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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벵에돔은
눈에 띄게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그런 날 채비부터 던지고
입질을 기다리면 작은 복어에게 미끼만
내주기 쉽습니다.
입질이 약하니 한 번의 기회마다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이 글은 저수온으로 활성이
떨어진 갯바위에서 벵에돔 찌낚시의
기준을 먼저 제시합니다.
이 글은 밑밥으로 상황을
읽는 순서와 미끼 동조,
흘리는 타이밍, 노릴 거리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채비를 넣기 전에 밑밥을
먼저 쳐서 바다 안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이날은 조류가 한쪽으로 느리게 흘렀고
수심이 얕아 바닥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이렇게 조건을 눈으로 확인하면
첫 투를 어디에 넣을지 정하기가
쉬워집니다.
밑밥을 친 뒤 5~10분쯤 그대로
지켜봅니다.
밑밥이 잘 풀리지 않으면
미끼 도둑도 천천히 모여들기 때문에,
그 사이 물속 움직임을 관찰해 두세요.
쉽게 말해 미끼 도둑은 입질 대신
미끼만 가져가는 잡어를 말합니다.
갯바위에 오르는 사람이 적었던
자리라면 첫 투부터 입질이
오기도 합니다.
이날도 밑밥을 치고 바로
넣은 첫 투에 물었는데,
사람 손이 덜 탄 자리의 힘이라고 봅니다.
이날은 중층에 작은 복어가 많이 보였습니다.
밑밥이 풀리면 복어가 점점 늘어나
중층을 가득 메웁니다.
이 복어를 어떻게 피해서
아래에 있을 벵에돔에게 미끼를
보내느냐가 핵심입니다.
벵에돔의 활성이 오르면 복어를
밀어내고 올라오지만,
수온이 낮으면 그런 일이 없습니다.
목줄 가까운 부분이 복어에게 갉혀
너덜너덜해지는 일도 잦습니다.
미끼가 남지 않는 날이므로
복어와의 승부라고 생각하세요.
복어는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해서
미끼가 두드러지면 바로 덤빕니다.
그래서 미끼가 눈에 띄지 않도록 밑밥과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이날의 큰
줄기였습니다.
미끼는 밑밥과 같은 위치에 계속 넣습니다.
밑밥이 가라앉기 시작한 것을
확인한 뒤, 미끼와 찌가
같은 자리에 떨어지도록 던져 넣으세요.
이렇게 하면 목줄이 팽팽해지지 않아
미끼도 밑밥과 같은 궤도로
가라앉습니다.
밑밥과 떨어져 혼자 내려가는
미끼는 복어에게 금방 들킵니다.
밑밥 띠 안에 미끼를 상시 넣어 둔다고
생각하고, 같은 움직임으로
가라앉도록 맞춰 보세요.
이런 동조가 맞으면 입질 확률이
한결 올라갑니다.
현장에서는 이 동조를 목표로
잡은 날 겨우 한 마리가
올라왔습니다.
복어가 많은 날에는 이 한
마리가 어렵습니다.
이날 반응이 가장 좋았던
것은 조류가 느리게 흐르던
때였습니다.
조류가 약간 느슨해지면 활성도
같이 올라 입질이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채비를 서둘러 풀고
빨리 흘리면 반응이 멀어집니다.
미끼 도둑이 미끼를 취하는지 마는지의
경계 선에서, 미끼가 노리는
수심까지 무사히 도달해야 벵에돔의
반응이 나옵니다.
입질 수도 적고 매우 까다로운 날이므로
한 번의 흘림에 신경을 모으세요.
다만 조류가 느슨한 시간만
기다리면 입질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조류가 느릴 때는 입질 타이밍으로
보고 집중하고, 조류가 빠를
때는 밑밥 위치를 살피며
준비하는 시간으로 쓰세요.
이날 발밑 가까이에는 작은
복어와 작은 잡어가 몰려 있었습니다.
반대로 낚싯대 한 대쯤 더 멀리 던져도
벵에돔이 나가 있지 않은
듯했습니다.
극단적으로 발밑을 노리면
미끼 도둑에게 당하고,
너무 멀면 고기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발밑과 먼 곳의 중간쯤을
노렸고, 그 자리에서 입질을
받았습니다.
낚싯대 한 대 정도 앞,
즉 1m 안팎의 차이가 반응을
갈랐습니다.
이렇게 거리를 미세하게 바꿔 보면
활성이 낮은 날에도 반응하는
자리를 찾게 됩니다.
입질이 뜸하면 한 자리에서
계속 기다리지 말고,
중간 거리에서 몇 m씩 앞뒤로
옮겨 가며 확인해 보세요.
가끔 물속에 벵에돔이 푸르스름하게 비칠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내 채비가 흘러가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고 느껴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같은 상황을 바다가 매번 만들어 주면
다음에 맞추기 쉬우련만,
보이는 때와 채비가 들어가는
때가 어긋나 답답합니다.
이럴 때는 채비를 걷기 전에
밑밥을 먼저 쳐 두고,
던지기까지 시차를 만듭니다.
벵에돔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는
시간을 계산해 그 시차에
맞춰 흘리는 방법입니다.
밑밥을 먼저 쳐 두면 벵에돔이
모이는 시간에 채비가 도착해
입질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계산하고 고생해서
얻은 한 마리가 벵에돔 낚시의
재미입니다.
한 마리가 올라왔을 때의 만족은
활성이 높은 날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미끼가 복어에게 털리지 않도록 정성껏
같은 띠에 넣는 것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요령입니다.
밑밥과 같은 띠에 같은 움직임으로
넣고, 가라앉는 도중에 채비를
붙잡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잘 쓰는 방법으로 프리폴이 있습니다.
프리폴은 원줄에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채비를 내려 보내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이 복어가 많은 날에도
미끼를 밑밥과 같은 곳으로
안내해 줍니다.
찌가 입질을 보이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마세요.
입질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저수온 벵에돔 낚시에서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수온이 안정적이고 활성이
높은 날에는 밑밥을 오래 관찰하지 않고
바로 채비를 넣어도 입질이 옵니다.
복어가 많지 않다면 동조에
쓰는 신경도 줄이고 수심 탐색에
시간을 쓰세요.
반대로 저수온이면 관찰,
동조, 중간 거리라는 세 가지를
순서대로 지키는 쪽이 낫습니다.
벵에돔은 수온이 내려가는
시기에 입질이 느려지는 일이
흔해서 남해와 제주권 갯바위에서는
이런 날을 자주 만납니다.
벵에돔 찌낚시는 활성이 낮은
날일수록 한 번의 흘림을
정성스레 하는 낚시입니다.
한 자리에서 입질이 없으면
거리와 수심을 조금씩 바꿔 보세요.