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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을 직접 손볼 때 가장 많이 틀리는 곳은
기름 한 가지로 릴 전체를 끝내는 습관입니다.
빠르게 도는 스풀 베어링에 끈적한 기름이 들어가면
회전이 둔해집니다.
오일이 베어링 안까지 스며들지 않으면
조립한 뒤 감을 때 마찰음이 납니다.
오일과 구리스, 세척제와 공구를
릴 안쪽 자리별로 나눠 두면
이런 헛수고를 대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어느 부위에 무엇을 바르는지 한 번 정해 두면
다음 정비부터는 고민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 글은 릴 부위별 오일·구리스 구분과
정비 공구 준비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오일은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와코스(WAKO'S) 제품인 멘테루브와 라스페네입니다.
멘테루브는 다목적 윤활유라서
여기는 기름을 좀 쳐야겠다 싶은 자리에 두루 씁니다.
따로 정해진 곳이 없는 부위는 전부 이쪽입니다.
라스페네는 멘테루브보다 점도가 낮은 오일입니다.
점도는 쉽게 말해 기름이 얼마나 끈적한지를 말합니다.
그래서 회전수가 중요한 자리,
특히 스풀 베어링에 이 오일을 넣습니다.
클러치를 끊고 캐스팅하면 스풀이 아주 빠르게 도는데,
이때 기름이 묽을수록 마찰이 줄어듭니다.
핸들 노브를 조금 더 가볍게 돌리고 싶을 때도
라스페네를 넣어 볼 만합니다.
다만 묽은 만큼 유막이 빨리 끊깁니다.
이 오일을 쓴다면 정기적으로 다시 넣어 주세요.
구리스는 네 가지를 자리별로 나눠 씁니다.
먼저 시마노(SHIMANO) 프리미엄 구리스는
공업용 구리스처럼 노르스름한 일반 구리스입니다.
메인 샤프트, 사이드컵 안의 플라스틱 기어처럼
따로 지정이 없는 곳에는 이걸 바릅니다.
이 자리는 꼭 같은 회사 제품이 아니어도
일반 구리스면 충분합니다.
피니언 기어와 드라이브 기어에는
이보다 점도가 높은 기어용 구리스를 씁니다.
막 바른 직후에는 핸들이 조금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몇 번 쓰다 보면 구리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감는 느낌이 오히려 매끄러워집니다.
기어에 무른 구리스를 발라도 돌아가긴 합니다.
무른 구리스는 처음부터 가볍습니다.
단단한 구리스는 처음엔 무겁고, 대신 오래 갑니다.
드랙 구리스는 릴 종류에 따라 서로 다릅니다.
베이트릴의 습식 드랙 와셔에는
디스크 드랙 전용 구리스를 바릅니다.
요즘 릴은 카본 크로스 와셔를 쓰는 건식이 많아서
이 구리스를 꺼낼 일은 예전보다 줄었습니다.
그래도 습식 와셔가 들어 있는 릴이라면
빼먹지 않고 발라 두는 편이 좋습니다.
스피닝릴은 드랙 펠트에 전용 구리스를 씁니다.
스피닝릴 드랙은 구리스 하나만 바꿔도
나가는 느낌이 꽤 달라집니다.
그래서 스피닝 쪽은 드랙용 구리스를
제대로 골라 두시는 게 좋습니다.
이 펠트용 구리스는 뚜껑을 열어 보면
기름과 건더기가 분리돼 있을 때가 많습니다.
처음 쓰기 전에 한 번 잘 섞어서 바르면 됩니다.
파츠클리너는 오일과 같은 회사의
BC-9을 씁니다.
굳은 구리스와 묵은 오일을 씻어 내는 힘이 좋고,
릴 안의 플라스틱 부품을 덜 상하게 하는 편입니다.
세척제를 고를 때 망설여진다면
이 두 가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씻을 부품이 많을 때는
대용량 합사가 감겨 오던 플라스틱 케이스가 쓸 만합니다.
부품을 한꺼번에 넣고 세척할 수 있고,
정비 중에 잠깐 담아 두는 통으로도 좋습니다.
씻은 뒤 물기와 구리스를 닦을 때는
키친타월이나 종이 걸레를 곁에 두세요.
커버를 닦아 마무리할 때도
훨씬 깔끔하게 끝납니다.
베어링을 파츠클리너로 깨끗이 씻었습니다.
위에서 오일을 한 방울 떨어뜨리고
릴에 다시 끼웠습니다.
그런데 핸들을 돌려 보면 마찰음이 납니다.
셀프 정비를 해 본 분들이 가장 많이 겪는 장면입니다.
원인은 오일이 베어링 안쪽까지
들어가지 않은 데 있습니다.
겉에 한 방울 올리는 것만으로는
볼이 도는 안쪽까지 기름이 닿지 않습니다.
씻기만 하고 속이 마른 베어링이
그대로 돌아가니 소리가 나는 겁니다.
이럴 때는 베어링 세척·주유 키트를 쓰면
거의 해결됩니다.
세척부터 주유까지 한 번에 하는 도구입니다.
특히 안쪽까지 오일을 밀어 넣는 부분에서
손으로 떨어뜨리는 것과 차이가 확실합니다.
베어링을 자주 손본다면
공구보다 이 키트를 먼저 갖춰 두는 게 좋습니다.
공구는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비트를 바꿔 끼우는 드라이버 세트 하나면
십자, 일자, 육각 나사 대부분을 풀 수 있습니다.
비싼 정밀 드라이버일수록 나사 머리가 덜 뭉개지니,
남의 릴까지 손볼 생각이면 좋은 쪽이 낫습니다.
핸들 너트를 풀 때는 10mm 콤비네이션 렌치 하나를 씁니다.
핀셋만큼은 아끼지 않는 편이 맞습니다.
값싼 핀셋은 끝이 잘 맞지 않습니다.
작은 나사를 끝으로 살짝만 잡은 채 힘을 주면
부품이 튕겨 나가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써 보면 싼 핀셋으로 버티다가
결국 제대로 된 것을 다시 사게 됩니다.
작은 나사나 E링을 집을 때는
끝이 정확한 공업용 핀셋이 훨씬 편합니다.
구리스를 고르게 펴 바를 때는 작은 붓을 씁니다.
그림 그릴 때 쓰는 가는 붓을
여러 자루 묶음으로 사 두면 한동안 걱정이 없습니다.
뺀 부품은 스테인리스 트레이에 순서대로 늘어놓으세요.
생활용품점에서 싸게 파는 주방용 트레이면 됩니다.
구리스 묻은 기어를 책상에 바로 두지 않아도 되니
작업 자리가 한결 깨끗해집니다.
베이트릴을 열었다면 먼저 스풀 베어링과 드랙부터 봅니다.
캐스팅 때 가장 빨리 도는 곳이 스풀이고,
습식 와셔가 들어 있다면 드랙 구리스 자리도 따로 있습니다.
스피닝릴은 반대로 드랙 펠트가 먼저입니다.
여기에 어떤 구리스를 쓰느냐로
드랙이 나가는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어와 메인 샤프트는 두 릴 모두
같은 기준으로 발라도 됩니다.
처음 도구를 갖출 때는 돈이 꽤 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오일과 구리스는 한 번 사 두면
1~2년이 지나도 다 쓰지 못할 만큼 오래갑니다.
직접 정비하는 횟수가 쌓일수록
전체 비용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릴 종류별로 기름 자리부터 적어 두고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