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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가 있다, 흐름이 있다 하는 조건 하나만 보고
포인트를 정하면 허탕 치는 날이 이어집니다.
농어가 낚이는 자리에는 대개
여러 조건이 한꺼번에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물때, 달, 수온, 지형과 흐름, 먹이를
따로 보지 말고 서로 곱해서 보면
어디에 서야 하는지 예상이 빨라집니다.
이 글은 농어 연안 낚시에서 포인트를 고르는 조건의 곱셈 기준에 집중합니다.
들물에는 물이 불어나고 날물에는 물이 빠집니다.
달의 인력으로 수위가 오르내리는 원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때 자체가 아니라
어느 자리가 어느 물때에 잘 낚이느냐입니다.
만조 직전에 입질이 잦은 자리가 있고
날물에 물 흐름이 적어 농어와 거리가 가까워지는 순간
폭발적으로 낚이는 자리도 있습니다.
구조물이든 오픈 수역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낚인 기록이 쌓여야 궁합이 보입니다.
한 번도 낚이지 않았다면 난감하니
일단 낚인 날의 물때와 자리를 함께 적어 두세요.
농어가 가장 잘 낚이는 때는 고기가 이동하는 시간입니다.
밤이 새고 아침이 오면 명암 경계에 붙어 있던 고기가
해가 높아지면서 자리를 옮깁니다.
이때 입질이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가 뜨면서 새로 그늘이 생기는 자리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그늘이 없던 해변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자
해가 오르는 시간에 그늘이 생겨
이 자리에서 농어가 띄엄띄엄 낚이기 시작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연히 낚이는 것보다 가설을 세우고 가면 이런 자리를 더 빨리 찾습니다.
달은 그믐 전후가 낚시하기 좋은 편입니다.
보름 전후에는 명암에 덜 의존하고 평소 자리에 고기가 덜 붙습니다.
보름 직후의 낮 낚시도 낚이기 어려운 편입니다.
수심이 5m 안팎인 얕은 연안은 수온이 빠르게 바뀝니다.
수심이 깊은 바다는 기온 영향을 천천히 받지만
얕은 곳은 해가 오르면 바로 오르고 식으면 바로 내려갑니다.
같은 만 안에서도 강 하나를 건너면
수온이 2도쯤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기온 8도 차이를 체감하는 격입니다.
그래서 도착해서 수온을 재는 것은 늦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자리를 재 두면
어디가 오르기 쉽고 어디가 식기 쉬운지 경향이 보입니다.
차가운 비가 온 뒤 맑게 갠 봄날이라면
조금이라도 오르기 쉬운 자리로 고기가 모입니다.
수온을 재 두지 않으면 따뜻해 보여서 갔는데
실제로는 낮은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수면에서 보이는 흐름의 흔적은
바닥 지형과 이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가파른 턱에 흐름이 부딪쳐 위로 솟으면
수면에 거울 같은 면이나 주름이 생깁니다.
물이 만나는 선이 늘 같은 자리에 나타난다면
아래에 지형이 있기 때문입니다.
낚시를 마친 뒤에 훅을 뺀 지그나 철판 바이브레이션을 던져
바닥에 닿을 때까지 시간을 재 보세요.
라인을 느슨하게 둔 채 가라앉는 시간을 재서
여러 방향을 쳐 보면 깊은 곳과 얕은 곳의 경계가 보입니다.
이 경계 부근에서 자주 낚인다면 지형 변화가 있다는 뜻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오픈 수역에서 버티기보다
같은 오픈 수역이라도 턱 근처를 노리는 편이 낫습니다.
고기는 지형 변화에서 한 번 멈추기 때문입니다.
먹이를 기다리다 흐름에 실려 오는 것을 덥석 무는 형태입니다.
숭어나 작은 멸치처럼 늘 그 자리에 있는 먹이가 있고
정어리처럼 한동안만 들어오는 먹이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먹이도 지형 변화에 모입니다.
턱이 꺾이는 아래쪽이나 올라서는 위쪽에
정어리 무리가 뭉쳐 있는 모습이 자주 확인됩니다.
흐름이 없으면 먹이가 흩어지고
흐름이 생기면 먹이가 압축됩니다.
이렇게 압축된 먹이가 지형 변화 근처에 있을 때
농어가 들어오는 일이 매우 잦습니다.
먹이만 쫓아다니면 낚이지 않는 일이 흔합니다.
농어가 먹는 자리는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먹이가 쌓이는 지형 변화를 곱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연안에서는 이렇게 포인트부터 정하는 일이 먼저고
루어는 그다음 판단입니다.
먼저 물때와 자리의 궁합을 보고
이어서 해 뜨는 시간과 달 밝기를 곱하세요.
그다음 같은 시간대에 잰 수온으로 오르기 쉬운 자리를 고르고
마지막으로 지형 변화와 먹이를 확인하는 순서입니다.
하구에서는 수온 차이가 크고,
방파제에서는 물때 궁합이 눈에 띄며,
오픈 수역에서는 지형 변화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루어를 고르기 전에 이 순서로 서는 자리를 정하면
낚이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농어는 30cm 이하는 놓아주셔야 하니
출조 전에 크기부터 확인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