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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리에서 루어만 바꿔 가며
한 시간을 버티는 것이
농어 낚시에서 가장 자주 보는 실수입니다.
농어가 없는 자리이거나 루어가 지나는 길이 어긋나 있으면
색과 크기를 아무리 바꿔도 입질은 오지 않습니다.
발 몇 걸음이면 달라졌을 입질을 루어 탓으로 돌리게 되는 것입니다.
서 있는 자리를 언제, 얼마나 바꿀지 그 기준부터 차례로 정리합니다.
이 글은 수온이 내려간 때와 활성이 좋은 때의 농어 자리,
수심이 급하게 변하는 곳에서 서는 위치 판단에 집중합니다.
가을 본시즌부터 11월 말까지는
상황이 조금 나빠도 농어 활성이 올라와 있습니다.
여러 자리에서 입질이 나오니
한 곳에 오래 서 있어도 어느 정도는 낚입니다.
그런데 수온이 크게 내려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농어는 수온이 크게 내려가면 수질과 수온이 안정된 자리에 몰립니다.
말 그대로 몸이 편한 곳에 모여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낚시도 극단으로 갈립니다.
농어가 있는 자리만 찾으면 입질이 연달아 오고,
못 찾으면 하루 종일 한 번도 없습니다.
발품을 팔아 어디에 모였는지만 알아내면
수온이 낮은 시기가 오히려 마릿수는 쉽게 쌓입니다.
수온이 내려가는 늦가을 이후에는
농어를 찾아 걷는 시간이 곧 낚시 시간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입질을 못 받는 낚시인은
발이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루어만 갈아 끼우다가
오늘은 안 되는 날이라며 접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서 있는 자리를 바꾼다는 건 쉽게 말해
루어가 지나는 길, 즉 트레이스 코스를 바꾸는 일입니다.
한 걸음만 옮겨 봐도 같은 루어가 전혀 다른 길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서 있을 곳이 좁은 포인트라도
1m씩 옮기는 습관을 붙여 두면 좋습니다.
반대로 서프처럼 걸을 폭이 넓은 곳에서는
지칠 만큼 크게 움직여야 합니다.
얼마나 버틸지는 감각의 영역이라 정해진 시간이 없습니다.
다만 서는 자리와 루어 길을 바꾸는 일이
조과와 곧바로 이어진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큰 농어는 먹이가 흘러오는 자리를 정해 두고 거기서 기다립니다.
먹이를 쫓아 헤엄쳐 다니지 않습니다.
힘은 적게 쓰고 많이 먹는 사냥을 하는 셈입니다.
이런 농어는 한 곳에서 같은 방향으로만 던지면 만나기 어렵습니다.
자리는 그대로 두고 루어 길만 조금 바꾸는 정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정도로 되겠나 싶을 만큼 길을 바꾸고,
서는 자리까지 같이 옮겨 보세요.
루어 하나로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해 보는 쪽이
큰 농어와 만날 확률을 높여 줍니다.
발 앞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수심이 올라오는 턱이 있고,
그 너머로 급하게 깊어지는 지형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정면으로 던져 감으면 루어는 이 턱을
가로질러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턱 위에 머무는 시간이 거의 없으니
농어가 따라붙을 틈도 없습니다.
브레이크라인은 수심이 급하게 변하는 경계를 말합니다.
먹이고기가 모인 곳이나 물 흐름이 갈라지는 경계도
루어를 길게 통과시킬수록 유리한 자리입니다.
이런 곳이 보이면 무심코 던지지 말고
어디서 던져야 가장 길게 훑을지부터 따져 보세요.
정면으로 던지면 턱을 한 번 건너고 끝납니다.
턱을 따라 던지면 같은 턱을 끝까지 훑습니다.
교각 쪽으로 두 낚시인이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에 같은 루어를 던집니다.
한쪽은 한 시간 사이에 열 마리 넘게 올립니다.
다른 쪽은 캐스팅이 오히려 더 정확한데도
입질 한 번 받지 못합니다.
그러다 입질이 없던 쪽이 상대가 서 있던 자리로 옮겨 던지자
첫 캐스팅에 바로 물었고 곧이어 세 마리가 연달아 나왔습니다.
연속 입질이 오래가지는 않았으니
그날 흐름 탓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같은 시간, 같은 방향에서 이만큼 갈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런 일을 한 번 겪으면 낚시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올라가는 턱이나 구조물 위치를 알고 있는 자리에서는
어디서 던질지 생각하고 캐스팅하는 사람과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사람의 조과가 따로 놉니다.
포인트를 고를 때는 그날의 환경과 시기가 가장 크게 작용합니다.
들어갈 곳을 정했다면 그다음은 그 안에서
어디에 서고 어디로 루어를 보낼지입니다.
여기에 시간이 겹칩니다.
물 흐름, 수심층, 먹이고기, 바람, 간만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바뀝니다.
서는 자리와 물때가 맞아떨어질 때 조과가 나옵니다.
흐름이 살아 있는지, 간만차가 어떤지
변화를 알아채는 눈을 같이 키워 두세요.
하루 이틀은 티가 나지 않습니다.
한 달, 반년, 1년 단위로 이 두 가지를 의식한 낚시인은
조과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서프처럼 걸을 폭이 넓은 곳에서는
지칠 만큼 걷는 쪽이 맞습니다.
방파제처럼 서 있을 곳이 정해진 자리에서는
1m씩 옮기며 루어 길만 바꿔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먹이고기가 보이거나 물 흐름이 갈라지는 경계가 있다면
캐스팅 전에 어디서 어디로 지나갈지부터 정하세요.
멀리 던지는 것보다
맛있는 자리를 길게 통과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가을 본시즌에는 마릿수를 노리며 걷고,
수온이 내려간 뒤에는 농어가 뭉친 자리를 찾는 데 시간을 쓰세요.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확인하고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