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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런 에깅을 육지 에깅처럼
멀리 던지며 시작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이 낚시는 낚싯배 바로 밑으로
에기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라
던지는 순간 감각부터 어긋납니다.
입질은 에기가 멈추는 순간에 오는 일이 많아서
쉬지 않고 흔들기만 하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기 쉽습니다.
바닥을 찍은 뒤 어디서 멈추고
무엇을 봐야 하는지
판단 기준을 순서대로 짚어 두었습니다.
가을 선상에서 수심 20m쯤의 바닥을
노리는 경우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이 글은 바닥 공략 순서와 로드 선택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팁런은 쉽게 말해 흘러가는 낚싯배 밑으로
에기를 곧장 떨어뜨리는 낚시를 말합니다.
입질은 로드 끝의 움직임으로 읽습니다.
캐스팅은 하지 않습니다.
수심이 20m쯤이면 에기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그대로 내려 보내면 됩니다.
배는 바람과 조류에 밀려 계속 움직입니다.
낚시인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데도
에기가 내려가는 자리는 매번 달라집니다.
같은 곳을 계속 도는 것처럼 느껴져도
실제로는 매번 새 자리를 훑는 셈입니다.
그러다 활성이 좋은 무늬오징어가 모인 곳으로
배가 들어가면 그때 입질이 옵니다.
무늬오징어 중에는 먹이를 따라 돌아다니는 녀석도 있습니다.
팁런이 노리는 쪽은 한곳에 모여 있는 무리입니다.
한 마리가 걸리면 옆에 있던 녀석들도
따라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9~11월 남해나 제주권 선상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린다면
이 구조를 기본으로 보시면 됩니다.
착저는 에기가 바닥에 닿는 순간을 말합니다.
착저를 확인하면 샤크리를 5~6회 하고 멈춥니다.
멈출 때는 팁에 약한 텐션을 걸어
로드 끝이 살짝 굽은 상태를 만듭니다.
이 굽은 팁이 입질을 알려 주는 센서 역할을 합니다.
그 상태로 10초쯤 기다리고
입질이 없으면 다시 바닥까지 내립니다.
오래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멈추자마자 들어오는 입질이 많기 때문입니다.
움직이는 에기는 오징어가 쉽게 붙잡지 못하다가
멈추는 순간 달려드는 일이 많습니다.
에기 무게도 여기서 갈립니다.
30g 에기로 시작했는데 바닥이 잘 안 잡히면
40g 안팎으로 한 단계 올려 보세요.
바닥을 찍는 감각이 한결 편해집니다.
바람이 센 날 첫 입질로 올라오는 건
작은 새끼 무늬오징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런 작은 녀석도 팁이 잔잔하게 떨리면서
로드 끝이 꽤 굽는 식으로 분명하게 알려 줍니다.
팁이 보내는 신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굽어 있던 팁이 아래로 끌려 들어가거나,
반대로 튀어 올라 펴지거나,
잔잔하게 떨립니다.
어느 쪽이든 손에도 위화감이 같이 전해집니다.
눈으로 팁을 보면서 손끝 느낌까지 함께 챙겨 보세요.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챔질하세요.
더 보내 주거나 상황을 지켜보는 사이
오징어가 에기를 놓아 버립니다.
입질이 오면 즉시 합니다.
챔질이 헛돌아 바늘에 걸리지 않아도
입질이 있었다면 그 자리에 오징어가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포기하지 말고 같은 자리를 다시 노려 보세요.
팁런 로드는 육지 에깅 로드와 쓰임새가 전혀 다릅니다.
배 위 낚시라 긴 로드가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5피트(약 1.5m)대에서 7피트(약 2.1m)까지
짧은 길이를 씁니다.
릴과 라인은 육지 에깅에 쓰던 것을
그대로 가져와도 됩니다.
에기는 일반 에기에 싱커를 뒤에 달아 쓰는 방법이 있고
전용 에기를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취향껏 고르시면 됩니다.
문제는 팁입니다.
팁런은 솜씨보다 태클이 먼저 조과를 가르는 낚시입니다.
팁은 로드 맨 끝의 가는 부분을 말하는데
여기가 섬세하지 않으면 입질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특히 파도가 있는 날에는
팁이 섬세한지에 따라 조과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팁 색이 눈에 확 띄는 밝은 색이면
입질 순간을 알아보기가 한결 쉽습니다.
입질을 많이 읽고 싶다면
팁런 전용 태클부터 갖춰 보세요.
속이 꽉 찬 솔리드 팁은 자연스럽게 굽고
걸린 뒤에도 털림이 적어 안정감이 있습니다.
팁런과 이카메탈을 한 대로 겸하는 로드도 있습니다.
5.6피트(약 1.7m) 로드는 아주 가볍습니다.
대신 한 번에 움직이는 폭이 좁습니다.
샤크리도 챔질도 분명하게 해 줘야
에기까지 힘이 전해집니다.
7피트 로드는 작은 폭으로 흔들어도
에기가 제대로 움직입니다.
챔질도 가볍게 한 번이면 바늘이 걸립니다.
짧은 로드는 손맛이 직접 오는 대신
손이 많이 가는 쪽입니다.
5.6피트는 크게 움직여야 합니다.
7피트는 작게 움직여도 됩니다.
에기를 위아래로 두 개 다는 채비가 있습니다.
입질을 도와주는 보조 채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래쪽 에기에 이끌려 올라온 무늬오징어가
위쪽 에기를 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써 보면 위쪽 에기에 걸려 올라오는 일이 잦습니다.
다만 에기가 둘이면 물 저항이 커집니다.
그러면 부드러운 로드는 팁이 쉽게 눌려서
입질이 있어도 구분이 흐려집니다.
한 단계 단단한 로드를 쓰는 쪽이
입질을 읽기 편합니다.
수심이 깊거나 입질이 뜸한 날에는
이 채비로 바꿔 보세요.
한겨울에도 이 채비로 낚시를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수심이 20m쯤 되는 자리에서 얕은 곳으로 옮기면
에기를 가볍게 하고
로드도 부드러운 L급으로 내리는 쪽이 맞습니다.
반대로 깊은 곳으로 가면
에기를 무겁게 올리고 M급으로 바꿉니다.
바닥이 잘 안 잡히는 날은
에기 무게부터 올려 보세요.
바람이나 파도가 있는 날에는
로드 길이보다 팁이 섬세한지를 먼저 봅니다.
잔잔한 날에는 입질이 작아도 팁에 그대로 드러나서
자리를 바꾸는 판단이 빨라집니다.
가을은 마릿수를 노리는 시기입니다.
입질이 잦은 자리를 따라
흐름을 빠르게 이어 가면 됩니다.
한 마리가 나온 자리에서는
주변에 무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바로 다시 에기를 내려 보는 편이 좋습니다.
겨울로 갈수록 씨알이 커져서
1~2kg급도 노릴 수 있습니다.
그 시기에는 한 번의 입질을 놓치지 않는 쪽으로
동작을 바꿔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