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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지깅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건
조류가 움직이지 않는 시간에도 같은 박자로 지그를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반응 없는 시간만 길어지고
조류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을 놓치기 쉽습니다.
조류를 읽는 기준과 폴 타이밍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외해권에서는 조류가 줄에 닿는 느낌과
지그가 따라오는 고기를 얼마나 끌어당기느냐가
그날 조과를 갈랐습니다.
똑같은 지그를 올려도 조류가 움직이는 자리와
멈춘 자리에서는 고기 반응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 글은 외해권 슬로우 지깅의 조류 읽기와 폴 타이밍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아침에는 조류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상층 조류가 0.5노트쯤으로 약해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포인트를 옮겨서 조류가 줄에 부딪히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자리로 들어가자 달라졌습니다.
줄에 닿는 조류의 힘이 로드를 타고 손에 전해졌고,
이제 입질이 올 때가 됐다는 느낌이 오는 순간 실제로 물었습니다.
조류가 줄에 닿기 시작한 곳을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감도가 좋은 로드일수록 이 변화가 손에 먼저 옵니다.
줄을 타고 오는 떨림이 달라지는 순간이 있는지
손끝에 신경을 모으고 확인해 보세요.
조류가 느리게 늘어져 흐르는 시간에는
고기가 먹이를 쫓을 이유가 약합니다.
이럴 때는 큰 지그를 일부러 달아서
크고 다이내믹하게 액션을 줍니다.
조류가 만들어 주지 못하는 변화를
낚시인이 지그로 대신 만들어 주는 셈입니다.
고기가 지그를 알아차리고 스위치가 켜져야
따라와서 물기 시작합니다.
이런 때는 휨새가 단단한 고탄성 블랭크가 힘을 씁니다.
큰 동작을 주어도 지그가 또렷하게 움직여 주기 때문입니다.
조류가 죽은 아침에 같은 박자로만 올리고 있다면
지그 크기와 액션 폭부터 바꿔 보세요.
바닥을 찍고 감아 올리다가
바닥에서 10~15m쯤 올라온 자리에서
원피치 폴을 넣은 순간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슬로우 지깅의 교과서 같은 입질입니다.
폴을 조금 길게 넣었을 때 물기도 했습니다.
또 바닥에 거의 닿을 만큼 내려간 상태에서
착저 직후 지그를 올리자마자 문 적도 있습니다.
입질 위치는 고기가 정하지, 낚시인이 정하는 게 아닙니다.
어디서 물지 알 수 없는 낚시라서
고기를 얼마나 가까이 끌어올 수 있느냐가 승부가 됩니다.
지그를 20번, 30번 올려도 반응이 없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폴을 넣으니 바로 입질이 오기도 합니다.
고기의 활성이 아직 다 오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활성이 덜 오른 고기는 지그를 따라오긴 해도
올리는 동안에는 물지 않습니다.
슬랙을 넣어 줄을 풀어 주는 순간 따라붙고
폴 구간에서 바이트하는 경우가 이어졌습니다.
30m, 40m를 따라오다 폴에서 문 고기도 있었습니다.
리어 훅에 걸려 올라온 것을 보면
폴 구간에서 문 입질이었습니다.
올릴 때와 내릴 때를 번갈아 섞어 보세요.
이 낚시에서는 그 균형이 중요합니다.
지그를 선명하게 움직이려면 고탄성 로드가 유리합니다.
다만 소재만 40t 고탄성 카본으로 바꾸면
휘지 않고 뻣뻣하기만 한 로드가 됩니다.
슬로우 지깅에는 섬세함도 필요하기 때문에
블랭크 안쪽 지름의 테이퍼까지 새로 잡아
고탄성이어도 로드 전체가 부드럽게 휘어 들어가게 만듭니다.
로드가 전체로 휘면서 힘을 내야
지그를 또렷하게 움직이고 하루 종일 쓸 수 있습니다.
감도가 좋으면 어떤 고기가 어디에 걸렸는지 손에 옵니다.
그래서 드랙 7kg으로 걸어 놓고도
안심하고 파이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잿방어나 부시리, 힘 좋은 능성어처럼 유영력이 센 고기일수록
이런 휨새의 장점이 큽니다.
걸림이 좋은 고기는 목을 흔드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지그가 날뛰는 듯한 감각이 없으면 제대로 걸린 겁니다.
10kg급이 걸렸을 때는 첫 대시에서
줄이 10m 넘게, 많게는 20m쯤 나갑니다.
두 번째 런도 이어집니다.
이전에 올린 5kg, 7kg급과는 첫 대시부터 차이가 났습니다.
해 질 무렵 활성이 오른 시간대에는
13.7kg짜리가 올라왔습니다.
하루 종일 지그를 올린 끝에 얻은 한 마리였습니다.
활성이 오르는 시간에 맞춰 로드를 쥐고 있으면
이런 기회가 찾아옵니다.
자리를 옮길 때는 조류가 줄에 닿기 시작하는 곳부터 찾으세요.
변화가 없는 곳에서 오래 버티는 것보다
조류가 움직이는 곳으로 들어가 활성이 오르는 때를 노리는 편이 낫습니다.
조류가 죽은 시간대에는 큰 지그를 꺼내고,
조류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폴을 길게 섞어 보세요.
같은 방식이 제주와 남해 외해권에서
잿방어를 노릴 때도 그대로 쓰입니다.
해 질 무렵 활성이 오른 시간에
가장 큰 놈이 올라왔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