서
바닷물이 들어오는 길을 지그재그로 꺾어 놓습니다.
길이 여러 번 꺾이면
물이 안쪽까지 닿기 전에 힘을 잃습니다.
칼라는 꽤 단단하게 끼워져 있어서
처음 빼 보면 다들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같은 자리 부품을 이전 모델 것과 달아 보면
13.4g과 7.56g으로 거의 절반입니다.
이전 모델은 둥근 캡이 뚜껑처럼 덮고
가장자리만 고무로 되어 있습니다.

이전 모델은 뚜껑 하나로 막습니다.
새 모델은 꺾인 길로 막습니다.


3. 스피닝릴 기어 박스 나사가
수명을 가르는 이유


기어 박스를 자주 여는 낚시인이라면
나사가 어디에 박히는지부터 보셔야 합니다.
이전 모델은 기어 박스와 다리 달린 뚜껑을 잇는
나사 네 개가 모두 수지 쪽에 박혀 있습니다.

탭핑 나사는 쉽게 말해
수지에 직접 나사산을 파면서 박히는 나사입니다.
처음 조립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열고 닫기를 되풀이하면
수지 쪽 나사산이 조금씩 뭉개집니다.
몇 해 정비해 본 분들은
나사가 헛도는 경험을 한 번쯤 해 보셨을 겁니다.

새 모델은 수지 쪽 나사가 하나뿐이고,
나머지 세 개는 알루미늄 다리에 파인
암나사로 들어갑니다.
알루미늄은 수지보다 훨씬 단단하고
나사산 간격도 더 촘촘합니다.
나사를 알루미늄에 물리면
조이는 힘이 매번 고르게 들어가고,
여러 번 풀었다 조여도 헐거워지지 않습니다.

기어 박스를 자주 여는 낚시인에게는
나사가 알루미늄에 박히는 구조가 훨씬 오래갑니다.


4. 한 치수 커진 드라이브 기어와
굵어진 메인 샤프트


바디 두께는 두 모델이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드라이브 기어를 꺼내 나란히 놓으면
새 모델 쪽이 한 치수 크다는 게 바로 보입니다.

톱니 두께를 재 보면
이전 모델은 4.3mm쯤, 새 모델은 6.3mm쯤입니다.
손에 쥐어 보면 이전 기어가
유난히 얇게 느껴질 만큼 차이가 납니다.
메인 샤프트도 4mm쯤에서 4.6mm쯤으로 굵어졌고,
소재는 둘 다 힘을 잘 버티는 스테인리스입니다.

톱니가 두꺼우면
큰 힘을 받을 때 톱니 한 장이 떠안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기어 박스 몸통은 알루미늄이고,
일부 부품은 탄소 섬유 느낌이 없는
일반 강화 수지입니다.


5. 플라스틱 중간 기어가
감는 느낌을 부드럽게 잡습니다


마이크로 모듈 기어는
톱니를 아주 잘게 깎아
감는 느낌을 매끄럽게 만든 기어를 말합니다.
14 스텔라부터 쓰인 방식입니다.
문제는 금속 톱니가 너무 가늘다 보니
기어 울림이 잘 생긴다는 점입니다.

새 모델은 여기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만든
중간 기어를 끼워 이 버릇을 누릅니다.
중간 기어는 큰 힘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서
플라스틱이어도 충분합니다.
그러면 금속 톱니끼리 긁히는 느낌 없이
차분하게 감깁니다.
이전 모델은 중간 기어 축이 하나이고,
기어도 수지 느낌이 그대로 나는 평범한 구성입니다.

바디 맞물림 면에도 구리스가 발려 있습니다.
엑스 실드(X-Shield)는
이렇게 맞물림 면에 발수 구리스를 발라
물길을 막는 방수 방식입니다.
뒤쪽 웜 샤프트에도
특수 발수 구리스가 들어가 있습니다.


6. 웨이브 와셔가 잡아 주는
피니언 기어의 틈


피니언 기어는 앞뒤 베어링 사이에 끼워져
바디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킵니다.
문제는 오래 쓰면 베어링 쪽에
조금씩 틈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예전 뱅퀴시(Vanquish)는
고무와 조정 와셔로 이 틈을 맞췄습니다.
새 모델은 물결 모양으로 휜 웨이브 와셔를 넣어
와셔가 스스로 눌리는 힘으로 틈을 메웁니다.
틈이 저절로 메워지면
부드럽게 감기는 느낌이 오래 이어집니다.

웜 샤프트 뒤쪽에도 조정 와셔와 얇은 부싱,
웨이브 와셔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웜 샤프트 핀 안에는 고무가 끼워져 있습니다.
이 고무 덕분에 감을 때 주기적으로 걸리는 느낌이
덜 생길 것으로 보고 만든 구조입니다.



물을 자주 맞는 자리일수록
정비 순서가 달라집니다

갯바위나 서프처럼 릴이 바닷물을 자주 맞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롤러 클러치 칼라와
바디 맞물림 면이 가장 먼저 일을 합니다.
이런 곳을 다녀온 뒤에는
로터 너트 둘레와 칼라 쪽 구리스부터 살펴보세요.

반대로 물이 덜 튀는 자리에서 쓰는 릴이라면
방수보다 기어와 샤프트 쪽 상태가 먼저입니다.
오래 쓴 릴일수록
드라이브 기어와 웜 샤프트 핀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우리 바다에서 쓰는 릴은 늘 짠물을 맞기 때문에
어느 자리에서 쓰든 분해 주기를 정해 두는 게 편합니다.
나사가 알루미늄에 박히는 새 구조라면
그 주기를 조금 촘촘하게 잡아도 부담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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